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역사적으로 낮은 경제성장률 목표 설정하며 성장 둔화 시대 진입 신호**
https://www.wsj.com/world/china/china-signals-new-era-of-slower-economic-growth-73454b91?mod=mhp
베이징, 4.5%~5% 성장 목표치 제시—1990년대 이후 최저 수준
*Hannah Miao 기자 | 2026년 3월 4일 업데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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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이 올해 국내총생산(GDP) 성장 목표치를 4.5%~5%로 설정하며 세계 2위 경제대국이 성장 둔화 시대에 접어들고 있음을 시사했다.
이는 적어도 1990년대 이후 가장 낮은 목표치로, 3년 연속 '약 5%' 성장을 목표로 제시했던 기존 기조에서 한 발 물러선 것이다. 올해 중국 경제가 5% 미만으로 성장할 경우, 코로나19 팬데믹 기간을 제외하면 30년 이상 만에 가장 느린 성장이 된다.
중국은 지난해 GDP가 실질 기준으로 5% 성장해 공식 목표치를 달성했다고 밝혔으며, 이는 미국과의 재격화된 무역전쟁에도 불구하고 이루어낸 성과다.
낮아진 GDP 목표치는 중국 경제가 위축된 가계 소비, 침체된 투자, 부진한 부동산 시장 등의 도전 과제 속에서 성장 둔화를 어느 정도 감내할 의향이 있음을 반영한다.
또한 덜 야심찬 성장 목표는 중국 지도부에 복잡한 지정학적 지형을 헤쳐나갈 일정한 여지를 부여한다. 여기에는 중동 분쟁, 트럼프 대통령의 추가 무역 압박 위협 등이 포함되며, 동시에 기술 자립이라는 베이징의 전략적 목표 추구도 지속된다.
2인자인 리창 총리는 목요일 발표된 연례 정부업무보고에서 중국은 "외부 도전에 대응할 자체 역량을 갈고닦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수출 의존도 심화와 구조 전환 요구**
지난해 사상 최대인 1조 2천억 달러의 무역흑자를 기록하면서, 중국의 성장은 수출 의존도가 1997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에 달했다. 이는 교역 상대국들과 국제통화기금(IMF) 같은 국제기구로부터 글로벌 불균형을 야기한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국내외 경제학자들은 오래전부터 중국 경제가 막강한 제조·수출 중심에서 소비 주도형으로 전환되어야 한다고 주장해 왔다. 이러한 전환은 대외 마찰을 완화하고 국민의 구매력을 높일 수 있다.
그러나 기술·제조 분야의 주도권 확보와 기술 자립이라는 장기 목표와 병행해 성장 모델을 대폭 전환하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5개년 계획 첫 해, 첨단 제조 고도화 방향 유지**
중국은 이번에 차기 5개년 경제계획의 첫 해를 맞았다. 당국은 첨단 제조업의 우위를 공고히 하고 미국 주도의 서방으로부터 기술 자립을 달성하는 현재의 경로를 고수할 방침임을 시사했다.
지난 5년간 역대 미국 행정부는 특히 반도체 분야에서 중국의 첨단 기술 접근을 차단하려 했으며, 이는 베이징이 자국 역량 강화에 박차를 가하는 계기가 됐다. 이러한 노력은 전기차·인공지능·로봇 등 여러 첨단 기술 분야에서 중국의 부상을 뒷받침했다.
중국의 기술력은 세계의 부러움을 사고 있지만, 내수 경제의 상당 부분은 과잉 생산과 수요 부족이 맞물린 디플레이션 환경에서 기업들이 출혈 경쟁을 벌이며 수익성이 잠식되고 있다. 소비자·기업 심리는 크게 위축됐고, 임금 상승은 정체됐으며, 청년 실업률은 역대 최고치에 근접하고 있다.
"안정화가 최우선 과제"라고 콘퍼런스보드 중국센터의 수석 이코노미스트 유한 장은 말했다.
**내수 진작·재정 확대·고용 목표**
리 총리는 2년 연속으로 내수 부양을 올해 최우선 정책 목표로 지정하고, 지난해 예상치 못한 부진을 겪은 투자 확대도 촉구했다.
목표 달성을 위해 중국은 GDP 대비 약 4% 수준의 재정 적자 목표를 설정했으며, 이는 지난해 사상 최대 적자 목표와 같은 수준이다. 여기에 더해 약 8천억 위안(약 1,160억 달러) 규모의 신규 투자 금융 수단도 공개할 예정이다.
한편, 국방비 지출 목표는 7.0% 증가로 설정됐으며, 이는 지난해 7.2% 증가 목표를 소폭 하회한다. 미국·일본을 포함한 다수 국가들이 군비 확충을 계획하고 있는 것과는 대조적인 흐름이다.
소비 증대를 위한 소비재 교환 보조금 프로그램에는 2,500억 위안의 특수목적채권이 배정됐으나, 지난해 3,000억 위안보다는 감소했다. 소비자 및 기업 대출을 위한 재원으로는 1,000억 위안이 별도로 마련됐다.
ANZ 호주 은행의 이코노미스트 비키 저우는 "수출 전망에는 불확실성이 크다"며 "결국 중국은 소비 진작에 더욱 집중할 수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소비자물가 상승률 목표는 지난해와 같은 약 2%로 유지됐다. 지난해 소비자물가지수는 사실상 변동이 없었는데, 가계가 고용 전망과 주택 가격에 대한 우려로 지출을 줄이면서 수요 부진이 이어진 탓이다.
정부는 1,200만 개 이상의 도시 일자리를 창출하고 공식 실업률을 5.5% 이하로 유지한다는 목표도 제시했다. 두 지표 모두 지난해와 동일한 수준으로, 경기 둔화로 사회 불만이 고조될 위험이 높아진 상황에서도 정책 연속성을 유지하는 모습이다.
**AI 고용 충격 대비, 2035 목표 유지**
AI 발전이 세계 각국 경제를 뒤흔들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베이징은 AI가 고용에 미치는 영향을 연구·대응하고 "조기 경보 시스템"을 정비하면서 노동자들이 AI에 적응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4.5%~5% 범위의 성장 목표 설정은 중국의 주요 정치적 목표인 '2035년까지 1인당 GDP를 중진국 수준으로 끌어올린다'는 목표와도 맞닿아 있다. 지난해 발표된 중국의 공식 지침서에 따르면, 이 목표를 달성하려면 향후 10년간 평균 4.17% 이상의 성장이 필요하다.
*(Grace Zhu, Xiao Xiao 기자 추가 취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