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래 고위층 검사와의 대화가 예정되었는데 노회한 자들이 직접 나오지 않고 애송이 검사들을 내보냈죠. 그래서 그게 검사들의 오만한 실체를 드러내서 향후 검찰 개혁의 동력이 되었다는 평가가 주를 이루는 것 같은데, 과연 노무현이 대통령으로서 그런 자리에 응한 게 바람직한지 의문입니다.
대통령은 검찰총장도 임명할 수 있는 자리인데, 검찰에 문제가 있다면 자기가 가진 권한을 최대한 써서 검찰에 손을 대봤어야지요. 나중에 본인은 검찰 개혁을 하려면 검찰 내부의 한 세력과 손을 잡아야 하는데 그게 싫었다고 한 걸 읽은 기억이 납니다만.
그리고 검찰과 한 번 부딪힐 각오를 했다면 법무장관을 잘 임명해야 하는데 만만한 40대 여성을 임명해서 뭘 어쩌겠다는 생각이었는지? 예상대로 그 여성은 결국 검찰 개혁에 성과를 거의 못 내고 말았죠.
함돈균 평론가는 이런 노무현의 행태를 '소수파(minority) 의식'으로 설명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민주당 안에서도 비주류였으니 그런 건 이해하지만 대통령이 되고 나서도 그런 의식을 가지고 있으니 국민들에게 대해 소수파의 무기인 포퓰리즘에 호소했다고 보입니다. "검사들이 저렇게 사악해서 평검사들도 저를 무시합니다. 국민 여러분 저 좀 도와 주세요."
노무현이라는 정치인은 소수파로서의 한계가 있기도 했지만 제왕적 대통령이라는 대한민국의 대통령이기도 했습니다. 후자에 중점을 두고 좀 더 자신있게 밀어붙였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