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디 법무장관, 엡스타인 파일 처리 두고 의원들의 거센 비판 직면
팸 본디 미국 법무장관은 수요일 하원 사법위원회 청문회장에 참석한 성범죄자 제프리 엡스타인의 피해 생존자들에게 사과하기를 거부했습니다. 그녀는 사과 대신 오히려 민주당 의원들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사과해야 한다고 맞불을 놓았습니다. 본디 장관은 까다로운 질문을 받을 때마다 역공을 펼치는 트럼프 대통령의 전술을 그대로 모방하며, 구체적인 답변이나 잘못에 대한 인정 대신 법무부를 직접 통제해 온 대통령에 대한 충성심과 찬사를 보내는 데 집중했습니다.
4시간 동안 이어진 이번 청문회에서의 격렬한 공방은 한때 미국 정치권의 음모론 정도로 치부되었던 엡스타인 파일 문제가 이제 본디 장관의 행보를 규정하는 핵심 쟁점이 되었음을 보여주었습니다. 이 사안은 때로 법무부를 트럼프 대통령의 의중과 보복 정치를 수행하는 기관으로 전락시켰다는 비판보다 더 큰 주목을 받았습니다. 본디 장관은 트럼프 대통령을 분노게 한 영상을 게시한 민주당 의원 6명을 기소하려다 실패한 사건 등 여러 논란에 대한 질문을 받았으나, 논의의 초점은 번번이 엡스타인 스캔들로 돌아갔습니다.
민주당 간사인 제이미 래스킨 의원은 모두 발언에서 본디 장관이 가해자 편에 서서 피해자를 무시하고 있으며, 법무부에서 대대적인 엡스타인 은폐 작전을 벌이고 있다고 맹비난했습니다. 본디 장관은 이러한 공격에도 흔들리지 않는 듯 보였으나, 방청석에 앉아 있는 생존자들의 시선만은 피하기 급급했습니다. 특히 프라밀라 자야팔 의원이 피해자의 이름이 제대로 가려지지 않은 채 문서가 공개된 점에 대해 사과를 요구하자, 본디 장관은 이를 "저질스러운 연극"이라 부르며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본디 장관은 자신의 경력을 강조하며 피해자를 위해 싸워왔다고 주장하는 한편, 수사 과정에서의 실책을 바이든 행정부 시절의 전임자들 탓으로 돌렸습니다. 또한 래스킨 의원과 제럴드 내들러 의원 등 트럼프 대통령의 탄핵을 주도했던 의원들을 향해 역으로 대통령에게 사과했느냐고 따져 묻기도 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하버드 출신 법학자인 래스킨 의원에게 "낙오자 변호사"라고 독설을 내뱉거나 주식 시장 상황을 언급해 민주당 측의 비웃음을 사기도 했습니다.
공화당 내부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나왔습니다. 토마스 매시 의원은 엡스타인 파일 공개를 지연시키고 피해자 명단을 노출한 법무부의 실책을 강하게 질타했습니다. 이에 본디 장관은 매시 의원을 향해 "트럼프 혐오 증후군"에 빠진 "실패한 정치인"이라며 공격했습니다. 이번 청문회는 과거와 달리 불편한 질문을 회피하고 준비된 비난으로 답변을 대신하는 본디 장관과 카시 파텔 FBI 국장 특유의 전술이 두드러졌으나, 민주당 역시 철저한 준비로 이에 맞서며 팽팽한 긴장감이 감돌았습니다.
청문회 말미에는 이례적으로 당파를 초월한 협력의 순간도 있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을 강력히 비판해 온 에릭 스월웰 의원이 자신과 가족에 대한 위협을 조사해달라고 요청하자, 본디 장관은 어떤 의원이나 가족도 위협받아서는 안 된다며 조사가 진행 중이며 협력하겠다고 답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