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전 일찍 친구에게 전화가 왔습니다..
도와 달라고 하더군요..
정말 도와주고 싶었습니다.
그런데 그 친구보다 제가 더 어려운 상황일 것 같은데 차마 그런 이야기는 못하겠어서 결국 제대로 도와주지 못했습니다.
전 주변에 개인사에 대해서 거의 이야기를 잘 하지 않습니다..
한번 이야기를 시작하게 되면 결국 아쉬운 소리로 이어질 것 같아서 오히려 거의 이야기를 하지 않게 되더군요.
인터넷에 가끔 모르는 사람들을 상대로 하소연 할 때는 있어도 가족이나 친구들에게는 잘 이야기를 안합니다.
가족에게는 이야기해도 연세드신 부모님이 절 도와주실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친구들은 이제 거의 없네요..
병치레가 길어지고 나이를 먹어가면서 친했던 친구들과의 연락 마저도 점점 줄어들게 됩니다.
괜히 아쉬운 소리나 할 것 같아서 제가 먼저 연락하는 일은 거의 없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인지 가끔 친구들이 살아는 있냐고 농담 삼아 인사를 건네곤 합니다..
이렇듯 제 상황을 친한 친구들에게도 잘 말을 안하다보니, 연락온 친구 역시 제 형편이 어려울 것이라는 생각은 못했나 봅니다.
오죽 힘들면 한동안 연락 안한 제게 도움을 청할까라는 생각에 정말 도와주고 싶었습니다..
그런데 제 상황이 너무 좋지 않아서, 도움을 주기가 어렵더군요.
어렸을 때는 빚을 내서라도 남을 도와주고 그랬었는데, 그 때는 제가 지금과 같은 상황은 아니었던지라 가능했던 것 같습니다.
지금은 빚을 내서 도와줄 수도 없는 상황이라서..
부탁을 거절하면서 정말 자괴감이 많이 들기는 했네요..
친구의 서운해하는 마음이 느껴지니 더 그랬던 것 같습니다.
그동안 힘들어도 이런 일은 없었던지라 하루하루 감정 조절 잘 해가면서 지냈는데 오늘은 정말 쉽지 않은 하루였습니다.
그동안 모른 척 했었던 현실의 어려움과 자괴감이 몰려왔는지 하루 종일 그냥 멍한 상태로 착잡했던 것 같습니다.
그동안 힘들어도 나름 용기내서 살아본다고 버텨왔는데 저도 모르게 마음이 많이 다치고 약해져 있었나 봅니다.
한번에 감정이 몰려와서 쉽지 않은 하루였네요.
아무 생각도 하기 싫은 날이었는데 하소연 할 곳이 없어서 그냥 긁적여 봤습니다..
잠이 올지 모르겠지만, 오늘은 약먹고 오늘은 일찍 잠들어야겠습니다..
동지섣달 긴긴 밤이 점점 더 깊어 가고 있습니다. 노화에 순응이라 여기면서 친구의 불행을 슬퍼합니다.
도움을 청하는 건 미안해 할 일이지
서운해 할 일은 아닙니다.
특히 병치레하고 있는 친구에게는요.
너무 괴로워마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