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의 일입니다.
당시 새정치민주연합의 새로운 대표로 선출된 문재인 전 대통령은 당대표로서의 첫 행보로 이승만, 박정희 묘역을 참배했습니다. 민주당 대표로서는 처음 있는 일이었죠.
“두 분 대통령에 대해 과(過)를 비판하는 국민이 많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그분들의 공(功)을 긍정적으로 보는 사람도 많다. 이런 평가의 차이는 결국 역사가 하게 될 것” , “두 분의 묘역 참배를 두고 갈등 하는 것은 국민 통합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갈등을 끝내자는 마음으로 참배하게 됐다”
이것이 당시 문재인 대표가 한 말이었습니다. 그리고 당시 새누리당은 신나서 떠들었죠. 김무성 당시 대표는 "상생 정치를 통한 생산적 국회를 기대한다" 면서 활짝 웃었습니다.
당시 수많은 사람들이 들고 일어나 비판했습니다. ... 네, 솔직히 저도 그랬습니다. 반성 없는 가해자와 가해자의 후예들이 버젓이 눈 뜨고 있는 상황에서, 저게 대체 무슨 짓이냐며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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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말입니다.
그리고 나서 문재인 대표는, 그 상생과 화합의 정치를 환영 하는 새누리당에 제안합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묘소도 참배하라고 말이죠.
자신들이 뱉은 말이 있다보니, 김무성은 당시 새누리당 중진들을 이끌고 노 전 대통령의 묘소를 참배합니다.

보다시피 뭐 씹은 표정으로 기분 나쁜 티 팍팍 내면서, 문재인 대표와 따로따로 말이죠.
환생경제니 뭐니 하며, 그리고 "나는 노무현이를 대통령으로 인정하지 않는다"는 망언까지 내뱉던 새누리당인데
최소한 그 이후로, 대놓고 노무현을 폄훼하기에는 낯뜨거운 일을 만들어 버린 겁니다.
상대를 내 의도대로 끌어들여, 상대방의 손발을 묶어둔 채로 선택을 강요하고, 결국 내 의도대로 상대방이 움직이게 만드는 것. 그리고 그 한 번의 행동으로 인해 이후로도 상대의 선택지에 제한을 걸어 버리는 것. 상대방이 다른 선택을 하면 구차해지도록 만드는 설계.
저는 그 때, '아, 저런 게 정치구나.' 하는 충격을 받았습니다. 그리고 문재인 대표가 이승만, 박정희 묘역을 참배했을 때 비판했던 것이 부끄러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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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서두는 이렇게 길었지만. 사실 제가 하고 싶은 말은 이겁니다.
이재명 정부, 이제 1년도 안 됐습니다 - 라는 거죠.
당장 공소청법, 헌법 불합치 결론도 안 났습니다. 검사 하나가 헌법소원 냈으나 각하되었죠. 요건이 안 되어 심판을 아직 안 한 겁니다. 막상 개정해놓고 헌법불합치 판결 나와서 더 아싸리판 될 가능성도 없지는 않다는 거죠. 그럼 더 꼬여버릴 수도 있는 거고요.
의회가 아니라 행정부는, 그렇기 때문에 법안 개정에 더욱 조심스럽게 접근할 수 밖에 없습니다. 그 법안에 문제가 생겼을 때 대처할 수 있는 방안들, 대체하여 움직일 조직, 개선 방안에 대한 법률적 적합성 등등. 챙겨야 할 것들이 훨씬 더 많을 겁니다.
이 얘기는 의회가 이걸 무시한다는 얘기가 아닙니다. 다만 행정부는 의회보다 더 신경써서 대처 방안들을 포함하는 시행령까지 만들어 내야 한다는 의미죠.
지금이 아니면 개혁은 불가능하다, 라고 하는 분들도 있습니다.
네, 그럴 수도 있죠.
근데 당장 국민투표법 헌법불합치 건도 개정 예정이니 이후 헌법 개정하고 거기 맞춰서 2차 사법개혁 하기에도 충분한 시간이 남아 있고, 그렇게 하면 헌법과 법률, 시행령까지 맞춤으로 깔끔하게 정리할 수도 있습니다.
행정부. 그것도 행정 경험을 장점으로 저 자리까지 올라간 대통령의 행보입니다. 당연히 행정기관의 수장으로서 그런 부분들을 고려하지 않을까요?
...
문재인 전 대통령이 이승만, 박정희 묘역을 참배했을 때
저 포함하여 많은 사람들이 비판했다는 점을 처음에 말씀드렸습니다.
하지만 그 참배를 통해, 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한
근거없고 무분별한 비난을 멈추게 한 정치력을 또한 기억합니다.
아직 검찰 개혁의 기회는 4년 넘게 남았습니다.
그러니까,
조금 더 지켜봐도 됩니다.
말씀하신대로 검찰개혁은 시간이 남았지만
공소청법 중수청법은 작년에 검찰청법 폐지하면서 출범하는 날짜를 10월 2일로 못 박아 버렸습니다.
그래서 공고청법과 중수청법 제정입법이 지금 진행중인 것이고 하위법령과 관련 법령 후속 개정을 감안하면 3월 중에 통과가 되어야 합니다. 적어도 두 법안에 있어서는 시간이 많지 않습니다.
그리고 공소청법과 중수청법은 지금까지의 검찰이 새롭게 작동하는 그릇을 규정하는 법입니다. 검찰개혁 중 실체에 해당하는 법입니다.
응? 헌법불합치 결론이 "안 났다" 고 썼는데요;;; 잘못 쓴 줄 알고 다시 봤네요.
네. 냈고요. 그래서 요건을 충족하지 못해 기각되었다고 썼는데요…. ㅡㅡ
요건이 안되어서 심판ㄹ 안한겁니다.라는 문장은 처음 읽을 땐 없었던 것 같은데 수정하신건가요?
정확히는 공소청 설치를 위한 정부조직법 개정에 대해 헌법소원을 냈고 기각됐습니다.
"요건이 안되어서 심판ㄹ 안한겁니다.라는 문장은 처음 읽을 땐 없었던 것 같은데 수정하신건가요?"
아니요.
그래서 제가 달아드렸습니다 하하
고맙습니다. 그래도 당분간 삐뚤어지려고요. 잘 삐치는 40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