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직히 기분이 좋지 않습니다.
12·3 내란이 ‘검란’이라 불릴 만큼, 민주당 지지자들에게는 내란 청산과 함께 검찰개혁에 대한 기대도 매우 컸습니다.
그런데 오늘 입법예고된 공소청법과 중수청법을 읽어보니, 중수청 이원화 문제 외에도 우려할 지점이 많습니다.
1. 검사의 특별 지위 유지
① 조직 구조
대공소청이 여전히 존재해 대법원에 대응하는 위상을 유지합니다.
반면 중수청은 중수청과 지방중수청만 두었습니다. 굳이 공소청만 대공소청·고등공소청으로 이원화할 이유가 무엇인지 납득하기 어렵습니다.
② 신분 보장
검사는 탄핵이나 금고 이상의 형이 아니면 파면되지 않습니다.
반면 중수청의 사법수사관과 전문수사관은 징계로도 파면이 가능합니다.
③ 보수·징계 체계
검사의 보수와 징계는 별도 법률로 정하도록 되어 있습니다.
그러나 중수청 수사관의 보수는 대통령령으로 정하고, 전문수사관의 징계는 국가공무원법을 준용합니다. 명백한 특별 대우입니다.
④ 사건심의위원회
중요 사건은 사건심의위원회에 회부할 수 있지만, 검사는 그 결정을 ‘존중’만 하면 됩니다. 구속력은 없습니다.
2. 검사의 수사사법관 진입 통로가 열려 있음
중수청법에는 검사가 수사사법관으로 임용되는 데 아무런 제한이 없습니다.
반면 수사사법관은 퇴직 후 2년간 검사로 임용될 수 없습니다.
즉, 현직 검사나 검사 출신이 언제든 수사사법관이 될 수 있는 구조입니다.
이렇다면 지금의 검찰 중수부와 무엇이 달라지는지 의문입니다.
이원화 구조를 유지하려면, 최소한 검사 퇴직 후 일정 기간은 수사사법관으로 임용되지 못하도록 제한해야 합니다.
3. 중수청 이원화 문제
추진단은 수사사법관과 전문수사관이 상하관계가 아니라고 설명하지만, 법률은 그렇게 읽히지 않습니다.
- 수사사법관의 직급은 ‘청장’과 ‘수사사법관’ 두 개뿐이며, 중수청장은 수사사법관입니다.
- 수사사법관은 변호사 자격자이거나 수사사법관 시험 합격자만 가능합니다. 구조적으로 더 높은 지위를 가질 수밖에 없습니다.
- 그런데도 두 직군 모두 형사소송법 197조 1항의 동일한 수사업무를 수행하도록 되어 있습니다.
추진단은 “수사사법관이 전문수사관을 지휘하지 않는다”고 말하지만, 법률에는 이를 보장하는 명문화된 규정이 없습니다.
“수사사법관보다 직급이 높은 전문수사관도 있다”는 설명 역시 법률상 근거가 없습니다. 앞서 언급했 듯이 수사사법관의 직급 단 두개로만 구분되기 때문입니다.
4. 총평
오늘 입법예고된 공소청법은, 사실상 옛 검찰청법에서 이름만 바꾼 것 같습니다. 검찰청법을 읽었을 때의 답답함 그대로입니다.
검사의 직접 수사권만 삭제되었을 뿐, 검사가 누려온 특별한 지위는 거의 그대로 유지됩니다.
만약 검사들이 보완수사권까지 갖게 된다면, 기존 대비하여 무엇이 변화된 것인지 모르겠습니다.
중수청법 역시 검사들의 출구를 만들어준 법안처럼 보입니다.
수사사법관과 전문수사관의 역할 구분은 모호하고, 상호 지휘 금지에 대한 명문 규정도 없으며, 현직 검사·검사 출신의 진입 제한도 없습니다.
오늘 입법예고된 두 법안은, 검찰개혁을 염원했던 지지자들의 기대에 크게 못 미치는 것 같습니다.
부디 국회 논의 과정에서 제대로 수정되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