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라마운트, 넷플릭스 포기 후 워너 디스커버리 인수전에서 승리
넷플릭스가 유서 깊은 엔터테인먼트 기업인 워너 브라더스 디스커버리에 대한 파라마운트의 수정 제안을 수용하지 않겠다고 밝힘에 따라, 파라마운트 스카이댄스가 이번 인수전의 최종 승자로 떠올랐습니다. 데이비드 엘리슨이 이끄는 파라마운트는 넷플릭스가 최신 입찰가를 맞추지 않기로 결정하면서 아이코닉한 할리우드 자산을 손에 넣게 되었습니다.
넷플릭스는 워너 이사회가 파라마운트의 주당 31달러 전사 인수 제안이 넷플릭스의 스튜디오 및 HBO 맥스 스트리밍 서비스 분할 인수 제안보다 우수하다고 판단한 직후 협상 중단을 선언했습니다. 이로써 파라마운트는 HBO, 슈퍼맨, 해리 포터 등의 브랜드를 보유한 워너를 통제할 수 있는 위치에 서게 되었습니다.
넷플릭스의 공동 CEO인 테드 서랜도스와 그렉 피터스는 성명을 통해 "우리는 항상 절제된 태도를 유지해 왔으며, 파라마운트 스카이댄스의 최신 제안과 맞추기 위한 가격은 더 이상 재무적으로 매력적이지 않기에 매칭을 거부한다"고 밝혔습니다. 또한 "이번 거래는 적절한 가격일 때 '가질 수 있으면 좋은(nice to have)' 것이었지, 어떤 가격을 치러서라도 '반드시 가져야 하는(must have)' 것은 아니었다"고 덧붙였습니다.
향후 규제 당국의 승인을 받게 되면 파라마운트는 워너 브라더스와 HBO뿐만 아니라 CNN, TNT, TBS, 푸드 네트워크 등 다수의 인기 케이블 네트워크를 소유하게 됩니다. 이번 거래는 변화하는 시청자 습관과 기술에 적응하려는 엔터테인먼트 업계에 중대한 지형 변화를 의미합니다. 데이비드 자슬라브 워너 디스커버리 최고경영자는 "이사회에서 파라마운트 합병 계약을 채택하기로 의결하면 주주들에게 엄청난 가치를 창출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번 결과는 그동안 워너 측으로부터 번번이 거절당했던 파라마운트에게 놀라운 역전승입니다. 지난해 파라마운트의 여러 차례 미요청 입찰 이후 워너는 매각 절차를 시작했고, 초기에는 넷플릭스가 승자로 낙점되는 듯했습니다. 넷플릭스는 지난 12월 워너의 스튜디오와 HBO 맥스를 주당 27.75달러, 총 720억 달러에 인수하기로 계약한 바 있습니다. 그러나 직후 파라마운트는 넷플릭스가 원치 않았던 케이블 네트워크까지 포함해 주당 30달러를 제시하며 적대적 인수합병을 시도하며 주주들을 직접 공략했습니다.
지난 8월 엘리슨의 스카이댄스 미디어가 파라마운트 경영권을 확보했을 때부터 워너 인수는 최우선 과제였습니다. 파라마운트는 디즈니, 넷플릭스, 아마존 같은 거대 기업과 경쟁하기에는 규모가 너무 작다는 평가를 받아왔기 때문입니다. 넷플릭스가 이번 거래에서 손을 떼기로 발표하자, 목요일 시간 외 거래에서 넷플릭스 주가는 10% 급등했습니다. 작년 9월 인수 후보로 거론된 이후 넷플릭스는 시장 가치에서 1,700억 달러 이상이 증발하는 등 월가의 압박을 받아왔습니다.
이번 주 초 파라마운트는 주당 31달러, 총액 약 810억 달러의 수정 입찰서를 제출했습니다. 여기에는 규제 문제로 거래가 무산될 경우 지불할 70억 달러의 위약금이 포함되었으며, 워너가 넷플릭스에 지불해야 할 28억 달러의 해지 수수료도 파라마운트가 부담하기로 했습니다. 또한 거래 종결이 지연될 경우 주주들에게 지급하는 '티킹 피(ticking fee)'의 지급 시점도 앞당기는 등 파격적인 조건을 제시했습니다.
파라마운트의 거래 역시 연방 규제 당국의 면밀한 조사를 받게 될 전망입니다. 스트리밍 사업 규모는 넷플릭스보다 작지만, 두 개의 전통적인 영화 및 TV 스튜디오와 다수의 케이블 네트워크가 하나로 합쳐지기 때문입니다. 파라마운트는 이번 합병을 통해 60억 달러 규모의 시너지 효과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거래가 최종 성사되면 파라마운트는 기존 CBS 뉴스에 이어 CNN까지 보유하게 되어 언론 감시 단체들의 우려를 낳을 수 있습니다. 엘리슨은 파라마운트 인수 후 CBS 뉴스의 편집장으로 바리 와이스를 임명하며 중도 좌파에서 중도 우파 사이의 70% 시청자에게 다가가겠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이에 대해 미디어 옹호 단체 '프리 프레스'는 파라마운트가 CBS와 CNN을 모두 장악하는 것은 생각할 수 없는 일이라며 강력히 반발하고 있습니다.
이번 입찰가는 지난 4년간의 경영으로 비판받아온 자슬라브 CEO에게는 승리로 평가됩니다. 워너 브라더스 스튜디오는 최근 '시너스(Sinners)' 등 히트작을 내놓으며 상승세를 타고 있으며, HBO 맥스 역시 성장을 거듭하고 있습니다. 양사 간의 그간 앙금에도 불구하고 워너는 파라마운트로부터 더 나은 조건과 양보를 이끌어내는 데 성공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