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이라는 건
한번에 100을 얻으려다 엎어지는 것 보다
한번에 30씩 힘을 분배해 세 번을 더해 가는 게
결과적으로 훨씬 좋은 성과를 이뤄냅니다.
처음부터 근본적 개혁을 밀어붙이다가
현실적 실행 감각의 부족으로
오히려 반동적 퇴행을 초래한 사례는
역사 속에 수두룩하죠.
저는 지난 민주당 정권 검찰개혁의 실패도 여기에 속한다고 봅니다.
반드시 이뤄내야 할 개혁과제였지만,
어설프게 일처리하면서 정권 내내 역공 당하다
급기야 윤석열이란 검찰괴물 정권을 탄생케 했습니다.
그래서 이번에 우리가 내세운 이가 이재명입니다.
자타공인 일머리 하나는 끝내주는 그에게 기대한 건,
일이 되게 하라는 것이었습니다.
이재명처럼 일 잘하는 사람들은요
처음부터 '전체의 완결성'을 추구하지 않습니다.
부분적, 단계적으로 일을 쪼개서
작은 데서부터 성취동력을 얻어가며 실현가능한 범위까지만 힘을 줍니다.
대의명분, 이상을 고려하되 집착하지 않죠.
현실적으로 되는 데까지만 한다.
대신 실현가능한 좋은 것들을 최대한 많이 성사시킨다.
김대중식 서생-상인 마인드의 최신형 업데이트 버전입니다.
이번 중수청 공수청 입법도 그런 차원에 접근해야 한다고 봅니다.
한번에 100이라는 개혁성과에 집착한 나머지
우리 모두의 맘에 쏘옥 드는 쪽으로만 성과를 내라고 요구하다간
시간이 지연되고, 국민 피로감이 쌓이고, 결국 개혁동력을 소실하여
그때만을 기다리고 있는 하이에나들에게로 추가 넘어갈 수 있습니다.
제가 생각하는 이재명은요
한번에 다 죽이는 게 아니라,
이번엔 다리 하나, 다음엔 팔 하나
이런 식으로 반발세력의 힘을 약화시키며
개혁의 지향점인 검사의 정상화로 나아가려 한다고 봅니다.
그래서 조직적으로 기존 검찰청을 공소청으로 쭈그려트려놓고,
행안부의 통제를 받는 중수청으로 그들이 가지고 있던 칼자루를 이관시켰습니다.
비유적으로 검찰이 가지고 있던 청룡언월도를 회칼 수준으로 전락시켰습니다.
물론 회칼도 위험하죠. 하지만, 정권이 통제하기는 훨씬 쉬어졌습니다.
이 모든 게 가능하려면 일의 순서상
조직법이 먼저 완성되어야 합니다.
하루빨리중수청이 수사역량을 유지한 채 안정적으로 출범해야 합니다.
그리고 현 검찰조직 내 중대범죄 수사역량을 이전시키려면
당근이든 뭐든 유인책이 있어야 합니다.
중수청 조직 내 수사역량이 적당히 올라왔을 때
검찰에서 이직한 수상한 놈들 솎아내면 됩니다.
보완수사권도 말입니다.
촘촘히 통제장치 마련해서 허용하면서
추후에 미흡한 점들을 추가적 장치로 강화하면 됩니다.
아직 190석 의석을 가진 집권 초기 이재명 정권입니다.
일단 조직법을 빨리 통과시켜 중수청 공수청을 출발시켜서 30 정도만 성과를 보고
그 다음 30, 30 빨리빨리 더해갑시다.
지금 이 소중한 나머지 시간에
개혁해야 할 과제가 참 많습니다.
전 매일 매일 남은 시간 센다는 잼프의 마음 십분 이해합니다.
이재명식 실용개혁이
단계를 나누되 속도를 빨리해서 전체 일의 성취도를 높이는 방식이란 걸 이해하면
당과 지지자들이
어떤 서포트를 해야 하는 지 좀 더 명쾌하게 보일 거라고 봅니다.
집권 7개월 차 코스피 5000 달성도 그렇게 이뤄낸 겁니다.
진짜 놀랍지 않나요?
이 효능감, 더 더 더 맛보고 싶어요.
이제 세상은 이념보다 실력을 원하고 있습니다.
민주당은 이념지향 선비마인드에서 가치지향 실용주의로 넘어가는 과도기에 있는 듯 보이네요.
제가 나이가 들수록 그렇게 변해가더라구요
우리가 생각해봐야 할 지점들을 잘 짚어주신 거 같아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