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새벽에 이렇게 글을 쓰게 될 줄은 저도 몰랐습니다. 어딘가 대나무숲에서라도 소리치고 싶은 마음이라 한 글자씩 적어봅니다.
저는 아이 둘 키우는 40대 중반 아빠입니다.
제작년에 광고주 담당 팀장과 성향이 너무 맞지 않았고, 일 자체도 제 성향과 점점 어긋나는 느낌이 들어 첫 번째 육아휴직을 했습니다. 제가 없는 동안에는 제가 믿고 의지하던 동료가 팀장을 대행해줬고, 저는 5개월 정도 육아휴직을 마치고 다행히 무난하게 복귀했습니다. 복귀 이후 1년 정도는 어떻게든 맞춰가며 버텼습니다.
문제는 작년 초 회사 대표가 바뀌고, 새 법인장이 오면서부터 시작됐습니다. 새 법인장은 처음부터 저에게 묘하게 부정적인 기류를 주는 느낌이 있었고, 시간이 지나면서 그게 더 분명해졌습니다. 제가 광고주 커뮤니케이션을 할 때 직설적이고 원칙 중심으로 말하는 편인데, 아마 그걸 좋게 보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실제로 어느 순간부터 제 주변에서 “광고주들에게 일부러 제 불만을 들어보려 한다”는 식의 이야기들이 들려왔고, 제가 관계가 좋았던 사람들이 이상한 기류에 대해서 이야기도 해주었습니다.
그리고 회사 내에서 매출도 이익도 가장 잘 나오던 저희 팀을 다른 팀장과 나눠 운영할 수 있다는 소문이 돌기 시작했습니다. 그 와중에 법인장은 팀원들이 저에 대한 불만이 많다며, 광고주에게 매주 억지로라도 찾아가 미팅을 하라고 강하게 밀어붙였습니다. 저는 일을 하기 위해서 움직이는 게 아니라, 업무 외적인 긴장관계를 관리하는 느낌이 계속 쌓였고… 결국 두 번째 육아휴직을 마지막 카드처럼 꺼내게 됐습니다.
제가 두번째 육아휴직을 전달한 사람은 그룹장이었습니다. 그룹장은 한국 법인 초기부터 회사를 키워온 핵심 인물이기도 하고, 저와 함께 많은 걸 셋팅했던 사람이라 제 입장을 어느 정도 이해해주던 분입니다. 그룹장이 법인장에게 이야기를 전달했고, 그 직후 분위기는 급격히 바뀌었습니다. 법인장은 “핵폭탄급”이라고 하더니, 기존에 다른 팀을 맡고 있던 팀장을 불러 저희 팀 인원을 포함해 조직을 크게 묶고 그 팀장이 팀을 맡는 방향으로 간다고 했습니다.
저는 “어차피 육아휴직 갈 거니 알겠다” 했습니다. 그런데 인사발령이 났을 때, 저는 휴직 예정자로 따로 빠진 게 아니라 그 팀장의 팀 ‘팀원’으로 편제되어 있었습니다. 뭔가 이상해서 법인장을 직접 찾아가 확인했습니다. 당시에는 육아휴직 들어가기 전 인수인계를 하던 시점이었고요.
제가 “이건 팀장 직위에서 강등된 건가요?”라고 묻자, 법인장은 그렇다고 했습니다. 이유는 “평판, 직원들과의 관계” 같은 말이었습니다. 저는 몇 년간 평가도 좋았고 우수 성과를 받았고, 무엇보다 팀 성과가 회사에서 가장 좋은 수준인데 납득이 되지 않았습니다. 그러자 법인장은 “육아휴직 가는 사람을 어떻게 팀장으로 두냐”는 식으로 이야기하더군요. 그 대화는 녹음해 두었습니다.
또 하나. 인수인계를 한 달 정도 해달라고 했지만, 팀원으로 편제되면 팀장수당이 안 나오는 구조라 “그건 최소한 챙겨주셨으면 좋겠다”고 했더니, “팀장이 아닌데 팀장수당을 어떻게 주냐”는 답이 돌아왔습니다. 그래서 저는 인수인계를 길게 끌 의미가 없다고 판단했고, 결국 2주만 인수인계를 하고 육아휴직에 들어갔습니다.
그렇게 휴직을 시작하고 한 달쯤 지났을 때, 그룹장이 “내년에 큰 프로젝트가 있다, 복귀하면 같이 해보자”는 식으로 희망적인 이야기를 해줬습니다. 저랑 일할 때 만족도가 높았던 분이라 어떻게든 저를 다시 복귀시키고 싶어하는 게 느껴졌고, 저 역시 작년 말쯤 “올해 2~3월 정도에는 조기복귀하고 싶다”는 의사를 전달했습니다.
마침 광고주 조직이 두개로 바뀌면서 저희 회사 내부도 팀을 두 개로 나눌 수 있는 상황이 생겼고, 대표 쪽에서도 저를 긍정적으로 봐서 “팀을 나눠서 운영하고 복귀시키자”는 신호가 있었다고 들었습니다. 저는 이게 정말 좋은 기회라고 생각했고, 그룹장에게 잘 이야기해달라고 부탁했습니다.
그런데 그 뒤가 문제였습니다.
12월부터 지금 2월까지… 그룹장은 계속 “기다려보자, 설득해보겠다”는 말만 반복되고 결정이 나지 않았습니다. 연락이 뜸해지고, 약속했던 답변 날짜가 지나도 아무 말이 없고, 제가 먼저 물어봐야 겨우 한마디가 오는 흐름이 이어지더군요.
지난주에는 직접 그룹장을 만나서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그룹장은 현재 팀장이 제가 하던 방식 그대로 유지하고 있어서 아쉬운 부분이 있고, 지금 프로젝트가 중요한 기로에 있으니 초기 셋팅을 했던 저와 그룹장이 다시 하는 게 맞는 것 같다고 했습니다. 저는 긍정적으로 받아들였고, 대신 “팀을 다시 나눠서 제가 한 팀을 셋팅할 수 있다면 조기복귀 의미가 있다. 그런데 팀원으로 들어가는 거라면 조기복귀할 이유가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 전달했습니다.
그리고 이번 주 초, 연락이 와서 법인장이 “복귀는 오케이인데 팀을 가져가는 게 맞는지는 현 팀장과 이야기해보고 수요일까지 답을 주겠다”는 말을 들었습니다. 그런데… 수요일이 지나도 역시 아무 연락이 없었습니다. 이게 계속 반복되다 보니, 마음이 정말 피폐해지더군요.
게다가 지금 팀을 맡고 있는 팀장은, 제가 첫 육아휴직 때 팀을 대행했던 친구이기도 합니다. 처음엔 좋게 지냈지만, 그 친구가 팀장으로 올라간 뒤부터는 제가 챙기려고 하면 “선을 넘는다”는 식으로 반응이 바뀌었습니다. 그래서 제가 팀원으로 복귀했을 때, 관계적으로도 업무적으로도 편할 거라는 확신이 전혀 없습니다. 오히려 괴로울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결국 내일쯤 그룹장과 통화할 생각입니다.
새벽에 든 생각은, 법인장이 저를 이렇게까지 배제하는 이유가 결국 “업무 스타일이 직설적이고 원칙 중심적인 광고주 커뮤니케이션 방식” 때문이 아닐까 하는 점입니다.
가장 좋은 방법은 이직이거나 사업이겠지만, 요즘 상황이 쉽지도 않네요.
마흔 중반이면 좀 더 안정적일 줄 알았는데, 여전히 불안하고… 앞일은 아무도 모르는 거구나를 다시 깨닫는 새벽입니다.
제가 두 번이나 육아휴직을 했다고 해서 제가 과한 욕심을 부리는 걸까요.
아니면 팀원으로라도 복귀하면서 감사해야 하는 걸까요.
아니면 지금 상황을 냉정하게 보고 방향을 바꾸는 게 맞을까요.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다른 댓글에도 있지만, 법에서 육아휴직으로 고용조건에 불이익을 주면 안된다고 하나 보통 직무나 근무지, 근무형태의 변경이 가해지는 걸 의미하고 직책은 사용자의 재량으로 인정되는 편입니다.
행동으로 옮기기 전에 노무사 상담을 받아보세요.
팀장이신데 일/사람과의 관계가 힘들어 육아휴직을 두번 쓰셨다는 내용 아닌가요??
저라면 이런 사람을 팀장으로 복귀시키기는 어려울 것 같습니다....
게다가 크지 않은 회사의 팀장자리가 둘인데 그 중 하나를 휴직 사유로 인해 부재로 또는 대리로 운영하는 건 휴직자가 사장이 아닌 이상 기업체 사정상 불가하지않나요?
제법 중요한 관리직 자리를 어떻게 비워둘까 싶습니다. 저희 회사는 팀장이 분대장급이고 그위에가 부장인데, 부장은 보통 애가 다 커서 육휴가 없고 팀장급은 종종 육휴 들어가는데, 육휴 들어가는 관리자는 평직원으로 내리고 휴직 들어갑니다. 그리고 복직하고 몇 달 업무 쳐내는 거 봐서 퍼포먼스 살아있다 싶으면 다시 그때 직책 얹어주고있고요. 성과 인정 안해주는 고까운 놈한테 찍힌 건 제법 불편하게 느껴지고 참으로 안타깝지만, 복직하면서 직책 다시 당연히 안 달아준다고 바라고 불평하는 것도 다소 과해보입니다.
아무쪼록 힘내시고 잘 풀리시길 바랍니다.
당연히 사람이니 힘든일도 있고 현실에서 탈출하고 싶기도 하겠지만 그런 사람을 보직 유지해주기는 어렵다고 봅니다.
세상 자기 뜻대로 되는 일이 얼마되질 않죠.
좋은 하루되시라 위로만 전합니다
오래가시려면 굽히는것도 방법이라 생각합니다
관리자 레벨이시니 정치질도 필요하다봅니다
힘내시고 좋은 결과있길 바랍니다
어? 갈등 생기면 육아휴직으로 도망가네? 라고 생각할 수 있지요.
이직하실게 아니면 받아드려야할듯 합니다 ㅠ
부장이고 팀장이고 인사권자 앞에서는 장기말 밖에 안됩니다
그나마 해고는 어렵다는게 다행이죠
부당하다고 해도 법적으로 따지기 힘들죠
나이들어서 이직하기 어렵습니다
적당히 맞춰주시고 버티세요
그게 어렵다면 그야말로 전면전쟁을 하거나 이직해야하는데
어떤방법이 좋을지는 판단하셔야합니다
저는 왜 상급(인사권)자와 갈등을 만드시는지 잘 모르겠네요.
더불어 그룹장분은 글쓴님 듣기 좋게만 이야기 하는것일 수도 있습니다.
문제로 보입니다. 저도 50넘어 이제 꼰대가 되었는지 모르겠습니다만 팀장급이 되면 그때부터 성과와 함께 주변 인간관계, 특히 원만한 인간관계를 형성하고 유지하는 것도 중요 임무 중 하나인 것 같습니다. 소수라도 데리고 있는 팀원을 아울러야 하고 팀의 장으로서 우리팀을 대표해 주변 다른 팀과의 관계, 고객, 윗사람과의 관계에서도 원할하게 팀이 돌아갈 수 있게 만들어야 하는데 그 부분이 좀 부족하지 않나 싶습니다.
저도 나름 성과를 내면서 일하다가 몇년 전 부터 팀원 몇명 데리고 일하는 자리에 서게 됐는데 확실히 일개 팀원으로 움직일 때보다는 다른 관점에서 일을 해야 되더군요.
내 잘못도 아닌데 싫든좋든 미운 상관에게 굽신거려야 할 때도 있고 타팀의 꼴도 보기 싫은 팀장한테 업무 부탁때문에 제가 가서 사정을 해야 할 때도 있고요.
거기다 요샌 또 상향평가도 있어서 팀원들 눈치도 봐야하고요.
저도 진짜 팀원때는 내가 내다, 독고다이 스타일이었는데 팀장되니 …. ㅎㅎㅎㅎ
여기서 인간관계 관리 못하면 저희 팀이 저도 박살나지만 저희 팀도 박살나는거죠. 성과는 당연히 내야하고 주변과의 관계정립이 제대로 안 되면 성과와 무관하게 욕은 또 욕대로 먹습니다. ㅎ
그리고 팀장급이 되면 회사에서는 이제 이제 고용인이라기보다는 사측 사용인의 관점에서 일하기를 바랄 건데 육아휴직을 두번이나 사용하시면 고용인 입장에서는 좋은 시선으로 바라봐주진 않을 듯 합니다.
여러 생각이 있겠지만 좀 생각을 가다듬어 보시기 바랍니다. 보통 팀장급되면 비노조원이 되서 회사에서 맘에 안 들면 내보내기도 하는데 그런 부분은 아니라 다행이라는 생각도 드네요.
그리고 잘 아시겠지만 그룹장같은 윗사람 약속은 믿지 마세요. 진짜 친한 형동생 사이라도 다른 사람 하나 끌어주기는 어렵습니다. 그룹장 본인도 살아남으려고 머리 싸매면서 오만 정치를 다 하고 있을건데 그 와중에 내 친형제도 아닌 다른 사람까지 신경써 준다? 그냥 인사치레일 경우가 대부분이고요, 실제 해준다 해도 어쩌다 한번 생각날때 언급 한 번 하는 정도에 그칠겁니다. 물론 진짜 끌어준다면 감사할 일이지만 너무 기대하시면 실망만 커지니 믿지마세요.
제가 님을 만나본 것도 아니고 그냥 쓰신 글을 읽고 난 후의 제생각만 적은 거니 참고만 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