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대도시에 가보신 분이라면 많이들 놀라시지요. 규모와 시설이 대단하고, 쭉쭉 솟은 빌딩이 서울과 필적하거나 그 이상이거든요. 해외 유명 건축가들이 지은 건물들도 상당하고요. 그런데 그 도시가 서울보다 매력적이냐? 다시 말해 사람들이 업무 외에도 그 도시에 가고 싶어하냐? 상해 정도를 제외하고는 그렇지 않습니다.
도시의 매력은 하드웨어만이 아니라 복합적인것이니까요. 서울은 세계에서 손꼽히는 대도시이고, 이제 우리나라만에 한정된 도시가 아닌 글로벌 도시입니다. 서울의 소프트웨어는 타국가에 절대 뒤쳐지지 않으나 문제는 하드웨어이지요. 많이 나아지긴 했으나 효율성만을 외치다보니 우리 하드웨어는 부끄러운 수준인게 사실입니다.
디자인을 내세운 오세훈 정책이 방향성에서는 틀린게 아니었고, 우리가 경쟁 도시를 제끼려면 그와 같은 정책이 필요했습니다. 하지만 아시다시피 오세훈의 문제는 겉멋만 들어 허공에 돈을 펑펑 뿌렸다는 것이고 그 대표적 사례가 허황된 계획인 사진의 노들섬 오페라하우스지요.
그 후임인 박원순 시장은 행정에 능해 서울의 내실을 다졌으나, 문제는 박시장은 내실이상의 매력을 만들기에는 미감이 많이 부족했고, 그 대표적인 사례가 마찬가지로 옆 사진의 노들섬입니다. 솔직히 경악스러웠거든요.
서울에는 오세훈과 박원순 사이의 인물이 필요합니다. 도시의 매력을 늘릴 줄 아는 사람이자 거대 도시를 운영할 행정적 능력이 있는 사람이지요. 이게 바로 정원오가 서울에 필요한 까닭입니다. 성수동에 가보면 그게 자생적인 흐름만이 아닌 붉은 벽돌로 유명한 행정적인 계획이 어우러져있어서 완성된 것임을 알 수 있습니다. 자본의 투입과 창의성을 제한하지 않는 수준의 적절한 가이드라인이 합쳐져 만들어진거지요.
냉정하게 경쟁자들은 당적에 무관하게 미감이 너무 떨어집니다. ddp를 때려부수고, 용산에 임대주택 1만호를 넘어서 2만호를 박고(그 부지에 2만호 넣으려면 건물이 어떤 생김새일지 고려 안해본겁니다.) 처참하지요. 물론 수조원짜리 관람차를 만든다는 것보다는 낫지만요..
고령화 시대 제조업이 쇠퇴하고 있는 지금 도시의 매력을 키우는 것은 우리의 생존에도 반드시 도움이 될겁니다. 구청장에서 바로 시장으로 넘어갈 때 잘해낼 수 있을까 의문이 있긴하지만 기대가 큽니다. 만일 다른 후보가 된다면 도시 계획쪽은 꼭 유능한 전문가에게 전권을 주고 위임했으면 하고요.
사업성이 있다면 민자유치가 답일듯 합니다.
필요한 사람만 탈 테니까요.
시 재정으로 이런걸 하는건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더 좋은데 사용할수 있는 기회비용을 빼앗기는 것이거든요.
그런면에서 수상택시 같은건 안했으면 합니다..
세빛섬이나 DDP가 오세훈 1기 시정엔 세금만 잡아먹고 사용 목적이 사실상 "오브제"인 이쁜 쓰레기 수준의 평가를 받았으나 지금 재평가를 받게하는데에는 돌아가신 박원순 시장님이 가치재창출이 있었죠. 그거도 없었으면 세금 먹는 하마 논란 속에 진작 철거되고 오세훈의 개발사업의 발목을 계속 잡았을겁니다. 다만 지금와서 오세훈이 "거봐 내가 만든거 다들 좋아하잖아" 해버리는게 웃긴 포인트죠.
잠수교 공원화, 노들섬 소리풍경이나 하늘공원 서울링도 오세훈 건축사업의 특징을 답습하고 있습니다. 잠수교 공원화는 한강 침수 고려없이 미관 중심이라 좌초되었죠. 노들섬 소리풍경이야 여의도-국제업무지구-서울역복합개발사업의 디자인 프로젝트라고 생각하면 어느정도 납득은 갑니다만 현실빔을 맞아 최초 조감도랑 지금의 조감도가 달라졌죠. 서울링은 런던아이에서 영감을 받았나 싶긴 한데 그렇다면 왜 그 위치인가 싶죠. 차라리 국제업무지구의 강변북로 덮개공원에 설치하면 몰라도요..
다만 오세훈의 미감 자체는 인정합니다. 서울같은 대도시엔 고층 건물이 어느정도 필요하다고 봐요. 특히 아파트 같은 집합건물도 법적 용적률 이내에서 높이 쌓도록 해서 건폐율을 낮추고 그 부분을 통경축, 공원화하는 부분은 긍정적으로 보고 있습니다. 발코니 삭제, 확장 인센티브 항목을 만들어서 외관 특화하도록 유도 한 부분도 뭐 결과론적으론 그냥저냥이지만 그 이전에 지어진 아파트들 대비 특색이 생기기도 했죠.
박시장님은 확실히 행정가에 가까우셔서 그런지 미감은 안 좋은 대신 기능적으로 뛰어났죠. 건축물들이 목적을 충실히 이행하기 위해 최소한의 외형적 형태를 가지고 있는 편이었습니다. 다만 아쉬웠던 부분이 '서울을 찾는 모두가 남산과 한강과 하늘을 누려야한다'는 목적에서 출발한 35층 규제(아파트 120m 제한) 였지만 결국은 중저층의 노후 콘크리트 장벽이 재건축 후 299% 법적 상한 용적률은 다 채우고 120m 제한에 걸려 높은 건폐율의 콘크리트 장벽으로 탈바꿈해버린 부분이었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