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설명 : 2024년 9월 25일 파리에서 열린 발망 2025 봄/여름 컬렉션에 참석한 카디 비 / 사진촬영: 비아니 르 케르/인비전 via AP) LINK
14:00 KST - AP통신 - 미국 유명 흑인 래퍼 카디 비(Cardi B)의 슈퍼볼 해프타임쇼 출연을 놓고 논란이 일고 있다고 AP통신이 전하고 있습니다. 이 논란은 과장 좀 보태 지구상의 모든 이벤트에 돈을 걸어 결과를 베팅할 수 있다는 예측 베팅 플랫폼에서 시작되었습니다.

카디 비는 분명 배드 버니의 슈퍼볼 해프타임쇼의 일부분이었다. 두 눈이 있는 미국인이면 누구나가 다 봤다. 논란의 여지는 없다. 그런데 그녀는 해프타임쇼에서 뭘 했나? 공연? 출연? 대답은 "글쎄요"이다. 그리고 이 문제는 이제 베팅 사이트의 당사자가 아닌 정부 규제 기관, 그리고 법정으로도 갈 수 있는 사안이 되었다.
시장 예측 플랫폼 칼시(Kalshi)와 폴리마켓(Polymarket)에서 나온 베팅에서 모든 사단이 시작되었다.
"슈퍼볼 해프타임쇼에 누가 공연할 것인가"

폴리마켓, 칼시 같은 시장 예측 플랫폼은 스스로도 시장 원리에 철저하게 기반해 정확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고 자부해 왔다. 일론 머스크의 "실제 돈이 걸려있는 베팅임으로 여론조사보다 더 정확하다" 라는 발언이 대표적이다. 그러나 이 경우는 정반대로 작용했다. 심지어 슈퍼볼 해프타임쇼가 끝난후 30분이 넘도록 칼시에서는 베팅결과가 나오지 못해 거래가 계속 이루어졌다. A,B,C,D,E..... 수많은 예측베팅이 이루어졌고 A라는 이벤트가 발생(물론 논란의 여지는 있고 거래자들이 승복할 수 없겠지만)했지만 여전히 B,C,D,E... 다른 이벤트에 베팅이 걸렸다.
결국 칼시는 내부 규정에 따라 베팅 거래를 강제 중단하고 중단 시점 마지막 거래 가격으로 해당 딜을 정산했다. 해당 가격은 카디 비의 슈퍼볼 공연 여부에 대해 Yes 배팅배당을 0.26달러, No 에 0.74달러 배당으로 카디 비는 슈퍼볼 해프타임쇼에 공연하지 않았다로 결론냈다. 이유는 칼시 내부 규정 - 공연내에서 큰 부분을 차지하지 못한 유명인의 공연(라이브 노래, 악기연주)은 계약 목적상 <공연>을 한 것으로 간주될 수 없다 - 를 내세웠다.

폴리마켓은 정반대의 결론으로 났다. 카디 비가 출연 및 공연한 것으로 보는 거래자들이 우세하다. 배당도 그쪽으로 흘렀다. 그러나 이 배당에 승복하지 못한 거래자들은 폴리마켓에 이의신청을 제기했고 현재 패널리뷰가 진행중이다. 최종 결과는 수요일에 발표될 예정이다.
칼시의 결정에 승복못한 거래참여자들이 미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Commodity Futures Trading Commission)에 칼시를 상품거래법 위반으로 고발장을 제출함으로서 상황은 더 크게 번지고 있다. 폴리마켓의 최종결정이 뭐가 되었던 간에 폴리마켓 거래자들도 CFTC에게 고발장을 접수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일단 분명 카디 비는 슈퍼볼 해프타임쇼에 출연은 했다. TV생중계에도 나왔고 공연 스트리밍 판권을 산 애플TV에도 고스란이 나왔다.
공연을 했을까? TV화면에서 카디 비는 춤을 추고 노래를 불렀다. 누구도 의심하지 못한다. 카디 비가 목석처럼 서있으면서 공연을 즐기지 않았다고 주장하는 이는 지구인이 아니라 화성인일 가능성이 높다. 다만 카디 비에게는 마이크가 없었을 뿐이다. 따라서 공연이라는 행위를 했는가 안했는가는 매우 큰 논란의 주제임이 분명하다. 또한 공연 레파토리의 부분을 차지한 리키 마틴과 레이디 가가의 공연에 참여했는가 아닌가가 또 다른 변수가 될 수 있지만 화면에 나오지 않았기 때문에 확인은 불가능하다.
슈퍼볼 해프타임쇼는 엄밀하게 가수의 공연이라고 하는 이벤트로는 이제 더이상 규정할 수 없는 행사가 되었다. 행사라고 규정하는 것이 가능할 지도 의문이다. 비주얼 공연이라는 엄밀한 장르도 있는 마당에 아티스트가 자신의 공연을 어느 특정한 라이브 무대로 한정짓고 그 틀안에 갖혀서 평가받는 것을 즐길리도 만무하다.
폴리마켓, 칼시는 여론조사보다도 더 정확하게 시장을 읽어낸다는 기능을 강조했지만 정작 카디 비가 공연을 했냐 안했냐는 단순한 베팅에는 명확한 판정은 커녕 시장참여자들에게 혼란만을 유도하는 판을 깔아 준 셈이다.
더 큰 문제는 시장을 조정하는 기관임에도 결제하나 제대로 처리하지 못했다. 이번 슈퍼볼에서 칼시는 경기 당일 총 거래량이 10억 달러를 초과하는 일일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지난해 슈퍼볼 대비 2700% 가 증가한 거래금액을 달성했다. 이 엄청난 거래량에 칼시는 배당금액 입금이 늦어졌고 초단위 베팅 거래에도 영향을 미쳤다. 칼시는 입금처리 수수료를 환불하고 지연에 대해 사용자에게 크레딧을 추가했다고 AP통신에게 밝혔다.
시장 예측 플랫폼의 규모가 수조 달러어치로 증가할 것이라는 장미빛 전망에도 시장의 공정이 제대로 담보될 것인가는 물음표가 붙는다. 당장 올림픽이 치뤄지고 있으며 월드컵이 여름으로 다가오고 있다.
더 큰 문제는 스스로를 시장의 진실만을 말하는 메커니즘이라고 자부하는 시장 예측 플랫폼들을 통해 정작 진실이 무엇인지를 알려주는 데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점이다. 시장 예측 플랫폼들이 말하는 시장의 "적정 가격", "경제적 결과"의 가치는 여기서는 거히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시장 예측 플랫폼들을 통해 우리가 시장 원리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얻을 수 없다면, 우리가 할 수있는 게 도박과 뭐가 다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