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3:00 KST - 톰슨로이터 - 석유 수출국 기구를 포함 OPEC+ 는 일요일 회원국 회의를 마치고 석유생산량을 동결하기로 결정했다고 로이터 통신이 타전하고 있습니다.
급변하는 중동, 이란, 러시아 및 베네주엘라 등 회원국들의 정세에 대한 위기 국면에 대응하는 결정은 분명 아니라고 로이터 통신이 덧붙였습니다. 전세계 원유 생산량의 절반이 약간 넘는 OPEC+ 8개 회원국의 이번 회의는 2025년 원유가가 18% 급락한 뒤에 열렸습니다. 2020년 이후로 가장 원유가가 급락한 상황으로 여전히 공급과잉 우려가 시장전반을 지배하고 있는 가운데 결정된 것입니다.
OPEC 및 OPEC+ 내부의 갈등도 고조되고 있습니다. 사우디와 UAE간의 긴장이 10년이래 후티반군 사태이후 최대 긴장국면을 맞고 있습니다. 또한 오늘 베네주엘라 마두로 대통령이 미국에 의해 구금된 이후 OPEC 및 OPEC+ 최대의 균열이 예상되고 있습니다.
"현재 원유 시장은 공급-수요 기본 요인보다는 정치적 불확실성에 더 크게 영향을 받고 있습니다. 오늘 OPEC+의 결정은 미국에 대항하기 보다는 안정을 추구하고 있는 신호로 보입니다."
- 호르헤 레온 / 리스타드 에너지 에널리스트 및 전 OPEC 관계자 -
현재 사우디는 빈 살만 왕세자의 도덕성 논란은 차치하더라도, '비전 2030'이나 '네옴시티' 같은 거대 프로젝트에 돈이 너무 많이 들어가 재정 상황이 예전 같지 않습니다. 반면, UAE는 글로벌 기업들을 성공적으로 유치하며 경제 체급을 키웠고, 이에 사우디가 견제를 놓으면서 양국 감정의 골이 깊어진 상태죠.
가장 큰 충돌 지점은 역시 '석유'입니다.
UAE는 최근 몇 년간 막대한 돈을 들여 석유 생산 능력을 대폭 늘려놨습니다.
투자금을 회수하고 무기 구매 대금도 치르려면, 지금 당장 증산해야 합니다.
그런데 OPEC의 맏형인 사우디가 이걸 결사반대하고 있습니다. (꼬봉인 쿠웨이트, 알제리, 오만 등등을 조정)
사우디는 계속된 투자실패와 실정으로
국가 재정을 유지하기 위한 유가 마지노선이 배럴당 90달러대(약 $96)로 매우 높아서,
무조건 생산을 줄여서라도 가격을 방어해야 하는 절박한 상황이거든요.
여기서 UAE가 진짜 화나는 포인트가 나옵니다.
UAE는 사우디보다 경제 구조가 탄탄해서 재정 균형 유가가 훨씬 낮습니다(약 $60~70). 즉, UAE는 유가가 좀 떨어지더라도 물량 공세(박리다매)를 펴서 이득을 볼 체력이 있는데, 사우디가 자기 살겠다고 UAE의 손발까지 묶어버린 겁니다. UAE 가 돈을 훨씬 더 많이 벌 수 있는데 그걸 막는거죠.
미국을 비롯한 비 OPEC산유국의 석유생산량은 점점 많아지고 있고,
석유라는게 계약을 하면 일정기간동안 구매선을 돌리기가 쉽지않기 때문에,
지금 마켓쉐어를 잃는것이 장기적으로 UAE의 석유 판매에 큰 악영향을 끼칠 수 있기도 하구요.
더 큰 문제는 사우디가 억지로 유가를 높여놓는 사이에 진짜 경쟁자들이 이득을 보고 있다는 점입니다. 유가가 높게 유지되니, 채산성이 안 맞던 미국 셰일 오일이나 남미(브라질, 가이아나)의 신규 유전들이 "이때다!" 하고 생산을 늘려 야금야금 시장 점유율(Market Share)을 뺏어가고 있습니다.
UAE는 한창때의 삼성처럼 조금 저가로 운영하면서 치킨 게임'을 걸어 어중간한 경쟁자들을 고사시키고 시장을 장악하고 싶은데, 경제정책이 죽쑨 사우디가 석유 증산을 용납하지 않고 석유 가격을 올려대니까.
저가에서는 채산성 없다는 알라스카 유전까지도 투자금액이 마구 몰리는걸 보면
UAE 입장에서는 사우디 때문에 빤히 눈뜨고 점유율을 뺏기는 꼴이니 미치고 팔짝 뛸 노릇인 거죠.
거기에 이젠 제제받던 베네수엘라산 석유까지 마켓쉐어를 빼았으러 국제 시장에 들어오겠네요?(복구에 시간은 좀 걸리겠지만), 거기에 우크라이나 종전하잖아요? 전쟁 복구 비용 마련을 위해 미친 듯이 기름을 퍼 올릴 러시아까지 대기 중입니다. 지금은 주로 중국이나 인도에 덤핑해서 판매하고 있어서 국제 유가와 큰 관련은 없습니다만.. 제제가 풀리면? 나중에 공급 과잉으로 유가가 폭락하기 전에 석유 생산량을 늘려서 지금 한 푼이라도 더 벌어야 하는데, 사우디의 감산 강요로 '골든타임'을 놓치고 있다는 위기감이 팽배합니다
결국 UAE는 "내가 내 기름 팔겠다는데 왜 네가 막느냐"는 불만이 폭발 직전이고,
사우디는 "나 혼자 죽을 순 없다"며 멱살을 잡고 있는 형국입니다.
이것 말고도 UAE와 사우디 양측이 충돌하는 것들이 너무 많아요. 이러다 큰일날듯...
우리나라도 UAE와 이래저래 깊게 엮여 있는 만큼(군사, 원전, 경제 협력 등)
(세간에 나돌던 한-UAE 비밀군사협정이라는게 있는지 없는지는 모르겠지만)
이 양국의 알력이 어디로 튈지 우리 정보 당국과 외교 라인이 촉각을 곤두세워야 할 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