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사는 원유를 사후 정산으로 사지 않습니다.
국제 시장에서 투명하게 공개된 가격으로 원유를 사 오면서, 정작 동네 주유소에 기름을 넘길 때는 '깜깜이'로 넘기는 것이죠. 그래서 **"정유사만 폭리를 취하고 마진을 통제하기 좋은 불공정한 구조"**라는 비판이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왜 이런 비판이 나오는지, 그리고 이 구조가 왜 정유사에게 절대적으로 유리한지 그 속사정을 파헤쳐 보겠습니다.
1. 정유사의 원유 도입: "우리는 철저하게 확정가로 산다"
정유사들이 중동 등에서 원유를 수입할 때는 국제 원유 시장(두바이유, 브렌트유 등)의 그날그날 시세와 환율을 바탕으로 정확한 계약 가격을 확정 짓고 사 옵니다. 배를 타고 우리나라까지 오는 데 시간(2~4주)이 걸릴 뿐, 얼마에 샀는지는 명확합니다. 즉, 정유사는 자신의 '매입 원가'를 100% 알고 있습니다.
2. 왜 정유사에게 절대적으로 유리한 폭리 구조인가?
주유소 사장님들과 시민단체들이 이 제도를 '갑질'이자 '폭리 구조'라고 부르는 이유는 명확합니다.
- 완벽한 마진 컨트롤 (리스크 떠넘기기): 정유사는 자신의 원가(원유 도입가+정제비용)를 명확히 압니다. 한 달 동안 국제 유가가 어떻게 변하든, 월말에 주유소에 통보하는 '최종 공급가'를 조절하면 자신들이 원하는 목표 마진을 가장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습니다. 유가 변동의 위험을 주유소와 소비자에게 고스란히 떠넘기는 셈입니다.
- 압도적인 정보의 비대칭성: 정유사는 원가도 알고 타사 가격 동향도 훤히 꿰뚫고 있지만, 주유소는 아무것도 모릅니다. "얼마에 줄지는 나중에 상황 보고 알려줄 테니 일단 팔아"라는 식이기 때문에, 주유소는 철저히 정유사에 끌려다닐 수밖에 없습니다.
- 과점 시장의 횡포: 우리나라 정유 시장은 SK, GS, S-OIL, HD현대오일뱅크 등 4대 정유사가 꽉 잡고 있는 과점 상태입니다. 주유소 입장에서는 억울해도 다른 대안이 없으니 정유사들이 만들어 놓은 룰을 울며 겨자 먹기로 따를 수밖에 없습니다.
3. 정유사들의 변명: "이건 사후 정산이 아니라 '사후 할인'이야!"
물론 정유사들도 항변합니다. 그들은 이 제도를 사후 정산이 아니라 **'사후 할인'**이라고 부릅니다.
- "우리가 월말에 주변 주유소들끼리 경쟁이 얼마나 치열했는지, 국제 유가가 얼마나 내렸는지 상황을 봐서 원래 기준가보다 깎아주는(할인해 주는) 상생 제도다."라고 주장합니다.
- 하지만 주유소 입장에서는 애초에 기준가 자체가 워낙 높게 책정되어 있고, 얼마나 깎아줄지 그 기준조차 정유사 며느리도 모르는 영업비밀이니 결국 정유사 마음대로 가격을 쥐락펴락하는 것이라며 반발합니다.
이건 주유소 입장이 억울하겠네요
일단 전 주유소와는 전혀 관계가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