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엄 당일 용산과 통화, 뭘 들었느냐'는 질문이 두려운 박장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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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박장범 사장은 지난 2일 KBS 사내망에 올린 글에서 "2024년 12월 3일 밤 퇴근해서 집에 있었는데 8시30분쯤 최재혁 비서관에게 전화가 왔다. '대통령이 뭘 발표한다'고 해서 '저는 아직 취임 전'이라고 밝혔더니 약간 멈칫하는 듯한 느낌을 받았고, '발표가 무슨 내용인지, 발표 시간은 언제인지' 물었는데 최 비서관도 내용도, 시간도 모른다고 대답했다. 짧은 통화였다. 이것이 전부"라고 해명했다. 말을 안 해줘 불법 계엄 담화를 전혀 몰랐다는 것.
하지만 이 같은 해명을 받아들일 경우 최 비서관이 전화한 목적을 이해할 수 없다. 박 사장이 당시 취임을 일주일 가량 앞둔 사장 내정자였다는 걸 최 비서관이 몰랐을 리 없다. 당일 밤 대통령 담화에 차질 없는 방송 준비를 당부하는 게 목적이었다면 박민 사장 또는 최재현 보도국장과 통화하는 게 상식적이다. 때문에 전화의 목적을 두고 '차기 권력'이었던 박 사장에게 향후 벌어질 일에 대한 당부가 필요했던 것 아니었겠느냐는 추측이 나온다.
박 사장은 또 "전화를 끊고 최재현 당시 보도국장에게 '최 선배, 지금 용산에 무슨 일이 있습니까? 대통령이 뭘 발표한다는데...' 했더니 최 국장은 '처음 듣는데?'라며 통화를 끊고 대통령실 출입 기자 등에게 상황을 알아봤고, 본인 생각에 이 시간에 대통령이 직접 발표하는 거면 북한이나 김정은 관련 외교, 안보 쪽이 아닌가 생각했다고 나중에 들었다"고 주장했다. 최 국장과 통화도 방송 관련 지시가 아닌 질문이 주목적이었다는 뜻이다. 이 경우 사장 내정자의 질문만으로, 당일 퇴근 이후 회사로 돌아와 이례적으로 뉴스 부조정실에 들어가 중계 신호 수신을 확인하며 특보 전환을 준비한 최 국장의 행적을 이해하긴 어렵다.
이번 논란의 핵심은 윤석열 대통령이 계엄 당일 '22시 생방송 편성'을 KBS에 지시했는지, KBS가 편성 확정을 용산에 보고했는지, 이 과정에 최재혁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박장범 당시 KBS사장 내정자-최재현 KBS보도국장이 어떤 연결고리로 움직였는지다. 박 사장 내정자의 전화 통화 사실이 드러나며 방송법 위반 지적과 함께 당시 경영진이 내란 선전 선동에 적극 가담한 것 아니냐는 의혹까지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