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선 원유는 성분 밀도에 따라서 몇 가지 등급으로 구분되는데 크게는 경질유와 중질유로 나눠집니다.
성분 밀도가 낮은 경질유류는 정제 가공이 쉬워서 당연히 원유 가격은 비싸고 정제 비용이 저렴합니다.
반대로 온갖 성분이 가득한 중질유는 정제 가공이 복잡해서 당연히 원유는 싸고, 정제 비용이 비싸죠.
미국 정유사들은 일찌감치 정교한 정제기술을 개발해서 싼 중질유를 사들여서 비싼 휘발유나 가솔린, 항공유등을 만들어서 팔았습니다. 미국 남부 멕시코만 연안에 정유 시설들이 다 이런 중질유 기반의 정유 시설들입니다.
70년대 오일쇼크를 겪으면서 미국 회사들은 불안정한 중동 대신 미국 인근에서 원유를 조달하기를 원했고,
미국내 시추 규제로 인해서 외국에서 답을 찾아야 했습니다. 그렇게 선택 된 곳이 세계 최대 중질유 매장량을 가진 베네수엘라였습니다.
2010년 들어서 미국에 셰일 혁명이 터지면서 미국은 세계 최대 산유국으로 올라섭니다.
하지만 문제는 미국에서 나오는 원유가 대부분 경질유라는 겁니다.
미국 정유 회사들 입장에서는 이 경질유로 제품을 만들려면 새로운 정제 시설을 지어야 했는데.
건설비가 한두푼 들어가는 것이 아니니 그냥 경질유는 수출해서 팔고, 중질유는 계속 수입해서 제품을 만드는 편이 나았죠
그러다보니 세계 최대 산유국이지만 여전히 중질유를 수입해야 하는 딜레마에 빠집니다.
2019년 미국이 베네수엘라를 제재하면서 베네수엘라 수입이 막히자 미국 정유회사들은 베네수엘라산 보다 비싼 캐나다산이나 러시아산 , 중동산 중질유를 수입해야 했고 2024년도 기준으로 미국 원유 수입량의 70%가 중질유이고, 이중 60%가 캐나다산 입니다. 하지만, 단순히 원유 가격만의 문제만 있던 건 아닙니다.
첫 번째로 베네수엘라 원유는 초중질유입니다.
너무 점성이 높아서 운송을 할려면 나프타 같은 희석제를 넣어야 하는데,
미국은 셰일 오일 혁명 덕에 희석제가 남아돌고 있습니다.
즉 미국은 남아도는 희석제를 베네수엘라에 팔고, 베네수엘라는 원유에 희석제를 섞어서 다시 미국에 팔게 됩니다.
미국 정유사들 입장에선 1석 2조인 상황인거죠.
두 번째로, 러시아와의 문제입니다.
우크라이나 전쟁 전까지 러시아는 베네수엘라만큼 효율 좋은 중질유를 가지고 있는데 특히 디젤 생산량은 세계 최고 수준이라 러시아 정유사들의 디젤은 전세계 디젤 가격에 영향을 미쳤습니다. 미국 역시 22년전까지는 러시아산 중질유를 가지고 디젤을 만들어서 팔았지만 러시아 정유사들에게 비할바는 아니였죠.. 하지만 이제는 상황이 바뀝니다.
우크라이나가 러시아 정제 시설을 타격해서 디젤 생산량이 대폭 감소했고 , 반대로 미국은 베네수엘라를 손에 넣었습니다.
미국이 저렴한 베네수엘라산 중질유로 디젤을 왕창 뽑아내서 러시아가 비틀거리는 동안 디젤 시장 점유율을 뺏어간다면?
미국 정유사들은 돈을 벌고, 미국 정부는 러시아의 에너지 시장에서의 힘을 뺏는 또 하나의 1석 2조를 얻는 상황이 됩니다.
마지막으로, 곧 미국의 중간선거가 다가옵니다.
미국 정유사들이 저렴한 베네수엘라 원유를 공급 받는 대가로 휘발유나 디젤 같은 제품 가격들을 낮춘다면
과연 미국인들의 선택은 트럼프의 불의에 대한 심판을 할까요? 저렴해진 기름값에 대한 지지를 보낼까요?
워낙 문제가 많은 정권이니 이거 하나만 가지고 중간선거를 이길 수 있을진 모르겠습니다만.
그렇다고 도움이 안된다고 할 수도 없는 노릇입니다.
이 정도면 설명이 됐을까 모르겠네요
더 이상 중동 눈치 안보고 에너지 패권을 끌고 올 수도 있죠.
게다가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유럽쪽 판로도 열어제꼈죠... 때 마침 노르드스트림이 딱 파괴되네요?
이걸 그냥 두고 봐요? 저 미국이?
미국의...것...
미국을...더...위대하게...요...
디젤이나 기타 산업용 오일정제를 통해 산업용으로 쓰기 위함이죠.
중질유에서 고급오일은 별로 생산이 안된다는 점도 잊어서는 안됩니다.
고급오일은 휘발유,항공유를 지칭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