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은 다가올 경제적 충격을 견뎌낼 수 없다
https://www.nytimes.com/2026/03/06/opinion/ai-labor-unemployment.html
지나 러몬도 (Gina Raimondo) 2026년 3월 6일
1980년대 로드아일랜드주 프로비던스에 있던 불로바(Bulova) 시계 공장이 문을 닫았을 때, 제 아버지는 30년 직장 생활을 갑작스럽게 마감해야 했습니다. 당시 많은 미국 제조업체와 마찬가지로 불로바 역시 자유무역협정이 가져다준 값싼 노동력을 찾아 생산 기지를 해외로 옮겼습니다. 당시 56세였던 아버지는 구시대적 인력 모델에 얽매인 채 새로운 경제 규칙에 희생된 분들 중 한 명이었습니다. 그나 아버지를 비롯해 수백만 명의 미국인이 새로운 경제 체제에 적응할 수 있도록 돕는 공공이나 민간의 효율적인 대책은 전무했습니다. 그 결과 미국의 많은 도시는 공동화되었고, 오늘날 우리를 괴롭히는 분열의 정치가 싹트게 되었습니다.
이 이야기는 단순히 저의 개인적인 회고록이 아닙니다. 우리가 곧 반복하게 될 역사의 예고편입니다. 현재 인공지능(AI)은 우리 인력이 적응하는 속도보다 훨씬 빠르게 노동의 형태를 바꾸고 있습니다. 화이트칼라에서 블루칼라에 이르기까지, 신입 사원에서 경영진에 이르기까지 수백만 명의 미국인이 조만간 일자리를 잃고 전망 없는 미래에 직면할지 모릅니다. 정치권과 민간 부문의 많은 지도자가 이 위기가 다가오고 있다고 말하지만, 뚜렷한 해결책은 보이지 않습니다.
저는 실업 위기가 피할 수 없는 운명이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그 답이 AI 혁신을 늦추어 스스로의 경쟁력을 깎아먹는 것이어서는 안 됩니다. 또한 사람들을 완전히 새로운 산업으로 밀어넣는 일반적인 '재교육'도 정답은 아닙니다. 대신 우리는 일자리 상실을 예측할 수 있는 더 나은 데이터와 노동자들이 직업 사이를 원활하게 이동할 수 있도록 돕는 현대적인 전환 시스템을 구축해야 합니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공공과 민간 부문 사이의 '새로운 대타협'입니다. 고용주는 AI 경제에 필수적인 기술이 무엇인지 정의하고 일자리로 가는 경로를 만드는 책임을 지며, 정부는 노동자가 신속하게 이동할 수 있도록 교육과 인센티브, 사회 안전망에 투자하는 방식입니다. 어떤 새로운 일자리가 생겨나는지, 어떤 기술이 중요한지, 수요가 얼마나 빨리 변하는지를 파악하는 데는 항상 민간 부문이 더 유리한 위치에 있습니다. 따라서 이 대타협은 기업이 주도적으로 채용 계획, 기술 도입, 필요한 기술에 대한 실시간 통찰력을 제공하는 것에서 시작해야 합니다.
이는 기업과 교육계 사이의 벽을 허무는 일부터 시작될 수 있습니다. 저는 상무장관 시절 반도체법(CHIPS Act)을 시행하며 이를 직접 목격했습니다. 대만 반도체 기업 TSMC와 긴밀히 협력하면서, 저희 팀은 새로운 반도체 공장들이 도구 유지보수, 전기 공학, 배관 분야의 인력 부족으로 난항을 겪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TSMC는 이러한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주 정부와 학교들을 설득해, 특정 기술 격차를 메울 수 있는 속성 자격증 프로그램을 만들었습니다.
미래의 고등교육은 모듈화되어야 하며, 고용주는 교육 내용을 설계하는 활발한 파트너가 되어야 합니다. 이제 우리는 수료하기도 전에 쓸모없어질 위험이 있는 길고 비싼 학위보다는, 교육과 노동 사이의 가교 역할을 할 수 있는 짧고 저렴한 '직무 연계 크레딧'에 집중해야 합니다. 사람들이 평생에 걸쳐 언제든 캠퍼스로 돌아와 쌓을 수 있는 자격증 체계가 필요합니다. AI로 인해 일자리를 잃은 경력직 회계사에게 필요한 것은 또 다른 석사 학위가 아닙니다. 그보다는 4개월짜리 전문 자격증과, 새로운 직무를 더 빨리 받아들일 수 있도록 소득 격차를 보전해 주는 임시 '임금 보험'이 훨씬 효과적일 것입니다.
고등교육의 자금 지원 모델도 바뀌어야 합니다. 공공 투자는 단순히 등록 학생 수가 아니라, 실제 노동 시장에서의 성과를 기준으로 학교를 평가해야 합니다. 텍사스주의 사례가 좋은 본보기입니다. 이곳의 커뮤니티 칼리지들은 수요가 많은 분야의 자격증을 수여할 때 더 많은 주 정부 지원금을 받습니다. 이런 방식을 도입하면 노동 시장의 요구에 부응하는 혁신적인 프로그램은 살아남고, 성과가 저조한 프로그램은 자연스럽게 도태될 것입니다.
또한, 미국은 많은 유럽 국가가 도입한 현대적인 도제 제도를 받아들여 노동자들이 배우면서 돈을 벌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춰야 합니다. 인력 부족이 지속되거나 기술 변화가 급격한 분야의 노동자들에게는 이런 기회가 절실합니다. 예를 들어 제조업 견습생은 공장에서 장비를 운용하며 급여를 받는 동시에, 숙련된 기술자로부터 도면 해석을 배우고 수업을 듣는 식입니다.
하지만 이를 대규모로 실현하려면 민간 부문에 인센티브를 주어야 합니다. 현장 교육과 연계된 고용주 세액 공제가 대안이 될 수 있습니다. 주 정부는 노동자 고용을 유지하고 신입 사원을 채용하는 기업에는 혜택을 주고, 해고에는 페널티를 주며, AI 도입으로 절감한 비용을 일자리 창출에 재투자하도록 장려하는 세제 개편을 시범적으로 운영해 볼 수 있습니다. 이것은 기업의 자선 활동이 아니라 전략적 필연성입니다.
회의론자들은 과거에도 인력 개혁을 시도했지만 실패했다고 말할 것입니다. 소규모의 저조한 교육 프로그램들이 널려 있다는 그들의 지적은 틀리지 않습니다. 하지만 역사는 위기의 순간에 진정한 변화가 온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2차 세계대전 이후 제대군인 지원법(G.I. Bill)은 수백만 명의 퇴역 군인을 학교로 보냈고, 공공 연구 자금은 제조, 항공우주, 반도체 산업의 발전을 이끌었습니다. 수십 년 후 금융 위기와 코로나 팬데믹은 청정에너지, 핀테크, 헬스케어 분야에서 수백만 개의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했습니다.
AI로 인한 대규모 실업은 우리 눈앞에 다가온 잠재적 위기입니다. 미국은 제가 예견하는 종류의 경제적 충격을 견뎌낼 재간이 없습니다. 해결책이 없다면 미국의 불안은 분노로 변할 것이며, 이는 AI를 만드는 기업과 이를 도입하는 기업, 그리고 이를 뒷받침하는 정치인들을 향한 정치적 후폭풍으로 이어질 것입니다. 공공과 민간의 새로운 대타협은 우리가 이 순간을 이겨내는 데 도움을 줄 수 있습니다. 우리에게는 이를 해낼 독창성이 충분합니다. 지금 부족한 것은 오직 공동의 의지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