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 지난 아들을 키우는 평범한 아빠입니다.
오늘만큼은 아들에게 미안한 아빠의 마음으로 무겁게 글을 올립니다.
도대체 이 나라는 왜 감시하지 않으면 제대로 돌아가지 않는 건지,
왜 공공의 자산이 누군가의 전유물이 되어버린 건지 참으로 마음이 무겁습니다.
혹시 '감만시민부두'에 대해 알고 계십니까?

부산 시민분들, 그리고 저처럼 어쩔 수 없이 타지에서 생활하고 계실 부산출신분들은 잘 아시겠지만
이곳은 관광객들은 잘 모르는, 진짜 부산 사람들만의 소중한 공간입니다.
야경이 정말 너무너무너무 예뻐서 소중한 사람들에게는 꼭 알려주던 곳이죠. 북항대교를 발치에서 올려다보는 이색적인 풍경도 좋지만, 진짜는 코앞에서 들리는 파도 소리를 따라 걷는 방파제 길입니다. 바다건너 밤하늘의 별처럼 쏟아지는 영도와 부산항의 '진짜' 모습은 광안대교가 한 트럭 와도 절대 꿀리지 않는 야경명소였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더 이상 야경을 볼 수 없습니다. 철조망에 가로막혀 있습니다.
부산항만공사는 ‘중대재해처벌법’이 무섭다는 이유로 시민의 권리를 짓밟고 있습니다.
자리에 연연하며 책임지는게 싫으면 민간이 자율 관리하도록 하던지,
예산은 받고 싶고, 내역은 공개하기 싫고, 책임은 지기는 싫고.. 어쩌란건지..
이름부터가 '시민부두'이고 '시민공원'입니다.
우리 세금으로 지어놓고 주인인 시민은 들어가지도 못하게 하는 이 상황...
시민들이 바다를 누려야 할 당연한 친수공간입니다.
이곳을 만들고 관리하는 데는 우리 부산 시민들이 꼬박꼬박 낸 소중한 세금이 들어갔습니다.
이게 지금 잼통이 치워버린 '계곡 불법점유'와 다를 게 무엇입니까?...
시민의 공공재를 자기들만의 전유물인 양 가두어 둔 행태에 가슴이 답답합니다.
정보청구를 해봅니다..

기가 막힌 건, 안전진단 근거를 정보공개 청구했더니 최근 10년내 다친 사람은 '0명'
예산 내역은 영업비밀이라 '비공개', 해당사항 없음이라는 고압적인 통보..
오죽하면 부산 시민들이 '혹시 뒤에서 유착이나 횡령이라도 있는 것 아니냐'는 의심까지 하고 있습니다.
(아 저는 절대 아닐것이라고 믿습니다.)
하지만 영업비밀이더라도 국민의 재산, 생활을 보호하거나 또는 안전과 직결된 문제는 공개하도록 되어있습니다..

(이 부분은 행정심판에서 다시 다룰 것입니다..)
누구에게나 위로받고 싶을 때 일부러 먼 길 돌아 본능적으로 찾는 장소가 있지 않나요? 제게는 이곳이 그랬습니다.
아버지와 친구들과의 추억이 깃든 장소입니다. 사춘기 시절 방황하며 갈 곳 없던 때에도,
아버지가 사주신 중고 자전거를 타고 친구들과 밤새 고민을 나누던 때에도 그곳의 야경은 늘 저에게 위로였습니다.
그리고 삶이 고단해 어깨가 축 처졌던 저희 아버님은 가끔 제 손을 잡고 감만시민부두를 자주 찾으셨습니다.
부자끼리 말없이도 서로의 사정을 잘 알기에, 낚싯대를 무심하게 던져놓고는 미끼가 다 떨어진 줄 알면서도 서로의 시간을 기다려주던 고요한 평화가 소중했을 뿐입니다. 그렇게 밤바다의 파도 소리를 들으며 제 머리를 쓰다듬어 주시던 아버지 그게 세상에서 가장 큰 위로였습니다.
저는 그냥 아들 손을 잡고, 아버지가 저를 데려가셨던 그 바닷길을 다시 걷고 싶을 뿐입니다.
할아버지와 아빠가 나누었던 그 위로의 시간을 제 아이에게도 물려주고 싶은 마음, 그 평범한 아빠의 진심이 전부입니다.
지금 침묵하면 제 아들은 집 앞 바다의 존재조차 모른 채 자랄 것 같아 너무나 안타깝습니다.
이미 이의신청을 마쳤고 행정심판을 시작했습니다.
(담당자는 제가 예산 숫자나 보려고 이러는 줄 알겠지만 착각하지 마십시오. 되든 안되든 끝은 봐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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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특정 개인을 비방할 목적이 없으며, 부산항만공사의 예산 집행 투명성과 시민 부두 개방이라는 공익적 목적을 위해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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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내용은 부산항만공사가 행정심판 위원회에 제출한 공식 답변서와 국민신문고 답변서, 남구청의 회신 자료를 바탕으로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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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시된 의견은 확보된 증거를 바탕으로 한 시민의 합리적 의심임을 밝힙니다."
부산에 년간 한두번은 찾는데 님 덕분에 찾게 되면 꼭 들러 보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