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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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이로움
- 모든 걱정을 내려놓고 이 세계로 뛰어들어도 됨
- 영화가 결말을 향해 가는 게 싫을 정도로 아껴먹고 싶었음
- 일단 원작은 앤디 위어 특유의 공학적 서바이벌과 과학 퍼즐임
- 70%가 그레이스의 머릿속 계산이고 그 과학적 추론 과정을 따라가는 것이 핵심
- 가령 얘가 기억을 잃고 깨어나는 장면을 보면 주변을 탐색하고 상황을 감지한 뒤
- 영어와 과학 개념, 수학을 안다는 점을 깨닫고 기억의 종류도 구분함
- 그렇게 스스로가 과학자일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하는데
- 영화는 혼란을 느끼다가 이렇게 말함 “나 똑똑한 사람이었어?!”
- 사고와 추론을 줄이는 대신 택한 것은 주인공 그레이스와 거미형 바위 외계생물체 로키와의 버디 무비 구조임
- ㅇㅇ 필 로드와 크리스 밀러가 가장 잘 하는 거
- 그치만 어딘가 모르게 헐리웃 애니메이션 같은 리듬이기도 함
- 픽사나 드림웍스 시나리오라고 해도 납득될 정도
- 근데 이게 되려 실사니까 허구성이 낮아지고 설득력에 휘감기게 됨
- 가장 중요한 반전 몇 개를 미리 예고편에 공개해버린 것도, 외계인 로키의 모습을 미리 까버린 것도 다 전략이었음
- 그게 중요한 영화가 아님, 오죽하면 엠바고도 없을까
- 덩어리로 보면 마션과 동일함, 위기에 직면한 고지능 캐릭터가 차근차근 문제를 해결해나가는 우주 스릴러 + 드라마
- 이번엔 자신보단 지구를 구해야 한다는 악조건이 깔려있고
- 심지어 다른 세계도 구해야 함
- 이 설정 속에서 라이언 고슬링의 나른하고 심드렁한 연기톤이 상당한 힘을 발휘함
- 과잉 연기가 전혀 없고, 딱히 절제를 한 것도 아님
- 그저 극단 상황 속 생존 스트레스를 관객에게 전가하지 않고, 묵묵히 자기 할 일을 하면서 관객의 응원과 지지를 모아감
- 살짝 비틀린 유머, 자기 비하, 때론 비겁하기도 하나 섬세하게 모든 걸 포착할 줄 아는, 굉장한 통찰력을 가진 그레이스가..
- 결국은 해낼 것 같은 안도감과 약간의 불안, 전혀 어떤 일이 벌어질 지 모르는 여백의 흥분에 휩쌓인 채 로키와의 브로맨스에 몰입하게 됨
- 둘의 감정이 연결되는 모든 순간이 즐겁다고 생각된 그 때, 위기감을 끼얹어 버리는 리듬과 해결 국면, 다시 피치를 올리는 영화적 기술이..
- 매우 용기있고 과감하고 영민한 각색과 만나 최상급 SF가 탄생했음
- 원작을 너무 단순화 하지도, 전형적인 SF 액션으로 바꾸지도 않았음
- 로드와 밀러는 2014년 이후 연출을 하지 않았는데
- 이번 만큼은 긴 시간과 자유 속에서 라이언 고슬링과 앤디 위어를 제작자로 끌어들여 모두가 좋아할 입맛대로 뽑아냈음
- 인생일대의 매력적인 캐릭터를 만났는데, 그게 막상 자기가 늘 하던 연기톤이었던 라이언 고슬링
- 적절할 때 치고들어오는 플래시 백에선 에바와 티격태격하면서 왜 어떻게 여기까지 왔는지를 알 수 있는 입체성
- 시시각각 터지는 문제를 해결하는 즐거움과 몰입감
- SF 외계생물체의 역사에 남을 로키의 매력은 156분의 시간과 돈을 들일 가치가 차고도 넘침
- 로키는 정말 구현이 어려웠을 거라고 생각됨
- 얼굴도 눈도 없는데 공감이 가야하고 감정적이면서 재미있어야 함
- 신비롭고 용감하며, 자기 종족 대표자면서 귀엽고 외로움도 치유해줘야 함
- 걍 어설프게 영어로 말하는 거미모양 돌덩이인데.. (CG도 아닌 애니메트로닉스임)
- 놀랍게도 이게 아주 매우 적절히 말도 안되게 잘 작동함
- 가장 기술적으로 놀랐던 건 세트 미술과 조명 트릭임
- 빛과 색, 그림자, 세트의 섬세한 기믹과 동선, 흩날리는 물체들은
- 우리가 기억하는 SF속 차갑고 폐쇄적인 우주의 시각적 통념을 바꿔줌
- 아마 1년 뒤 트로피를 쓸어담을지도
- 추천 상영 방식은 압도적으로 아이맥스임
- 영화 75% 정도가 우주 아이맥스 장면이고, 플래시 백만 시네마 스코프 몇 개를 왔다갔다함
- 아이맥스 활용 비중이 역대급임, 놀란 영화보다도 많음
- 그닥 좋아하지 않는 호불호라는 단어를 원천적으로 배제할 수 있는 좋은 영화임
- 비프랜차이즈를 이렇게 뽑은 아마존의 이번 모험은 대성공
- 올해.. 지금까진 최고의 영화이고, 연말까지도 지위는 크게 변하지 않을지도 모름
- 무슨 영상 대본을 커뮤에 다 써버렸네
- 영상은 더 재밌게 뽑아보는 걸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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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도로 극찬한거 본적 없었던거 같은데 말이죠 ㅎㅎ
용아맥 예매 할 수 있을지 걱정이네요
다만, 보러 갈 시간을 낼 수 있을지가 관건이네요. ㅠ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