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가끔 제가 겪었던 사건 중에 소회가 깊은 내용을 적곤 하는 코지 변호사입니다.
이번은 어린 나이에 꼬이고 꼬인 사건을 통해 실형을 받아 수감 생활을 마치고 저를 방문한 한 대학생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음악도를 꿈꾸던 대학생이던 그였지만, 더는 꿈대로 살기 어렵게 된 현실이 안타까웠던 기억이 납니다.
작년 12월 경 어느 주의 화요일 오전에 지난 달 출소한 한 청년이 사무실을 방문했습니다.
그전 날 예의 바르게 문자를 보내왔는데, 부모님으로부터 제가 자신을 위해 수고해줬다는 말을 전해듣고 감사 인사를 오고 싶다는 것이었습니다.

흔쾌히 약속을 잡은 것이 바로 다음 날인 화요일 오전.
저는 그가 1심에서 법정구속되고 2심 항소 포기를 한 후에 청구된 민사 손해배상 소송의 대리인으로서 해당 사건을 접했기에, 뒤늦게 사건을 보게 되었습니다. 사건은 형사범죄 중에서도 중한 편에 속하는 범죄였는데, 사건의 기록을 읽다보니 제1심 형사 재판에서 미흡하게 주장하거나 아예 놓친 부분들이 눈에 보여, 혼자 안타까워했던 기억이 납니다.
이런 내용들을 민사 손배청구에서 항변 거리로 사용하여 나름대로 청구액의 1/3이 안되는 수준으로 막았는데, 상대가 항소를 포기하면서 1심 선고액이 그대로 확정되었습니다. 확정일에 바로 상대방 변호사님과 판결금 및 소송비용 일부에 대하여 계산한 돈을 보내고 마무리까지 제 손으로 마쳤습니다.
그 후에 대학생인 피고인에 대해 피해자의 신고로 대학의 징계위원회가 열렸는데, 이 건에도 대리인 자격으로 의견서와 구두진술을 하여 제적이 아닌 무기정학으로 나름의 선방을 했습니다. 무기정학은 정해진 절차를 거쳐 다시 학교에 복귀할 수 있는 길이 있기에 학생으로서는 다음을 기약할 기회가 생긴다는 면에서 다행으로 봅니다.
이런 히스토리를 가졌던 당사자가, 직접 얼굴을 보진 못했던 그가, 애띈 모습으로 사무실을 찾아왔습니다. 세 가지 맛이 섞인 작은 음료수 상자를 한 손에 들고 어색하게 인사하는 그를 보니 내 마음 한 구석이 짜하게 울렸습니다.
그간 학생으로서만 살아왔을 그 인생이, 그 길로 나아갈 미래를 그렸을 그 인생이, 앞으로는 많은 면에서 계획했던 것과 다른 모습이 될 수밖에 없는 현실이라는 안타까움 때문이 아니었을까 싶습니다.
이런저런 얘기들을 나누다가 조심스레 꼰대처럼 건낸 말들도 주의깊게 들어주는 모습을 보니, 제 우려와는 달리 자신의 인생을 잘 이끌어가겠구나라는 마음이 들게 되었습니다.
부디 그러하길.
억울함도, 막막함도 모두 다 잊고 주어진 삶을 더 치열하게 살아가길 바랄뿐이었습니다.
p.s) 위 형사 사건은 충분히 무죄로 인정될만한 정황이 많았습니다. 직후의 피해자 행동이나 주고 받은 문자메시지 등을 통해 충분히 입증이 가능할수 있다고 판단했는데, 이러한 주장이 심도깊게 다뤄지지 않은 안타까움이 큰 사건이라 생각합니다.
이에 범죄 가해자를 두둔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미리 말해두고 싶습니다.
무죄를 인정받았을수 있다고 적으실수 있었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