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경선을 앞두고 이재명 대통령을 가장 강하게 비난하던 사이트는 여기 클리앙이었지요. 문재인 대통령과의 대척점이어서만이 아닌, 한 때 자신도 일베였다고 밝히기도 했던(사실 해당 발언의 뉘앙스는 그게 아니었지만 온라인에서는 해당 발언만 짤려서 퍼졌지요.) 이재명 후보가 보여주는 모호한 태도가 그랬지요. 그런데 이재명이 성남에서 어떤 사람이었는지 아는 사람은 크게 개의치 않았습니다.
정치인으로서 이재명의 강점은 유연함입니다. 때로 배신과 변절처럼 보일지라도 필요하고 해야할 일을 합니다. 문재인 정권의 실패는 유연성의 부족, 이념에 사로잡혀 지지자들 바깥의 일반 대중에게 촌극처럼 보이는 일들을 계속했기 때문입니다. 그 정점이 사방에서 반대의 목소리가 나오던 윤을 반대의 목소리를 찍어누르면서 검찰총장으로 올린 것이고요. 결국 많은 성과에도 불구하고 정권을 내주게 되었지요.
이재명 정부가 문재인 정부와 다른 점은 이재명 정부는 고집하지 않고, 할 일은 하고, 못하는 일은 솔직히 고백합니다. 지금 아파트 가격 상승, 환율 상승이 심각한 상황인데 정권 지지율이 고공행진하는 이유는 대통령이 다른 사람 탓을 하지 않고 직접 어려움을 솔직하게 고백했기 때문입니다. 부동산 관련해서 '구조적 문제라 우리가 가진 정책 수단으로 한계가 있습니다. 그럼에도 노력하겠습니다.' 라는 메세지는 감동적인 메세지였습니다. 사실 대한민국 대통령이 뭐라고 전세계적 물가상승에 해법을 낼 것이고, 물가 고통에도 금리 인상 못하는 이유도 국민 스스로 다들 알고 있지만, 문정권은 그것을 인정하지 않아 실패했고, 윤은 본인의 무능과 더불어 이전 정권 탓만하다 실패했지요. 국민들은 대통령이 초인이 되라고 요구하지 않고, 솔직함을 요구했던 것인데 그게 통한 것입니다.
이번 중일 두 국가 정상회담에서도, 대통령은 미움 받을 용기가 있는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우리나라는 반중과 반일 감정 모두가 강한 상황이라 대통령이 운신의 폭이 좁고, 최근 국제 정세는 우리나라가 소위 중립외교를 하기 어렵게 만들고 있습니다. 이 상황에서 반중 감정을 건드리는 질문에 '어쩌라고요'라고 대답한 것, 그리고 오늘 혐한으로 이름 날리는 다카이치를 존중하고 동반자적인 관계로 대한 것은 각각 양 쪽 진영에서 못미더워할 일입니다. 그런데 그럼에도 국익에 필요하니까 했습니다.
저출산과 함께 주력 산업의 몰락, 중국에 의한 제조업 잠식, 미중대립 격화로 인한 외교상의 곤란 등으로 우리나라가 백척간두에 있는 상황입니다. 저는 지난 계엄 사태로 국운이 다했다고 봤습니다. 그런데 그걸 막은 국민으로부터 희망을 하나 보았고 그리고 그 다음에 들어선 이재명 정부의 실용 행보에서 또 다른 희망을 보고 있네요. 대전환에 시대에 항상 우리가 그래왔듯 살아남았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