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조혁당 비판 많이 하고, 그거 때문에 빈댓글이나 신고도 솔찬히 받아봤고, 솔직히 말해 조혁당 조국 다 크게 안좋아하는거 맞습니다. 딱히 숨기지는 않겠습니다.
그럼에도 이들, 정확히는 민주당 2중대 소리를 듣고 있는 정치세력들을 위해 변을 하자면, 민주당 지지층이 원하는 '제2정당'이라는 것은 사실 제대로 된 정당을 갖추라는게 아닙니다.
정당이 독자적으로 존재하려면 당원과 의석, 특히 지역구 의석이 있어야 합니다.
당원과 의석이 왜 필요하냐면, 당원이 있어야 당비 납부를 통해 당의 행정적 경영이 가능하며, 의석이 있어야 당비를 납부할 당원을(=소위 지역조직) 모집할 수 있으니까요. 원내 의석에 따라 국고 보조금도 쏠쏠히 들어옵니다.
근데 지금 민주당계 정당은 민주당보다 더 극단적으로 활동하기를 원하는데, 그럼에도 민주당과 선거를 통한 경쟁은 정서적으로 금지되어 있습니다.
그럼 어디서 의석을 빼오냐? 민주당도 그 지역조직과 운영비 갖고 맨날 지는 곳 가서 아무튼 우리는 못이기는 국힘 모가지 따오랍니다. 민주당도 선거 이기려고 중도적, 보수적 인물 공천하는 곳인데(그럼에도 지고) 민주당보다 더 강성노릇 하면서 선거는 험지 가서 따오래요.
그렇다고 딱히 민주당이 그런 곳에서 단일화로 밀어주는 것도 아니며, 지역 조직을 지원해주는 것도 아닙니다.
울산이나 전북같이 진보당계 자체 당세가 강해서 어쩌다가 노동당이나 진보당같은 진보 소수정당이 의석을 따왔다? 그럼 그 다음부터는 너희는 진보정당이니깐 거대양당 체제에서 민주당 편을 들라고 합니다.
그렇게 민주당 편을 들면? 여러분 우리 민주당이 이렇게 정치를 잘 했습니다! 대대적으로 때리면서 진보정당 파이 다 잡아먹고 자기들이 그 의석을 홀랑 가져갑니다. 가끔 그거 싫어서 단일화 안하면 국힘한테 뺏긴건 단일화 안한 진보정당 탓이라면서 싸잡아서 국힘 2중대 취급을 합니다.
이거는 아닙니다. 조혁당과 민주당의 합당이 소위 운영진 간의 밀실로 이뤄진거에 대한 비판은 비판이라 치고,
민주당계 2중대라는 정치체가 정상적인 정당을 갖추면 그 때부터 민주당과 타자화된 존재로 인식되어 맹렬히 민주당에게 공격을 받는데 어떻게 정당이라는 단체 유지가 장기간 가능한건지요.
돈도 벌지 마, 사람도 모집하지 마, 정치권력도 갖지 마, 근데 민주당보다 언제나 강하게 행동하고 언제나 민주당보다 강성이고 민주당도 못따는 험지에서 싸워야 해. 이 모순된 주장 때문에 민주당이 타 진보세력에게 얼마나 배타적으로 느껴지는지 찬찬히 생각해봤으면 합니다.
까놓고 말해서 조혁당의 지지기반이 어디인지도 모르겠어요
대학교 동아리 소리 듣는 진보당도 노동자를 기반으로 삼고
이준석 당이라고 조롱받는 개혁신당도 어쨌든 2030 남자를 지지기반으로 삼는데요
조혁당은 스스로부터가 민주당 2중대처럼 구는 거 같아요
매번 비난 당하면 갈라치기라고만 하고 그러면서 정부 욕하는 건 야당의 당연한 일이라고 하고요
진짜 정당 운영하고 싶으면 먼저 자기 기반부터 다진 다음에 움직이는게 맞지 않나 싶어요
개혁신당은 의석을 내는데 왜 진보 정당은 그걸 못해요? 아니 정의당도 했던걸 왜 못합니까?
창당한지 몇년이나 됐다고 벌써 포기해요? 2중대였으면 2중대처럼 굴던지요. 그것도 아니면서.
민주당엔 굽히고 들어가기 싫은데, 근데 대접받으면서 민주당의 유산은 합당으로 꽁으로 꿀꺽하고싶은건가요
그 유산들 다 당원들 덕분인건데 민주당 당원들은 뭐 시키면 시키는 대로 하는 사람들입니까 ...
현행 선거제도는 필연적으로 양당제를 초래합니다. 소수정당의 자생은 어렵게 만들고요. 개혁신당, 조국혁신당 등이 있으나 독자적인 영역을 확실하게 확보하기는 어렵죠. 결국 각각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에서 떨어져 나온 정당들이니까요. 과거 정의당도 그랬고, 진보당도 별 다르지 않다고 봅니다.
선거제도가 완전히 변화하든, 현행 선거제도 아래에서 제3정당을 향한 노력이 계속되든, 민주당과 국민의힘이 원래 가지고 있던 표는 깎여나갈 수밖에 없습니다. 애초에 양당제를 만들어내는 선거제도 속에서 지지 이상의 득표를 해온 정당들이니까요. 그러나 각 정당 지지층은 이걸 바라지 않겠죠. 그렇게 본문에서 제기하신 (1) 소수 정당 자생 어려움의 문제 (2) 민주당 지지층의 하청 정당 취급 문제가 계속 반복되는 거고요.
개인적으로 양당제가 가지는 이점이 분명하고, 소수정당이 전국적 지지를 받지 못하는 분명한 이유(능력 부족)가 있다고 생각해 소수 정당을 지지하지는 않는 편입니다. 하지만, 일부 지지자들의 (본인들은 거대 정당인 민주당에 올라탔으니) '다른 소수 정당이 뭘 어찌 되건 알 바 아니고, 필요할 땐 우리 말 잘 듣고, 뭐 요구하지는 말고, 알아서 능력껏 잘 커봐라~' 하는 태도도 좀 별로라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