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9:00 KST - Politico - 그리스에서 대규모로 확산중인 양두창(Sheep Pox)바이러스로 인해 페타치즈 생산이 직격탄을 맞고 있으며 살처분을 고수하는 그리스 정부와 백신접종으로 전환하자는 축산농가들 사이의 갈등도 증가하고 있다고 폴리티코가 전하고 있습니다.
양두창은 매우 전염성이 높은 바이러스로 전세계 축산보건기준상 단 한마리라도 감염이 확인될 경우 해당 농장 전체의 모든 동물을 살처분해야 합니다. 2024년 그리스 북부지방에서 첫 감염사례가 발생한 이후 그리스 당국은 총 47만마리 이상의 양과 염소를 살처분했으며 2500개의 농장이 문을 닫았습니다.
2024년부터 그리스를 휩쓸고 있는 양두창 바이러스로 인해 이미 그리스 축산업계는 붕괴직전에 놓여 있습니다. 그리스 국내 양과 염소에서 생산한 젖의 80%가 페타치즈 등 유제품에 사용되고 있는데 이들 유제품이 직격탄을 맞은 것입니다. 생산량과 수출량이 크게 감소하면서 그리스 전통 식탁의 풍경조차 위협하고 있습니다. 축산농민들은 모든 희망을 잃고 있습니다.
EU시장에서 페타치즈는 원산지 보호 지정을 받은 유제품이며 특유의 짭짤하고 하얗고 부서지기 쉬운 페타치즈는 유럽인의 입맛의 즐거움인 주요 경제 동력입니다. 그리스는 연간 97,000톤 이상의 페타 치즈를 생산하며, 이 중 3분의 2 이상이 수출되고 있습니다. 2024년 그리스는 페타 치즈 판매로 사상 최대인 7억 8,500만 유로의 순수익을 올렸습니다.
양두창 바이러스의 범람으로 인해 축산농민들은 마지막 생존방안으로 양두창 바이러스 백신접종을 도입하자고 정부에게 요구하고 있습니다. EU 보건위원회 역시도 이같은 주장에 동조합니다. 또한 EU 보조금을 활용해 그리스에게 양두창 바이러스 백신을 무료로 제공할 수 있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그러나 그리스는 여전히 살처분 방식을 고수하고 있습니다.
그리스가 양두창 바이러스 백신을 접종하기 시작하면 그때부터 그리스는 양두창 청정국가 지위를 상실하게 됩니다. 또한 수출에도 영향을 미칠것을 우려하고 있습니다. 페타 치즈를 비롯한 유제품 뿐만 아니라 양, 염소 가축들의 수출길도 막힐것을 우려하고 있습니다. 양두창은 강한 전염성때문에 전세계 각국이 방역수준이 아예 유통을 원천적으로 절대금지하는 성향이 있어서 양두창 바이러스 백신(사백신이긴 해도)이 접종되는 순간 그리스의 가축은 영원히 수출길이 막혀버릴 수 있습니다. (양두창 바이러스는 양털에서 최대 6개월 생존가능)
그리스 농민, 축산농가들은 작년 겨울부터 전국 각지의 도로를 점거하며 시위를 벌이고 있습니다. 이들의 요구사항에는 대규모 양두창 바이러스 백신접종이 포함되어 있으며 그리스 정부의 부패행정이 농민들을 파산으로 내몬다고 주장합니다. 그러나 그리스 정부는 눈하나 깜짝하지 않고 있습니다. 양두창 청정국 지위를 결코 포기할 수 없다는 절박함이 주된 동력입니다.
"정부와 과학자들의 입장은 명확합니다. 우리는 백신접종을 권장하지 않습니다. 백신이 해답이라고도 생각하지 않습니다. 농가의 어려운 처지는 십분이해하지만 우리는 과학적 지침에 따를 수 밖에 없습니다."
- 콘스탄티노스 치아라스 / 그리스 농림부 장관 -
그리스 정부의 이러한 입장은 다양한 원인이 있습니다. 사실 EU에서 공식적으로 승인받은 양두창 바이러스 백신은 없습니다. EU보건위원회가 제공하겠다는 백신도 사실은 유럽식품의약국에서 승인받지 못한 외국 생산 백신입니다. EU와 같은 거대 축산산업이 발달한 곳에서 자체 개발 양두창 백신 하나 없다는 것이 이해되기 어렵지만 실상은 EU에서 양두창 바이러스가 이정도 대규모로 창궐한 전례가 없었습니다. 때문에 제조사들이 연구개발투자를 하지 않았고 유럽의약식품청에 백신 승인을 하지 않았습니다. 이익이 없는데 투자할 이유가 없다는 경제성 논리입니다. 때문에 EU보건위원회는 외국산 양두창 백신을 일정분량 수입해 긴급배포용으로 보관해 오고 있습니다.
때문에 그리스 정부의 입장도 일견 일리가 있습니다. 안전성이 없는 백신을 그것도 외국산 백신을 어떻게 접종하겠느냐는 논리입니다.
다른 정치적 논리도 여전히 논쟁적입니다. 백신을 접종하는 순간 그리스는 양두창 청정국 지위를 상실합니다. 백신접종으로 양두창 바이러스의 확산을 막을 수는 있지만 청정국 지위를 상실하면서 모든 유제품과 축산물 수출에 강력한 방역조건이 따라붙습니다. 전세계 국가들이 그리스 축산물 및 유제품에 대해 강도높은 검역을 실시할 것이며 여기서 발생하는 비용과 손해를 두려워하고 있습니다. 양두창 바이러스 접종을 실시하면 그리스 축산물에서 바이러스 검출이 증가할 것이 명확한것도 과학적 사실입니다.
그리스 정부는 살처분으로 바이러스 팬더믹을 막는 것만이 최선이라고 강조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농민들은 이 말을 믿지 않습니다. 그리스 정부의 부패실상이 폭로되는 것을 감추고 있다고 주장합니다.
EU검찰청은 수년전부터 EU농업보조금 사기사건을 조사해 오고 있습니다. 그리스에 살지도 않거나, 그리스 시민권이 없는데도 그리스에서 축산업을 해왔다고 거짓신고하고 보조금을 편취하는 불법이 만연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이로인해 실제 축산업을 정당하게 해온 그리스 농민들이 받아야 할 보조금을 못받고 있다는 것입니다. 여기에서는 아예 기업단위규모로 그리스에서 목장을 운영하지도 않으면서 보조금을 편취하는 불법이 판치고 있다고 EU검찰청은 보고 있습니다.
그리스 농민들은 만약 양두창 바이러스 백신접종을 실시할 경우 그리스에서 정확한 양과 염소의 개채수가 확인될 것으로 이러한 불법 보조금 편취 실상이 폭로될 것을 그리스 정부가 두려워한 나머지 백신을 접종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을 것이라고 믿고 있습니다.
또한 그리스 농민들은 2024년 양두창 바이러스 창궐이 바로 직전 그리스 홍수로 인해 축산물이 대거 폐사하면서 이를 매립했고 이후 양두창이 창궐한 것을 들어 그리스 당국이 땜질처방식으로 대처하고 있다고 비판합니다. 지금 양두창으로 살처분 매립해봐야 다시 여름에 홍수로 인해 또다른 바이러스 팬더믹이 올 것을 우려하고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