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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통령이 던진 '창업'이라는 화두, 그 이면의 거대한 공백에 대하여 1

2026-01-31 07:12:59 수정일 : 2026-01-31 07:15:31 71.♡.158.201
rexmarina

이재명 대통령이 던진 '창업'이라는 화두, 그 이면의 거대한 공백에 대하여

AI의 대표 주자인 챗GPT가 2022년 말 등장하며 세상을 뒤흔들었지만, 사실 AI는 훨씬 이전부터 우리 삶에 조용히 침투해 왔습니다. 우리는 이미 AI의 추천으로 뉴스를 읽고, 알고리즘이 짠 경로로 이동하며, 자동화된 판단에 따라 대출 여부를 결정받습니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우리는 단 한 번도 AI에게 “너는 어디까지 개입해도 돼?”라고 물은 적이 없습니다. 이는 AI 발전이 너무 빨라서가 아니라, 우리 사회가 AI의 역할에 대해 결정하기를 거부하며 침묵해 왔기 때문입니다.

최근 현대차 노조의 AI 로봇 투입 반대 목소리에 대해 이재명 대통령이 언급한 ‘창업’이라는 화두를 접하며, 저는 우리 사회가 오랫동안 답하기를 꺼려왔던 그 질문을 다시 떠올렸습니다. 많은 이는 이 발언을 개인과 노조에 위험을 떠넘기는 무책임한 해법이라 비판하지만, 제가 읽어낸 핵심은 조금 다릅니다. 이는 구체적인 정책 처방이라기보다, 기존의 고용 질서가 더 이상 공동체 구성원 모두를 온전히 흡수할 수 없다는 불편한 진실을 상기시키고, 이제는 우리가 그 이후의 대안을 본격적으로 논의해야 할 때가 되었음을 알리는 신호에 가깝습니다.

우리는 흔히 AI 문제를 기술의 영역으로 치부합니다. 더 안전한 알고리즘과 윤리적 설계가 답이라고 믿습니다. 하지만 본질은 기술이 아닙니다. 문제는 ‘사회가 AI에게 무엇을 허용하고 무엇을 금지할 것인가’를 아직도 결정하지 않았다는 점입니다. 그리고 그 결정의 공백은 고스란히 남아 있습니다.

권력은 그 특성상 공백을 싫어합니다. 방향이 정해지지 않으면 방향은 ‘자동으로’ 정해집니다. 자본을 가진 쪽 (버니 샌더스가 자주 언급하는 oligarchs), 기술을 배포하는 집단 (technocrats), 데이터를 소유한 쪽이 그 공백을 채웁니다. 이것은 음모가 아니라 방치의 결과입니다. 우리가 침묵하는 동안, 결정은 이미 그들의 손에서 끝나버립니다.

이 대목에서 일론 머스크나 샘 알트먼 같은 테크노크랫(Technocrat)들의 목소리가 등장합니다. 그들은 AI로 인한 대규모 실업을 예견하며 ‘보편적 기본소득’이나 ‘부의 재분배’를 해법으로 제시합니다. 이 진단 자체는 틀리지 않았지만 진짜 문제는 그 다음입니다. 그들이 말하는 해법은 늘 ‘미래형 전망’에 머뭅니다. 누가, 언제, 어떤 정치적 합의를 통해 이를 실행할지, 그 과도기의 고통을 누가 책임질지에 대해서는 입을 닫습니다. 기술이 만든 문제를 사회가 나중에 해결해 줄 것이라는 막연한 낙관만 반복될 뿐입니다. 결정은 지금 내려지는데, 책임은 늘 미래로 유예됩니다.

저는 일론 머스크와 같은 이들의 말을 신뢰하지 않습니다. 그가 AI의 위험성을 경고하고 직업 상실의 가능성을 언급해 온 점은 인정하지만, 문제를 진단하는 능력과 그가 제시하는 해법의 신뢰도는 전혀 별개의 문제입니다. 그는 자동화와 비용 절감을 가장 공격적으로 추진하며 그 변화의 파도 위에서 최대 수혜를 누리는 ‘장사꾼’이자, 기술 권력을 이용해 여론을 흔드는 ‘정치모리배’에 가깝습니다. (물론 한국에도 그의 말이라면 무비판적으로 추종하는 이들이 적지 않다는 점을 잘 알고 있습니다.) 그는 사회적 충격에 대해 “언젠가 분배가 필요해질 것”이라는 모호한 말로 일관하는데, 이는 책임의 언어가 아니라 ‘유예의 언어’일 뿐입니다. 마치 구체적인 해결책을 묻는 질문에 “앞으로 모든 것이 아주 잘될 것(Everything will be great)”이라며 본질을 흐리는 트럼프 식의 말장난을 보는 듯합니다. 결국 공공의 민주적 조정 구조에 협력하기보다 자신의 통제권 안에 있는 프로젝트만을 선호하는 그의 오만한 태도는, 그를 기술 시대의 리더가 아닌 경계해야 할 권력자로 보게 만듭니다.

기술의 가속으로 이익을 얻는 주체가 그 부작용을 ‘사회 전체의 과제’로만 남겨둘 때, 권력은 책임과 분리됩니다. 이 분리가 반복될수록 기술적 낙관주의는 설득력을 잃고 불신만 쌓일 뿐입니다.

다시 ‘창업’이라는 화두로 돌아와 봅니다. 제가 이해하는 이 단어는 “모두가 사장이 되어야 한다”는 식의 단순한 강요가 아닙니다. 이는 오히려 고용 중심 사회라는 견고한 전제가 이미 무너졌음을, 정치가 차마 정면으로 고백하지 못한 채 내뱉은 고육지책에 가깝습니다. 자동화가 확산되는 피할 수 없는 파고 속에서, 사회는 ‘노동 이후의 구조’를 아직 명쾌하게 설명해내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 거대한 설명의 공백이 개인의 분투와 선택이라는 언어로 치환될 때, 그것이 바로 ‘창업’이라는 이름의 신호탄으로 나타난 것이라 봅니다.

그래서 저는 이 신호탄을 계기로 우리 사회가 이제껏 외면해온 본질적인 질문, 즉 "AI로 인해 증발하는 사회 구성원의 역할과 책임을 누가, 어떤 위치에서, 어떻게 감당할 것인가?"를 정면으로 마주하고, 그에 대한 합의를 시작해야 한다고 믿습니다. 

이 질문에 못지 않게 중요한 점은 사회적 합의 과정에서 기술 권력을 쥔 테크노크랫, 이윤 극대화를 최우선으로 하는 재벌과 대기업, 그리고 표 계산에 매몰된 정치 자영업자들과 같은 특정 이익집단은 철저히 배제되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들은 변화의 수혜자이거나 이해당사자일 뿐, 변화의 충격을 온몸으로 받아낼 시민들의 삶을 대변하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이 질문을 끝내 회피하고 침묵으로 일관한다면, 미래의 권력은 더 이상 인간의 얼굴을 하지 않을 것입니다. 대신 코드와 효율, 그리고 자동화라는 투명한 장막 뒤에 숨어 그 누구도 책임지지 않는 방식으로 더욱 냉혹하게 우리를 괴롭힐 것입니다.

결국 이재명 대통령이 던진 ‘창업’이라는 화두는, 벼랑 끝에 선 우리 사회를 향해 "이제 주권을 가진 시민들이 광장으로 나와 이 거대한 공백을 어떻게 채울지 직접 논의하자"고 요청하는 절박한 신호탄으로 읽힙니다.

 

rexmarina 님의 게시글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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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 [1]
쩡e
IP 27.♡.210.23
01-31 2026-01-31 07:31:23 / 수정일: 2026-01-31 07:36:32
·
시작이라도 해봅시다
이걱정 저걱정 다 할꺼면
선진국이라는 타이틀 다떼고
기다리다가 성공하는 나라보면서
따라가면 됩니다
도전조차 힘들게 되어버린 사회에
희망이라도 주자는게 잘못된겁니까!!!
가뜩이나 태어나는 애들이 점점줄어
이대로라면 30~40년후 지탱이나 될지
모르는 사회가 되느니 이것저것 도전해보자
막말로 지형이나 자원은 없고 기술이 아님
더이상 도약하지도 못할나라인데
뭐라도 해봐야죠!!! 그런게 겁이나서 못하던
일본을 지금보면 무슨 생각이 드십니까!!!
맨날 깔보고 미개하다던 중국이 발전한걸 보면
무슨 생각이 드십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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