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인은 중립적이고, 이득과 해악은 맥락의 산물이다"
한국 현대사에서 한국인에게 가장 큰 충격을 준 두 사건은 한국전쟁과 외환위기라 생각합니다
이 두 사건의 트라우마가 아직도 현대 한국인의 정신세계를 지배하고 있죠
전쟁 트라우마 때문에, 북한과 평화 애기 좀 해보려고 하면. 너 빨갱이! 소리하죠
IMF 트라우마로 환율 좀 올라가면. 너 IMF! 소리합니다
외환위기를 경험한 세대도 그 시절 충격은 기억하지만
최근 게시판에 환율에 대해 여러 논의를 보면
그 위기가 왜 터졌는지에 대해 정확히 아는 사람은 많지 않은것 같습니다
1. 97년 외환위기
다시 한번 복기하겠습니다. 1997년 당시 한국의 거시경제 상황은
매년 경상수지 적자지속
94년 -45억불 / 95년 -89억불 / 96년 -235억불 /97년 -82억불
대외 순부채
-1640억불, 이중 -1000억불이 당장 갚아야 하는 단기외채
외환보유고
200억불 (이중 외채상환 예정된 거 차감하면 실가용은 100억불 미만)
달러상품으로 비유하자면,
이때 한국경제는 원달러 환율 곱버스 포지션 이었고, 환율은 급등했습니다 --> 멸망
IMF는 환율이 터지기 전에 이미 구조적으로 예정돼 있었습니다
환율 폭등은 심지였고, 경상수지적자 + 단기외채가 폭약이었습니다.
2026년 지금 상황 보겠습니다.
경상수지 매년흑자
2021년 +852억불 / 2022년 +258억불 / 2023년 +328억불 / 2024년 +99억불 / 2025년 +1000억불 예상
대외순자산: +1.1조 달러
외환보유고 4300억 달러
한국경제는 지금도 그렇지만, 미래에도 달러자산이 계속 증가하는 달러 롱롱롱 포지션 입니다.
그리고, 국민연금 전체 자산의 45%가 달러표시 자산 입니다
환율이 상승하면 우리 노후가 더 든든해 집니다
1997년 환율상승은 일방적 재난상황였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대차대조표, 손익계산서만 놓고 보면, 환율상승은 득이 실보다 훨씬 큽니다
심지가 타는거 같긴한데, 폭약은 없습니다
2. 물가 어떡할건데?
그렇습니다
수입물가를 자극하여 민생물가 상승하면 국민들은 고통받습니다
한국은행, 외국계은행 및 경제연구소는,
한국의 2026년 물가상승율을 1450원 환율 기준으로 2% 내외로 예측합니다.
2%면 여느 선진국 중앙은행들 물가목표 수준입니다
환율 1500원에 최대 2.5% 수준으로 예측합니다
체감물가 그렇지 않다. 라고 하신다면,
체감은 사람마다 다르므로 논의의 근거가 될 수 없습니다
2022년 미국 인플레 충격 때 처럼 7-8% 터지면
그때는 정말 한국경제의 펀더멘틀과 원화가치에 근본적 문제가 생겼다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그전까지 2-3% 물가상승 통상적인 수준입니다
"물가폭등"은 그냥 정치적 레토릭 입니다
3. 환율상승에 대해서 우리가 해야할 애기
환율상승하니 IMF 타령하는 극우들은 그런가부다 하는데
극우가 아닌 분들도 환율상승을 물가폭등과 IMF사태에 연결시킵니다
그리고 환율상승을 절대적 해악으로 인식하여 수세적 방어적 자세를 취합니다
다시 말씀드리지만 지금 환율상승은 1997년 처럼 일방적 재난영화가 아닙니다
양가적 이벤트 입니다
수입물가 상승도 100% 시장물가로 전이되지 않고
수입물가 상승에 대응하는 혁신이 개입하면서 민감도가 하락합니다
환율상승으로 득의 총합과 실의 총합을 따져서
실의 총합이 더 크다면, 정부의 외환정책에 대해 비판하고 대책을 요구하면 됩니다
반면, 득의 총합이 실의 총합보다 크면, 환율상승을 절대적 해악으로 보는 시각을 바꿔야 합니다
환율상승으로 인해 득의 총합이 더 크다면,
그 안에서 웃는 사람과 우는 사람이 있을겁니다
웃는사람: 수출대기업. 서학개미 등
우는사람: 원재료수입하는 내수기업, 에너지기업 등
환율 올라간다고 모두가 발 동동 구르지 말고,
득의 총합이 늘어나는것을 즐기는 동시에,
우는 사람을 구제하기 위해 어떤 대책이 가능할까 하는 고민을 더 많이 하면 좋겠습니다
과거, 자동차 반도체 팔자고, 우리 농업 죽이는게 정당하냐? 논쟁이 있었고, 그에 대해 사회적 타협이 이뤄졌던 것처럼
이번에도 그런 자세로 대하면 좋겠습니다
환율상승하면 다 죽는다. 는 사실도 아니고 현명한 대처방법이 아닙니다.
4. 최근 환율상승의 네러티브
금융시장에서 주식 환율 금리 등의 방향성에 대해 애기할 때 네러티브(narrative)란 말을 잘 쓰는데요.
한국어로 번역하면 서사, 설명의 틀, 해석의 틀, 이라고 하네요
한국 / 대만 / 일본 환율

한국 대만 일본
모두 15% 관세로 그만큼 수익성이 까집니다
이걸 커버하려면 15%만큼 환율이 올라주면 됩니다
최근 몇달간 요 세개는 통으로 같이 움직였죠
심지어 한국이 연말에 잠깐 개입했을때, 아무짓도 안 한 대만 일본도 같이 하락했죠 (빨간색화살표)
그제 베센트가 원달러 너무 올랐다 한마디 하니, 언급도 안된 대만 일본도 같이 하락했죠
"관세가 무력화되는 수준까지 환율이 올라간다는 시장의 기대가 실현되고 있다" 라는 네러티브 같습니다
한국경제의 펀더먼틀과는 관련없습니다
지금 보수는 그냥 이재명과 민주당 정권만 무너트릴 수 있으면 나라가 진짜 망하기를 바라는 이들 같습니다.
그리고 체감 경기..아니..서민이 체감 경기가 좋을 때가 있기는 있었나요?
저도 40년 넘게 살면서 주변에서 체감 경기 좋았다는 말 들어본 적이 거의 없습니다.
사람들의 욕심은 늘 현재에 만족하지 않으니까요..
게다가 정보통신 발전하면서 주변에 똑같은 90% 이상의 서민만 보는 게 아니라, 부유한 사람들을 자주보죠.
그렇다보니 상대적 박탈감이 더 커지는 측면도 생각해봅니다.
체감 경기라는 건 개인에 따라 느끼는 게 천차만별인데 무슨 전가의 보도처럼 쓰이는게..
수출을 주로 하는 대기업들을 위해, 수입물품을 내수유통하는 업체들이 고생하는 형태? 랄까요?
월급이 그렇다고 환율에 따라 올라주는 것도 아니고
수입은 정해졌고, 물가는 오르고 기름값도 오르고 하는 것은 사실입니다.
정부나 관련기관에서 딱히 나서서 국민들에게 상황 설명도 없고
그냥 알아서 판단하라는 수준인데, 선동하기 딱 좋은 조건이죠.
저처럼 주식도 안하고 수출하는 사람도 아닌 입장에서는
그냥 밥벌어 먹고 살기 편한 세상이 제일 좋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