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현대자동차 노조와 회사 사이에서 '아틀라스'라는 로봇 도입을 두고 말들이 많더군요. 보스턴 다이내믹스의 그 물구나무 서고 덤블링하던 로봇이 이제 공장에 들어온다고 하니, 현장 분들에게는 내 일자리를 뺏으러 온 터미네이터처럼 보일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런데 조금만 시선을 돌려 사무실 쪽을 보면 풍경이 참 묘합니다. 개발자나 사무직 친구들은 챗GPT 같은 LLM(거대언어모델)이 나오자마자 누가 시키지도 않았는데 유료 결제까지 해가며 업무에 써먹고 있거든요. 그들에겐 AI가 내 일자리를 뺏는 괴물이 아니라, 내 야근을 줄여주고 내 몸값을 올려주는 '똘똘한 부사수'인 셈입니다.
여기서 문득 이런 생각이 듭니다. 생산직도 아틀라스를 '반대'할 게 아니라 '점유'해버리면 어떨까요?
회사가 로봇을 사서 사람을 밀어내는 구도가 아니라, 노동자가 로봇이라는 강력한 도구를 '내 장비'로 삼아 일을 하는 것이죠. "내가 이 로봇을 운용해서 기존보다 서너 배의 물량을 빼낼 테니, 그 수익의 일부는 내 몫으로 달라"고 당당하게 요구하는 방식입니다.
물론 "과연 회사가 이런 걸 허용할까?" 싶기도 합니다. 하지만 바로 그런 판을 짜라고 노조가 있는 것이고, 국가와 사회가 존재하는 것이겠죠.
사실 자본주의라는 게 참 지독합니다. 남극에서 냉장고를 팔고 아프리카에서 담요를 파는 게 자본주의의 숙명이라지만, 그 이면에는 인간의 끝없는 욕망을 자극해서라도 어떻게든 길을 찾아내고야 마는 무서운 생존 본능이 깔려 있습니다. 시스템의 나사못 하나를 바꿔 끼우든, 아예 기계를 새로 들여오든, 자본주의는 결국 변화하는 환경에 맞춰 수익을 낼 방법을 찾아낼 겁니다.
노조 역시 이제는 구태의연한 반대 구호만 외칠 때가 아닙니다. "로봇은 우리 것"이라는 이런 거대 담론을 먼저 던지고, 그 논의에서 승리해야만 비로소 자신의 존재 가치를 증명할 수 있을 테니까요.
너무 긍정적인 이야기 아니냐고요? 맞습니다. 사실 주변을 둘러보면 너무 암울한 예측들이 많고, 실제로 그런 시나리오들이 현실이 될 가능성도 훨씬 더 높아 보입니다.
하지만 솔직히 제가 하는 이런 말들도 닥쳐올 미래를 알지 못하는 방구석 여포의 공허한 울림일지언정, 이렇게라도 뭔가 틈을 찾아봐야 조금이라도 숨 쉴 구멍을 찾을 수 있지 않을까 합니다. **"The show must go on"**이라는 말처럼 쇼는 계속되어야 하고, 영화 인터스텔라의 대사처럼 **"우리는 답을 찾을 것이다. 늘 그랬듯이(We will find a way. We always have)"**니까요.
아버지가 사오셨던 전축의 바늘이 LP판을 긁으며 소리를 내듯, 로봇도 결국 인간의 욕망이 닿아야 비로소 가치 있는 물건을 만들어내는 도구일 뿐입니다. 그 도구의 손잡이를 누가 쥐느냐, 그 결정권에 우리 노동의 미래가 달려있지 않을까요.
저도 로봇을 대신 근무시키면 어떨까 생각하고 그런 댓글을 지난 22일에 현대차 노조 아틀라스 반대 기사 퍼옴글에 남긴 적이 있습니다.
그뒤로 좀더 생각을 해보니까 나쁜 아이디어가 아니더라고요.
일단 우리 헌법 32조에는 근로의 '권리'가 있습니다.
이 '근로의 권리'를 스스로 움직일 수 있게 된 생산수단(AI/로봇)에게 위임하여 경제활동에 참여할 권리로 재해석하는 겁니다.
1인은 '근로의 권리'가 담겨 있는 계좌 1좌를 받습니다. 노동자도 1계좌, 기업 회장도 1계좌만 갖는 겁니다.
예를 들어 기업 회장이 3000 개의 로봇을 공장에 도입하고 싶다면 3000명의 노동자로부터 근로의 권리를 다시 위임을 받아야 합니다. 대가를 지불하고.
노동의 종말 시대에 기본소득의 대안이 될 수 있는 방법이 아닌가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제미니에게 물어보니
로봇세(http://m.g-enews.com/article/Global-Biz/2025/12/202512021528135193fbbec65dfb_1),
로봇운영면허(https://2050.earth/predictions/robot-operation-license-alternative-to-ubi),
지분공유(Source: IZA World of Labor https://share.google/8gHhfSMGvVHHxRoPV)
등이 있다고 하더라고요...
로봇과 AI가 생산을 완전히 대체하고 보편적 복지가 일상이 되기 전까지 과도기에 쓸수 있는 괜찮은 아이디어 같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