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한국은 이제 UI,UX의 나라가 되었다.
어떤 대만방송에서 MC가 "대체 대만에 왜 관광을 오지??"라고 의아하다며 읊조리던 장면이 기억납니다(자학 이라는 측면에서 대만은 한국보다 더 적나라합니다)
아마 대부분의 한국인들도 비슷한 생각을 많이 해오지 않았을까 합니다.
유럽이나 일본처럼 관광명소가 될만한 미적테마가 부족하고, 회색과 검은색이 점령한 도시... "뭐 볼께 있다고 오나?"라는 의문들이 실제로 많았죠
그런데 '한류'가 여기에 답을 제시했습니다. "한국은 볼거리로 오는 곳이 아니라, 색다른 UI와 UX를 체험하러 오는 곳"이라고..
SNS나 숏폼에서 한국에 대한 키워드는 이제 '체험'이 주류로 바뀌었습니다.
불이꺼지지 않는 밤문화. 한강라면, 코리아 글로우업, 새벽길을 거닐어도 안전한 치안, 편리한 지하철과 와이파이, 기타등등
그리고 이러한 색다르고 힙한 문화를 가진 한국사회를 사람들은 매일 현미경을 대고 들여다보기 시작했습니다.
그래서 요즘은 한국이 트렌드를 주도합니다. "한국에서 떳다하면 바로 세계로 퍼져나가는 구도"
두쫀쿠가 바로 그 "현미경을 대고 한국을 들여다보다 발견한 아이템'입니다.
당분간 열풍은 이어질 겁니다.
2. 잠깐 국뽕에 취하셨나요?
이제부터는 암울한 애깁니다.
지금 한국을 보면(과장 조금 보태서) "80~90년대 가장 힙했던 나라 일본" "색다른 UI와 UX로 세계를 정복했던 아이폰"이 살짝 떠오릅니다.
하지만 한국과 다른점도 있습니다. 그들에겐 '서사'가 있었습니다. 그래서 잠깐의 유행으로 끝나지 않았습니다.
일본은 '장인정신' '사무라이.닌자' '무의 나라' 'ZEN'과 같은 서사를 빠르게 입혔습니다.
아이폰은 '혁신' '스티브 잡스' 그 자체가 서사가 되었습니다.
그렇다면 한국은??
한국은 서사를 만든적이 없고, 만드는 방법조차 모르는 나라입니다.
한국에 입혀진 서사란것도 사실 한국이 스스로 만든게 아니라, "남이 만들어 준것" 이거나, "남이 만든 서사에 업혀가기"일 뿐입니다
두쫀쿠는 정확히 후자의 예죠
3.두쫀쿠는 맛이 있어서, 혹은 건강해서 떴다기보다는 "지금 한국에서 핫한 그 무엇"이라는 이미지를 입었기 때문에 소비됩니다. 이것은 전형적인 '남의 서사 (두바이 초콜릿 열풍)'에 'UI/UX(식감, 비주얼, 먹는 재미)'만 기가 막히게 얹은 케이스입니다.
문제는 서사가 없는 콘텐츠는 '문화'가 되지 못하고 '소모품'으로 전락한다는 점입니다. 세계인들이 일식을 먹을 때 '장인정신' '최고급 식재료"를 떠올리고, 프랑스의 와인을 마실 때 '떼루아(땅의 역사)'를 상상하는 동안, 세계인들은 한국의 두쫀쿠를 보며 무엇을 상상할까요?
안타깝게도 그저 "인스타에 올리기 좋은 힙한 간식"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닙니다. 힙함은 유통기한이 짧습니다. 새로움이 익숙함으로 바뀌는 순간, 서사가 없는 아이템은 가차 없이 폐기됩니다. 대만 카스테라가 그랬고, 흑당 버블티가 그랬듯 말이죠.
4.한국은 지금 전 세계에서 가장 감각적인 '편집숍(Select Shop)'입니다. 기존에 있던 것들을 비틀고, 섞고, 예쁘게 포장해서(UI/UX) 내놓는 능력은 타의 추종을 불허합니다. 하지만 편집숍은 물건이 안 팔리면 문을 닫습니다.
반면, 100년 된 노포는 불경기에도 살아남습니다. 그들에겐 세월이 만든 단단한 서사가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한류와 한식에 과연 그런 오리지널 서사가 있는가? 우리는 남의 서사에 업혀가는거 말고 "부산 쫀득 쿠키"같은 오리지널을 만들 역량은 없나?고 되묻고 싶은 지점입니다.
두쫀쿠 열풍이 반가우면서도 한편으론 서늘한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한류는 이제 "흑당 버블티'가 되느냐? 스시나 와인이 되느냐?"의 갈림길에 서 있다고 봅니다.
그렇게 생각하신다면, 한류도 그런거죠. 그저 잠깐 빛나던 유행같은거.. 그러다 소멸되고 잊혀지는
그러니까요... 한류란게 그런거죠. 뉴욕에도 도쿄에도 보입니다만, 엄청난 의미를 가진것도 아니라서, 그냥 유행처럼 지나가고 소멸된다고 달라질게 없는
그 자연스럽게 다가온걸 '오랜기간 가는 자산'으로 만드는 역량을 가진 나라가 있고, 대부분 이런 기회를 놓치지 않으려 하죠.
우리는 님처럼 생각하는 분들이 많죠.. "뭐 자연스럽게 다가온걸 어쩌라구? 흘러가면 그만인걸"
님의 생각과 다르게 김치는 한식중에 어쩌면 유일하게 '서사가 있는 음식'입니다. 그 얘기는 댓글로 하기엔 너무 길어서, 다음기회에 글로 작성하겠습니다.
의견 감사드립니다
한국 음식도 그렇고 드라마 영화 다 경쟁력 있어요.
압축성장으로 imf도 맞고 하면서 살려고 바둥바둥 하다 이제 좀 해볼려는 시기 같고
능력 있는 세련 된 감각을 가진 분들도 많으니 한걸음식 가다 세걸음도 가고 하면서 발전 되겠죠 .
나중에는 관심 없겠죠.
그리고 24시간 놀거나 필요한 물건을 살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와볼 가치가 있다던데욬 ㅋㅋ
"김치는 한식중에 어쩌면 유일하게 '서사가 있는 음식'입니다"라는 본인의 답글에서 자체 논파되는군요.
김치의 서사는 안타깝게;도 '남이 만들어준 서사'에 해당합니다.
한글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궁금해집니다.
이것도 남이 만들어준 서사인지요.
요즘 유행이란게 그런거 아니겠습니까
젊은층이 소비하는 유행을 나이든 우리 잣대로 분석하면 답이 안나옵니다
그들은 매체와 sns에서 이슈가 되면 줄서서라도 사먹고 sns에 올리죠 나이거 드디어 먹어본다고
그런 소비형태가 일상화된겁니다
그렇게라도 자영업자들 활성화되면 좋은거죠
카스테라나 흑당 버블티보다 원가가 훨씬 높고 기존에 빵집하던 자영업들이 새로운 아이템 더만드는거라
위험성은 거의 없죠
두존꾸 전문점이 우후죽순으로 생기는것도 아니고
재고가 하루 이틀 단위라 유행이 꺼진다고 해도 안만들면 그만입니다
반대로 말하면 지금 세상에서 가장 트랜디하고 핫하다는거잖아요
이거 자체가 서사죠
보리고개가 있던나라. 각종 산나물과 해초를 먹고 강하게 버텨온 나라.
아직도 전쟁이 끝나지 않은 나라.
그런걸 일부러 만들 필요가 있을까요?
찾아내면 보여주면 되는거고 거짓 서사는 금방 사그라 들겁니다.
우리가 이 나라에 살고 있어서 그다지 뭐 별거 아닌것 같이 느끼실 수 있지만, 객관적으로 따져봤을때 기적 같은 서사를 쓰고 있는 나라에요.
게임 처음 만들 때 우리나라에는 기획자도 부족하고 제대로 된 문화도 없는 것 같다며 불평했었습니다.
일본을 부러워하면서.
30년 가까이 지나보니 시간이 필요했을 뿐이었습니다.
저절로 되지는 않지만 안하고 있던 건 아니었습니다.
건국 이후 현재까지 발전해 온 모든것이 서사이고 살아온 민족의 생활방식이 곧 전통 문화입니다.
아무리 서사가 없다고 해도 한사람의 인생을 봐도 서사 없는 인생은 없습니다.
수십만 수천만명의 삶, 서사가 모여 이루어진 하나의 문명 국가에 서사가 없다는건
우리나라를 비하하는것이나 마찬가지라고 생각합니다.
대단하다고 생각하는 스시, 와인에 서사가 있듯
가깝게 일상처럼 접하는 불고기, 감자탕, 소주, 막걸리에도 서사가 있습니다.
하루아침에 만들어진 음식과 술이 아닙니다.
쉽게 접하기 때문에 별거 아닌것 같은
불고기, 감자탕, 소주, 막걸리를 현지에서 맛보려고 많은 외국인들이 찾아오고
관광객들이 늘어난것이 실감이 되는 요즘입니다.
음식만 먹으러 오는건 당연히 아니겠죠.
우리나라의 문화를
서사없는 나라에 사는 사람들이 운 좋게 만들어낸 일시적인 유행인 한류라고
치부하는것은 무슨 근거인지 모르겠습니다.
남의 것이 커보이고 사돈이 땅을 사면 배가 아프다고 하지만
너무 사서 걱정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