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개인적으로 검찰개혁이 어려운 이유는...
그냥 검찰이 어마어마하게 큰 거대기관이고, 대통령의 가장 강력한 무기 중 하나가 검찰이라는 부분이 크다 봅니다.
검찰이라는 기관이 말로야 법무부 소속의 하나의 외청(?)이고,
무슨 법무부장관 지시를 받네 뭐네 외청급 갈아엎는게 뭐가 어렵냐고 쉽게 이러지만,
대관업무 해 본 분이면... 이거 아무도 안 믿잖아요.
검찰 내 차관~차관보급 인사만 수십명이고,
전성기(?)에는 행정부 전체 차관급 인사의 근 절반이 검찰 소속이었죠.
대관업무에서 사정기관은 한 급수 위로 봐주는 시선을 감안하면....;;;; 행정부처 전체를 따져봐도 검찰보다 강한 단일기관은 청와대 이외에는 없었고,
(청와대에도 차관급? 열두명? 열세명.. 정도 아닌가요?)
검찰총장보다 많은 차관급 인사를 직제로 거느리고 직접 지휘할 수 있는 명시적 권리를 가진 사람은 없다시피 했죠.
이러니까 말로야 검찰총장이 장관급이고, 법무부장관 지휘를 받는다고 했지만,
누구도 그딴 말 믿지 않은거죠. (추미애 장관 시절만 봐도... 법무부장관이 검찰 통제? 이게 될리가 있나요...)
최소한으로 봐도 실세 부총리급 이상의 권한 + 대통령과 밀접한 거리를 가지고 있었으니까요.
툭 까놓고, 실권으로 보면 총리보다도 더하죠. 국무총리실, 국무조정실에 차관급 몇명이나 되나요? 직접 지휘 받는 사람은요,
검찰총장은 헌법과 검찰청법으로 보장되는 권리로 행정부 전체 차관급의 근 절반에 대한 직접지휘권한을 가지고, 자체 예산과 특활비를 운용하고, 검찰은 어느 정부부처나 당연히 매년 받던 운영감사조차 아예 안 받는 기관이었는데요. 사정은 말할것도 없죠.
거기다...
검찰 비대화가 시작된 본질적 이유 중 하나가 행정부(대통령)의 사법부 견제 방법이 검찰뿐이라는 점이 컸었으니까요.
왜 굳이 검찰이 (같은 행정부도 아닌데) 고법부장 인사 결과를 따지면서 검사장 인사를 하고,
- 고법부장 인사 학벌, 지역, 커리어까지 끼워맞추며 검사장 진급 인사에 반영했죠. -
고법부장과 검사장의 직급(차관급) 키맞추기를 하고 이랬겠어요.
현실적인 파워게임에 대통령이 검사장급과 고법부장급 양자를 경쟁시키고 견제시켰었으니까요.
(어차피 대법관이나 대법원장쯤되면 실무적 견제가 아니라 대통령이 여당과 공동전선을 펴야 하는 정치의 영역이죠.)
삼권분립 국가라고는 하지만,
우리나라가 삼권분립 역사가 긴 것도 아니고,
독재정권이 워낙 길었다보니... 제대로 된 삼권분립 자체가 이루어진 기간이 짧았고,
그렇기 때문에 명시적이고 시스템이고 입법을 통한 삼권분립 견제가 아니라,
검사 vs. 판사의 파워게임을 통한 행정부(대통령)의 사법부 견제가 이루어졌던 면이 꽤 있다 봐요. 보수정권 뿐 아니라 민주정권이라고 이 구도가 크게 다르지 않았다 보고요.
검찰 해체? 검찰 개혁?
검찰이 단순히 법무부 산하의 청이 아니라,
행정부처 전체 차관급 인사의 근 절반이 소속되어있었고, 3부 중 하나인 사법부 자체를 실무영역에서 파워게임으로 견제하던 괴물같은 거대기관을 개혁하는 과정이라고 생각하면 개혁의 난이도가 달라보이는 면도 크다 봅니다.
이런저런 이유로든 시간이 꽤 걸리는게 이유가 있는거 아닌가 싶습니다. ㅠㅜ
이번 검찰개혁이 마음에 안 드는 사람이 많을거고,
저도 마음에 안 들지만...
그게 어려운 이유도 어느정도 감안할 필요가 있지 않나 싶기도 하고... 그럼에도 빨리 하는게 맞지 않나 싶기도 하고...
이래저래 검찰개혁이 어렵기 때문에 이런 진통이 많나보다 싶네요. ㅠ
어쨌든 실무적으로도 쉬운 작업이 아닙니다. 법률 통과시키고 시행령이랑 시행규칙 만드는 것도 보통 작업이 아닐겁니다. 10월 질러 놓은게 무리수 같습니다. 작년 검찰청 폐지할 때 법에 날짜를 박았던 것인지 확인해 봐야할 사항이네요. 보통 부칙 정도로 해서 유예가 가능한 체계일텐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