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국제 정세를 보면 ‘신제국주의’라는 말이 왜 다시 나오는지 굳이 설명이 필요 없을 정도입니다.
이럴 때일수록 한국에서 반복되는 몇 가지 위험한 착각은 짚고 넘어가야 한다고 봅니다.
첫째,
“주한미군 있으니까 안전하다”, “한미동맹은 절대 안 깨진다”, “전쟁 나면 미국은 자동으로 개입한다”
이런 말들, 솔직히 말해 희망 회로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닙니다. 미국은 동맹을 신뢰나 의리로 관리하는 나라가 아닙니다.
개입하지 않았을 때의 손실과, 개입했을 때의 비용을 냉정하게 계산해서 움직이는 나라입니다.
그걸 알면서도 미국을 거의 신앙의 대상으로 믿고 낙관하는 건, 현실 인식이 아니라 자기 위안에 가깝다고 봅니다.
둘째,
자주국방을 말하면 반미 세력 취급하고, 동맹 강화를 말하면 사대·종속이라고 몰아붙이는
이 유치한 이분법, 이제 그만해야 합니다. 이런 프레임은 미국 내부에서도 안 씁니다.
미국이 생각하는 ‘좋은 동맹’은 단순합니다. 즉 혼자서도 버틸 수 있고, 함께 싸우면 더 강해지는 나라입니다.
미국이 동맹을 평가할 때 쓰는 기준도 하나로 요약됩니다.
“이 나라가 빠지면 내 전략이 망가지는가?” 그게 전부입니다.
그런데 우리는 내부에서 뻑하면 이념 싸움 하느라 박 터지게 싸우고 있죠. 그 사이 미국 눈에 한국이
“있으면 편하지만, 없어도 전략이 완전히 막히진 않는 나라”로 보이면 그때도 동맹 타령만 하고 있을 건가요?
셋째,
북핵 문제를 “언젠가는 해결될 문제”로 전제하는 사고부터 버려야 합니다.
비핵화 아니면 대화 불가라느니, 북한은 곧 붕괴한다느니 하는 말들, 솔직히 말해서 현실 도피에 가깝습니다.
수십 년째 그 소리 들었지만 북한은 붕괴하지 않았고, 핵을 포기하지도 않았으며
오히려 체제를 더 정교하게 만들고 있습니다.
이 현실을 인정하지 않으면 안보 설계는 계속 엇나가고, 위기 대응은 늘 임기응변이 될 수밖에 없습니다.
이제는 “없어질 핵”이 아니라 “존재하는 핵 아래서 피해를 어떻게 최소화할 것인가”에 집중해야 합니다.
넷째,
일본을 감정의 대상으로만 대하는 태도 역시 매우 위험합니다.
역사 문제를 안보 문제와 뒤섞어 조금만 현실적인 얘기를 하면 친일 프레임 씌우는 방식
이건 구한말처럼 국제 정세와 담 쌓고 살겠다는 발상과 다르지 않습니다.
미국에게 한국과 일본은 도덕 시험 대상이 아닙니다. 철저히 기능적으로 봅니다.
얼마나 잘 결합돼 있고, 전략에 도움이 되느냐가 전부입니다.
한일 갈등이 커질수록 미국의 전략 설계에서 한국은 ‘불편한 변수’로 전락할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냉정하게 말해, 미국의 인도·태평양 전략에서 한국은 하나의 축이지만, 일본은 모든 것의 허브입니다.
오키나와, 요코스카, 요코타, 사세보를 보십시오. 대만, 남중국해, 필리핀 어디로 가든
일본은 빠질 수 없는 연결 고리입니다.
이런 현실을 외면한 채 국내 정치 논리나 선거용 구호를 외교·안보에 그대로 투사한다면
한국은 미국과 중국 모두에게 일관성 없고 관리만 필요한 나라로 보이게 될 겁니다.
그건 ‘중요한 동맹’이 아니라 ‘계산만 하면 되는 대상’으로 전락하는 길입니다.
최근 시진핑이 했다는 “이사 갈 수 없는 이웃”이라는 발언을 곱씹어 볼 필요가 있습니다.
그 말의 반대편에는“너무 멀리 있어서 내 땅을 차지할 수 없는 나라”가 있습니다.
미국과의 관계가 무엇보다 중요해진 시기라 몇 자 적어 봅니다.
포기하는 순간 죽을거라는걸 알기에
핵 포기해도 안죽을 거라고 국제사회가 확신을 줘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