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보낸 사람: 케빈 스콧
보낸 날짜: 2023년 11월 19일 일요일 오전 7시 31분
받는 사람: 프랭크 X. 쇼, 사티아 나델라, 브래드 스미스, 에이미 후드, 케이틀린 맥케이브
프랭크 님,
현재 우리가 파악하고 있는 상황의 전말과 시간 순서를 정리해 드리고자 합니다. 실상을 들여다보면, 이사회 멤버인 일리야 수츠케버가 자신의 상사인 샘 알트먼과 여러 문제로 갈등의 골이 깊어지고 있었던 것 같습니다.
그 갈등의 첫 번째 원인은, 회사 내부라면 어디서나 볼 수 있는 '연구(Research)' 부서와 '응용(Applied)' 부서 간의 자원 배분을 둘러싼 지극히 자연스러운 긴장 관계입니다. 응용 부서의 성공으로 인력과 GPU(그래픽 처리 장치)가 API나 챗GPT 같은 상용화 서비스로 쏠리게 되었지요. 반면 새로운 모델 훈련을 책임지는 연구 부서는 문자 그대로 '만족을 모르는' 작업을 수행하기에 늘 GPU가 부족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들 눈에는 응용 부서의 성공이 달갑지 않고, 한정된 자원을 두고 다투는 '제로섬 게임(zero sum game)'의 논리 안에서 자신들이 GPU를 기다려야 하는 원흉으로 보이기 쉽습니다.
제가 거쳐 온 모든 직장에서 이런 이야기는 흔했습니다. 결국 요점은, 두 가지 중요하고 성공적인 일을 동시에 진행하려 할 때, 사람들이 '전체적인 최적화(global optima)'를 생각하는 경우는 드물다는 것입니다. 다들 자기 일이 더 중요하다고 믿고, 자원이 한정된 상황에서는 상대방이 내 고통의 원인이라 여기게 마련이지요. 바로 그래서 샘이 그토록 용량 확장에 매달렸던 것입니다. 그는 전체적인 최적화를 고민하며 이 상황을 누군가 잃어야만 하는 게임이 아닌, '비(非) 제로섬 게임'으로 만들려 했던 유일한 사람이니까요. 오픈AI의 연구원들은 응용 부서가 없었다면 지금처럼 막대한 GPU를 확보할 수 없었을 것이라는 사실, 그리고 응용 부서 역시 계속해서 자원을 공급받아야만 굴러가는 독자적인 추진력이 있다는 사실을 간과하고 있습니다. 그러니 유일하게 합리적인 해결책은 샘이 해왔던 대로, 어떻게든 더 많은 컴퓨팅 자원을 확보하는 것뿐입니다.
두 번째 문제는 일리야에게 지극히 개인적인 사안입니다. 일리야보다 야쿱 파초키가 연구의 돌파구를 더 많이 열어젖히며 회사를 이끌게 되었고, 급기야 샘은 야쿱을 승진시켜 주요 모델 연구의 지휘봉을 맡겼습니다. 그 후 야쿱의 성과는 가속도가 붙었고, 지난 몇 주간은 정말 놀라울 정도의 진전을 이루어냈지요. 일리야로서는 받아들이기 매우 힘들었을 겁니다. 한때 자신의 부하 직원이었던 사람이 갑자기 리더가 되고, 무엇보다 자신이 지난 몇 년간 별다른 성과 없이 매달려온 난제를 해결해 버렸으니까요. CEO로서 샘은 야쿱을 승진시키는 올바른 선택을 했습니다.
보통의 회사라면 이런 불만이 있을 때 상사에게 호소하고, 만약 상사가 결정을 내렸다면 그것을 따르거나 회사를 그만두는 게 순리입니다. 하지만 이곳은 달랐습니다. 그 불만을 품은 직원이 창업자이자 이사회 멤버였으니까요. 게다가 이사회의 구성 자체가, 샘의 결정이 잘못되었다는 일리야의 주장에 쉽게 휘둘릴 수밖에 없는 구조였습니다.
이사 중 두 명은 '효율적 이타주의(effective altruism)'를 따르는 이들이었는데, 그들은 AGI(인공일반지능) 같은 것을 만들기 위해 무한한 자금을 원하면서도, 정작 그것을 상용화하기보다는 그저 연구하고 사색하기를 바랐습니다. 그들 중 누구도 조직 운영에 능숙하지 않았고, 샘을 해고하는 것이 문제를 해결하기는커녕 악화시킬 뿐이라는 오픈AI의 역학 관계조차 이해하지 못했습니다. 또한 세계에서 가장 뜨거운 주목을 받는 회사의 CEO 교체 같은 중대사를 다룰 경험도 없었고, 조언을 구할 생각조차 하지 않았습니다.
금요일 오후까지 제가 파악한 실제 사건의 흐름은 다음과 같습니다.
-목요일 심야, 이사회는 미라 무라티에게 그들의 계획을 통보했습니다. 여기서 이사회란 일리야, 타샤, 헬렌, 아담을 말합니다.
-미라는 이사회가 샘과 대화하기 약 10~15분 전에 저와 사티아에게 전화를 걸어왔습니다. 우리 둘 다 금시초문인 이야기였지요. 당시 미라의 목소리는 마치 트럭에 치인 사람처럼 큰 충격에 빠져 있었습니다.
-오픈AI 이사회는 금요일 정오에 샘에게 해고를 통보하고, 그렉 브록먼이 이사회에서 제외되었음을 알린 뒤 즉시 블로그에 글을 올렸습니다.
-오후 2시, 동요하는 직원들을 대상으로 전사 회의가 열렸습니다.
-그렉은 사임했습니다. 그는 기습을 당했고, 이사회 논의에 참여하지도 않았으며, 회사에 남기로 동의한 적도 없었으니까요.
-야쿱과 수많은 연구원들이 샘과 그렉에게 연락해 무슨 일이 일어난 건지 물으며 충성심을 표했고, 사임하겠다는 의사를 밝혔습니다.
-그리고 금요일 밤, 야쿱과 몇몇 핵심 인물들이 사직서를 제출했습니다.
야쿱이 정말 대단한 사람이었군요
일리야는 참
할말이 없습니다
이거 하나만 보고 판단하는 사람은 없을 거 같습니다
아 본문의 저 한 줄로 인해
제가 판단한 사람이 됐나 보군요
알겠습니다
제가 실수했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