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스트리트저널] 포화 속 친구를 돕는 데 인색한 중국: 베이징이 ‘말뿐인 지원’에 그치는 이유 2026년 3월 3일
https://www.wsj.com/world/iran-china-war-strategy-4e0132fc?mod=WSJ_home_supertopperbottom_pos_4
미국과 이스라엘이 중국의 중동 내 가장 가까운 파트너인 이란을 맹공격하고, 이란 지도부를 살해하며 정권 교체를 촉구하고 있는 상황에서 베이징은 날 선 비판을 쏟아내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 이상의 실질적인 행동은 보이지 않습니다.
이번 전쟁은 중국에 여러 위험을 안겨주고 있습니다.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상당량의 원유 수입이 차단될 수 있으며, 미국의 글로벌 패권에 도전하기 위해 공을 들여온 파트너십 국가들에 대한 중국의 지원이 얼마나 제한적인지를 여실히 보여주고 있기 때문입니다.
강력한 수사, 그러나 부재한 행동
왕이 중국 외교부장은 일요일, 미국과 이스라엘이 협상을 진행하면서 이란을 공격하는 것은 "용납할 수 없는 일"이라며, "주권 국가의 지도자를 노골적으로 암살하고 정권 교체를 선동하는 것은 더더욱 안 될 일"이라고 비판했습니다. 월요일에는 압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무장관과의 통화에서 "주권, 안보, 영토 보전 및 국가적 존엄을 수호하려는 이란 측을 지지한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중국이 이란에 제공할 수 있는 것은 ‘말’ 외에는 거의 없다고 분석합니다. 대신 베이징은 국제 질서의 수호자라는 입장을 취하며 중동의 장기적인 분쟁에 휘말리는 것을 피하고, 전쟁이 끝난 후 이란을 통치하게 될 세력이 누구든 그들과 협력할 준비를 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과거의 패턴: 이러한 행보는 지난 1월 미국이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을 생포했을 때 베네수엘라에 보여주었던 제한적인 지원과 일맥상통합니다. 또한, 미국이 중국과 '철통 같은 우정'을 맺고 있는 쿠바를 상대로 행동에 나설 경우 중국이 취할 태도를 예견케 합니다.
실효성 없는 다자간 협력
시진핑 국가주석은 '글로벌 안보 이니셔티브'와 '글로벌 발전 이니셔티브' 등을 통해 서구 주도 질서의 대안을 제시하며 우호 세력을 규합해 왔습니다. 중국은 러시아와 함께 이란의 브릭스(BRICS) 및 상하이협력기구(SCO) 가입을 도왔으나, 이러한 기구의 멤버십은 결과적으로 이란의 안보에 거의 도움이 되지 못했습니다.
나티시스(Natixis)의 아시아 태평양 수석 경제학자인 알리시아 가르시아 에레로는 "중국이 대안을 제시한다고 믿었던 이들에게는 매우 실망스러운 상황"이라며, **"도움이 절실할 때 중국은 그곳에 없을 것"**이라고 꼬집었습니다.
중국이 계산하는 ‘불행 중 다행’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전쟁은 중국 정책 입안자들에게 몇 가지 전략적 이점을 제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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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군사력 소모: 미국은 군사 역량을 소진하고 있으며, 특히 대만 분쟁 시 사용될 수 있는 탄약 비축량을 낭비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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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술 파악 및 자산 이동: 중국군은 미국의 최신 장비와 전술을 엿볼 기회를 얻었습니다. 또한 미국은 아시아의 군사 자원을 중동으로 옮겼는데, 전쟁이 길어질 경우 이 이동은 고착화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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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메이킹: 중국은 미국을 "약육강식의 정글 법칙으로 세상을 회귀시키는 불안정의 근원"으로 묘사하며 자신들을 '안정의 근원'으로 홍보하고 있습니다.
경제적 실리와 에너지 안보
중국에 상황을 더욱 복잡하게 만드는 것은 걸프 지역 국가들과의 관계입니다. 이란은 장거리 드론과 미사일로 이웃 국가들을 공격하고 있는데, 중국에 이란보다 더 많은 원유를 파는 사우디아라비아나 아랍에미리트(UAE)에 대한 중국의 투자 규모는 이란을 훨씬 상회합니다. 이란을 돕는 행동은 이들 핵심 국가와의 관계를 해칠 수 있습니다.
에너지 안보 대응 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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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은 의존도: 중국은 이란 석유 수출의 90%를 사들이지만, 이는 중국 전체 원유 수입량의 **12%**에 불과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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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제적 대비: 중국은 국가 전략 비축유를 쌓아왔으며, 전기차 보급 및 에너지 기술 촉진을 통해 내년까지 석유 소비를 정점에 이르게 하여 의존도를 낮출 계획입니다.
중국, 이란, 러시아, 북한으로 이어지는 이른바 '크링크(Crink)' 국가들 사이의 협력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전쟁 지원 등에서는 나타나고 있지만, 이란을 향한 집단적 지원은 현재 매우 제한적인 상태입니다. 베이징은 우선 전쟁이 이란과 미국, 이스라엘을 어디로 끌고 가는지 지켜보는 '관찰자'의 위치를 고수할 것으로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