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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의공원

붓다의 길 - 평화를 위한 긴 여정 1

7
2026-01-11 22:41:03 수정일 : 2026-01-26 00:54:17 112.♡.175.67
낮은목소리

https://www.lionsroar.com/wp-content/uploads/2025/05/Footsteps-of-Buddha-cover-small.jpg

사진: James Gritz LINK


앞에 어떤 분이 미국 콜롬비아주에서 평화를 위한 행진을 하는 스님들 소식을 전해 주셔서 떠오른 생각을 적어 봅니다.

보통 인도의 불교 성지 순례는 더위를 피해 1,2월 13박14일 내외 일정으로 다녀오게 됩니다.

인도 서부의 뭄바이에 도착해 인도불교 초창기 대규모 탑 건축물인 산치대탑과 세계적인 석굴유적인 아잔타석굴, 대규모 불교대학이었던 나란다대학을 보기위해 기차로 중부지역으로 이동합니다. 서부와 중부지역에는 이들 유적 빼고 딱히 불교유적이 없기 때문에 이후 북쪽으로 이동해 타지마할을 구경하고 동부로 이동해 본격적으로 불교유적을 돌아다니게 됩니다.

붓다의 유적은 대부분 인도 북동부, 네팔에 가까운 지역에 모여 있습니다. 붓다께서 네팔 룸비니에서 태어나신 걸 감안하면 삶의 반경이 대부분 북동부에 몰려있는 건 당연한 일일 겁니다. 붓다가 깨달음을 얻은 부다가야, 붓다께서 처음 설법하신 사르나트, 붓다께서 금강경을 설했던 쉬라바스티(기수급고독원), 법화경을 설했던 영축산(라즈기르 주변) 그리고 열반하신 쿠쉬나가르를 돌아보고 이후 네탈로 넘어가 탄생지인 룸비니를 둘러보게 됩니다. 보통 룸비니가 여행의 끝입니다. 그리고 네팔 카트만두에서 한국으로 돌아오게 되죠. 인도의 불교성지에는 2000년 전 인도의 아쇼카대왕이 세운 석주들이 있어 그곳이 붓다의 성지임을 알 수 있습니다.

다녀보신 분이 계신 지 모르겠지만 불교성지순례는 기차를 타거나 버스를 타고 이동하는 시간이 대부분입니다. 유적과 유적 사이 거리가 상당히 멉니다. 그리고 대부분 비포장 도로여서 이동하기가 무척 어렵습니다. 인도 땅이 참 크구나 새삼 느끼게도 되고 이 먼길을 붓다께서 걸어다니며 탁발하고 사람들을 만났구나 싶어 그 길을 조용히 관망하는 게 여행의 핵심입니다. 다만 인도 북동부는 버스나 관광객을 터는 무력폭력배가 있어 실제 붓다가 걷던 길을 일반인이 따라 걷기는 쉽지 않습니다. 버스는 어떠한 일이 있어도 쉬지 않고 달리죠. 폭력배가 달려들지 못하게요.

인도 불교성지순례의 가장 하이라이트는 붓다께서 춘다라는 사람 집에서 공양을 얻어 드시고 나서 심한 식중독에 배탈을 겪으시고 당신의 죽음을 예감하시면서 머나먼 쿠쉬나가르까지 걸어가신 길입니다. 버스를 타고 하루종일 가야하는 거리를 며칠동안 걸아가신 겁니다. 붓다는 당신이 돌아가신 이후 사리를 얻기 위해 여러 나라가 싸울 것을 우려해 일종의 중립시대인 쿠쉬나가르까지 걸어갑니다. 쿠쉬나가르는 인도의 시골 중에 시골인 곳입니다. 제자 아난다 한 명만을 데리고 먼길을 쉬엄쉬엄 걸어 쿠쉬나가르에 도착해 쌍수윳나무 아래 가지러니 몸을 눕히고 돌아가셨죠. 덕 높은 스님들이 보통 앉아서 돌아가시는 놀라운 모습을 보이곤 하시지만, 붓다의 열반에서 그러한 드라마틱한 모습은 보이지 않습니다. 

그러나 팔십 먹은 노인네가 아픈 몸을 이끌고 그 먼길을 걸어와서 돌아가신 걸 생각하면서 많은 불자들은 쿠쉬나가르에 있는 열반당에서 웁니다. 전세계 많은 나라 사람이 쿠쉬나가르에 오는데 하나같이 비슷한 모습입니다. 열반당에는 붓다가 누워계신 모습을 본뜬 와불이 있습니다. 붓다는 신격화되지 않은 인간의 모습으로 깨달은 자의 본질을 보여주시다 돌아가셨죠. 나이가 먹어가면서 붓다가 남기신 말씀이 더욱 가슴에 와닿아요. 불교란 나이 먹으면 확 와닿은 종교라는 생각이 듭니다.

붓다는 쿠쉬나가르에서 제자 아난다에게 다음과 같은 말을 남기고 돌아가셨다고 전해집니다.

아난다여,
이제 나는 늙어서 노후하고
긴 세월을 보내고 노쇠하여

내 나이가 여든이 되었다.

마치,
낡은 수레가 가죽 끈에 묶여서 겨우 움직이는 것처럼
나의 몸도 가죽 끈에 묶여서 겨우 살아간다고 여겨진다.

그만 하여라, 아난다여
슬퍼하지 말라, 탄식하지 말라, 아난다여

사랑스럽고 마음에 드는 모든 것과는
헤어지기 마련이고
없어지기 마련이고
달라지기 마련이라고
그처럼 말하지 않았던가

아난다여,
태어났고 존재했고 형성된 것은 모두 부서지기 마련인 법이거늘
사라지지 않는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그런 것을 두고 '절대로 부서지지 마라'고 한다면
그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아난다여,
그런데 아마 그대들은 이렇게 생각할지도 모른다.

"이제 스승은 계시지 않는다. 스승의 가르침은 끝나 버렸다."

아난다여,
내가 가고 난 후에는
내가 그대들에게 가르치고 천명한 법과 율이
그대들의 스승이 될 것이다.

아난다여,
그대들은 자신을 등불(섬)로 삼고
자신을 의지하여 머물고 남을 의지하여 머물지 말라
진리를 등불삼고 진리에 의지하여 머물고 다른 것에 의지하여 머물지 말라

내가 설명한 것은 무엇인가
이것은 괴로움이다
이것은 괴로움의 원인이다
이것은 괴로움의 소멸이다
이것은 괴로움의 소멸에 이르는 방법이다.

참으로 이제 그대들에게 당부하노니
형성된 것은 소멸하기 마련인 법이다.
게으르지 말고 해야 할 바를 모두 성취하라
이것이 여래의 마지막 유훈이다.  
낮은목소리 님의 게시글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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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 [1]
테드_창
IP 61.♡.157.40
01-11 2026-01-11 23:06:46
·
불교가 개인의 마음을 다스려서 괴로움 없는 삶을 살아가는 마음가짐을 알려주는 정도로 오해 되기 쉬운게 사실입니다만,
공부해 보면 실로 충격적인 내용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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