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몇 년 동안 계속 마음에 남아 있던 ‘친구’와 ‘인간관계’에 대한 생각을 한번 정리해봅니다.
저는 한국에서 군 전역, 대학(상경계열)을 졸업하고, 일반 대기업에서 사무직으로 약 7년 정도 일했습니다.
소위 말하는, 크게 흔들릴 일 없는 안정적인 경로였죠.
그러다 개인적인 고민 끝에 전공을 바꿔 미술을 하겠다고 결심했고, 그 선택으로 미국 유학을 가게 됐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그때 분위기는…
“미쳤냐?”
“그 나이에 다시 공부한다고?”
“30대에 미술을 시작해?”
참고로 그때는 결혼도 한 상태였고, 아내는 임신 중이었습니다. 응원은커녕, 웃음 섞인 반응이 대부분이었고
현실을 들먹이며 말리는 사람들이 더 많았던 기억이 납니다. 가족들 역시 걱정과 반대가 앞섰고요.
그래도 제 선택이었기에 아내와 함께 그동안 모은 전 재산을 들고 미국으로 왔습니다.
유학생활은 빠듯했고, 취업과 정착 과정은 생각보다 훨씬 험했습니다.
돌이켜보면 ‘해냈다’기보다는 그냥 묵묵히 버텨온 10년이었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그렇게 10여년이 지났고, 2021년 즈음.. 10년만에 처음으로 한국에 돌아가 가족과 친구들을 만났습니다.
이번엔 단체 모임 대신, 보고 싶은 예전 직장 동료들과 친구들을 한 명씩 따로 만났습니다.
이제는 이상하게도 그게 더 편하더군요.
그런데 대화를 나누다 보니
유독 반복해서 나오는 질문들이 있었습니다.
지금은 돈 얼마나 벌고 있냐
집은 자가냐, 전세냐
미국에서는 어떤 회사 다니고, 위치는 어느 정도냐
악의는 없었을 겁니다. 그냥 궁금해서, 혹은 관심의 표현이었겠죠.
그런데 10년 만에 만난 자리에서 안부를 나누기보다, 이들에게 제 인생의 ‘성적표’를 제출하는 느낌이 들더군요.
조금은 씁쓸했고, 그날 이후로 저 자신도 돌아보게 됐습니다.
나는 누군가를 만날 때 그 사람의 삶을 묻고 있었을까. 아니면 나도 모르게 비교부터 하고 있었을까 하고요.
그래서 요즘은 혼자 등산을 다니며 생각을 정리하고 있습니다.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되는 곳에서,
20–30km를 걸으면 몸은 분명 피곤한데 이상하게 마음은 훨씬 가벼워집니다.
혼자 걷고 있지만 외롭지는 않고, 오히려 안이 꽉 차는 느낌이 듭니다.
아마 당분간은 이런 방식으로 제 생각을 정리해나가며 살아갈 것 같습니다.
저만 이렇게 생각하는 것인지 궁금하네요...

그런것만 물었겠습니까
혹시 그것만 기억하시진 않나요
제가 가고 싶었던 길이었기에 그냥 편하게 주저리 써봤어요
요즘은 일적인 성취보다는 ‘나만의 작업’을 다시 해보고 싶다는 마음이 더 커졌어요. 회사 일과 개인 작업을 병행하며 몇 년째 이것저것 시도해보고 있는데, 아직도 헤매는 중입니다.
말씀 주신 질문들이 사실 한두 줄로 답하기 어려운 이야기들이라 저도 정리가 잘 안 된 채 주저리 쓴 것 같습니다. 그래도 이렇게 공감 섞인 질문을 주셔서 개인적으로는 많이 감사했습니다.
결혼까지 한 상황에서 얼마나 힘드셨을지 상상도 안됩니다 근데 지금 역시 아티스트로 남아있다는 그 사실 하나만으로도 존경스럽고 성공하셨다는 생각이 들어요 대단하시고 멋집니다!
예술은 결국 죽는 날까지 계속되는 과정이 아닐까 라는 생각도 들어요 애초에 "단 하나의 결론이나 결과"라는 말이 어울리지 않는 세계 같습니다
예술의 끊을 놓지 않는 삶 자체가 참 아름답습니다 원하시는 "나만의 작업"의 길에 꼭 닿으시길 바라고 이곳에서 작품으로 소통하는 때가 왔으면 좋겠네요
요즘 제가 개인적으로 붙잡고 있는 건 아주 조용한 자연 풍경을 기록하는 작업입니다. 의미를 만들기보다는, 그냥 바라보고 남기는 쪽에 더 가깝습니다. 저의 개인적인 이야기를 이렇게 공감해 주셔서 저에게 큰 위로가 되었습니다. 다시한번 따뜻한 댓글, 정말 감사드려요. 행복한 연말 맞이하세요.
솔직히 현실적인 질문도 궁금하잖아요.
부럽습니다~~~
대화하다 말이 나와서 자연스레 알게된다면 모를까.
저는 그래서 절친끼리도 그런 부분은 알생각도 하지않고 지냅니다. 딱 그런 부분만 빼고 가족관계, 가정의 대소사, 고민거리..속속 다 알지만.
다만 말씀하신 것처럼, 대화를 자연스럽게 하다 보면 그런 이야기들이 흐름 속에서 나오게 될 때가 있고, 그럴 때는 오히려 거북하지 않고 대화가 자연스럽게 이어지더라고요. 또 최근에 느낀 건, 가끔은 꽤 친한 사이인데도 이런 개인적인 이야기를 아예 묻지도, 나누지도 않으면 서운해하는 친구들도 있다는 점이었습니다. 그래서 결국은 정답이 있다기보다는, 그때그때 상황과 관계에 맞게 조심스럽게 받아들이는 수밖에 없겠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그게 쉽지 않더라고요.
다들 부럽다. 좋냐? 환경은? 등등 글쓴이님과 같은 호구 조사 당하고...
친구니 제가 또 조언을 한답시고.. 두 손에 꼭 쥔 사과를 놓지 않고 다른 사과를 하나 더 잡을려고 하면 아무것도 안되니, 하나 내려놓고 다른 하나 잡아라고 해도 뭐.. 소귀에 경읽기였습니다...
그래서 요즘은 한국 갈 때면 비행기 안에서부터 마음의 준비를 하고 들어가게 되더라고요. 아마 친구분들도 너무 편하고 가까운 사이라, 편하게 받아들였나봐요. 다만 그 말들의 의미는 시간이 지나서야 천천히 깨닫게 되는 경우도 있잖아요.
힘내시라는 말밖엔 드릴 수 없지만, 힘내세요.
그렇지만 관계 그 자체에 또 너무 매몰되지는 마시고 그냥 창가에 앉아 지나가는 사람들 멍 때리듯이 친구들도 그렇게 만나서 거기에 비추어 좀더 객관적으로 자신을 구석에 미루어 두시는 정도...
이 말씀이 마음에 와 닿네요...창가에 앉아 사람들 바라보듯이, 친구들도 그렇게 조금 여백을 두고 만나는 방식이 지금의 저에게는 편안하더군요. 고립이 목적은 아니고, 균형을 찾는 과정쯤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좋은 말씀 감사드립니다.
너무 부정적으로 보시기만 할필요는 없을듯합니다.
초등학교때 게임하며 우와 너 레벨 부럽다 와 같은거죠.
가만보면 '똑같이' 흘러가는 삶을 싫어하면서도, 남들과 '똑같이' 혹은 '비슷하게'는 살아야 잘 산다고 생각하는 뭔가 앞뒤가 안맞는 부분들이 있어요.
누구나 돈을 많이 벌고 직장에서 높은 자리에 앉는 삶을 살아가는게 아닌데 말이죠.
저도 그런 질문 싫어하다보니 공감이 가네요. 이것도 결국 성향차이려나 싶기도 하네요.
자신이 가보지 않은 길을 간 친구에 대한 관심표현이고 궁금증입니다
물론.. 자신과의 비교지표도 빼놓을 순 없겠지만, 잘 지낸다면 좋은 거니까요
해외생활 하는 사람은 많지만 주변 가까운 사람이 저런걸 물어볼 만한 사람이 의외로 많지는 않아요
오지랍이나 무례와는 다른거라고 봅니다.
저는 이런 질문들이 결국 질문 자체라기보다
그걸 받는 순간의 내 상태에 따라 다르게 느껴지는 것 같아요.
내가 이미 꺼내고 싶은 이야기가 있을 때는 “요즘 어때?” “잘 지내?” 같은 질문이 오히려 반갑고,
반대로 말하기 껄끄럽거나 정리가 안 된 시기엔 같은 질문도 부담스럽게 느껴질 수 있고요.
예를 들면 회사에서도 요즘 “주말에 뭐 했어요?” 같은 걸 잘 안 묻는 분위기지만,
주말에 진짜 신나거나 나누고 싶은 일이 있었으면 그런 질문이 고마울 수도 있잖아요.
반대로 별 일 없거나 컨디션이 안 좋았던 주말이면, 질문 자체가 괜히 신경 쓰일 수도 있고요.
결국 “무례냐 / 관심이냐”로 단정하기보다는,
그때의 내 상황과 마음에 비춰서 받아들이게 되는 영역도 있는 것 같아요.
이런 맥락에서 예전에 본 영상 하나가 떠올라서 링크 남깁니다.
남의 말이 유독 걸릴 때가 언제인지, 결국 그건 타인의 의도보다
내 확신의 상태와 더 관련 있다는 이야기를 다루는데
본문 작성자 분의 고민과 일부 닿아 있는 지점이 있어 보여서요.
( 영상의 댓글들도 재밌고요. 다양한 시각 )
아, 이런 맥락도 있는 것 같아요.
자주 만나고 근황을 속속들이 알고 지내는 사이일수록
오히려 세세하게 나눌 이야기가 더 많아지잖아요.
“지난번에 말한 옆집 사람 말이야.”
“그때 그 동료가 나한테… 내가 그 사람한테…”
이런 식으로 기존 이야기 위에
조금씩 덧붙여 가며 대화를 이어가게 되고요.
반대로 오랜만에 만난 자리에서는
이런 대화가 자연스럽게 성립되기 어렵다 보니,
결국 집, 일, 돈처럼 굵직한 이야기부터 꺼내게 된 것도
있었을 것 같아요.
또 한편으로는,
그때 그렇게 말리는데도 떠났던 선택이었으니
‘잘 되었나?’ 하는 궁금증이었을 수도 있고,
반대로 오래 지내다 돌아온 걸 보니
“생각보다 잘 지내고 있나 보다” 하고
안심이 돼서 물어봐도 괜찮겠다고
느꼈을 수도 있고요. ㅎㅎ
그런데 친하면, 다 물어 봐도 될까요? 부모자식 혹은 부부간에도 궁금하면 다 물어보고 핸드폰 열어보고 그래도 될까요? 글쓰신 분이 친구분들에게 똑같이 물어보면 그 친구들은 편했을까요? 전 친하다는 관계를 이용해서 휘두르는 폭력이라고 생각됩니다.
어떤 사람이 가진 부, 능력, 재능이 그 사람 전체 혹은 인격을 평가하는 기준이 되는 것이 전 불편하더라구요. 부/능력대로 줄세우고 자기보다 아래 있는 사람들에게 우월감을 느끼며 게으르다고 비난하고, 자기 보다 위에 있는 사람들에게는 열등감을 느끼며 좌절하고 스트레스 받고…
인간도 동물이니까, 우열을 가리려는 동물적 본능이 인간에게 있겠죠. 근데 인간은 보통의 동물과는 한참 다른 두뇌를 가지고 있습니다. 동물적 본능만을 따라 살려면, 인간대접 받기를 그만 두면 좋겠습니다.
이기적인 본능이 당연한게 아니냐 어쩔 수 없다는 말을 요즘 자주 보고 듣습니다. 한참 착각하는 거라고 단언합니다. 동물도 협력합니다. 인간은 말도 안되는 거대한 공동체를 만들어 협력하고 생존합니다. 그 안에서 이해가 충돌할 수 있지만, 법, 철학, 도덕 등을 통해서 중재하고 타협합니다. 이기적인 사람들을 피하고 싶으실 겁니다. 이 반응이 인간에게 각인된 본능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니 자신에게 혹은 대른 사람들에게 이기적이지 말라고 해 주어야 합니다.
글쓰신 분처럼 자신의 이상을 따라 움직일 수 있는 용기가 저는 너무 멋지고 부럽습니다. 꿈 꾸시는 바를 잘 만들어가시길 빕니다 ^^
"나는 평화로운 노예 상태보다 위험한 자유를 택하겠다." (I prefer dangerous freedom over peaceful slavery.)
-토마스 제퍼슨 (Thomas Jefferson)
제가 이 삶을 선택할 때 마음에 두고 있었던 태도도, 인용해주신 그 문장과 꽤 닮아 있는 것 같아요.
“편안한 삶보다는, 힘들더라도 내가 선택한 삶을 살자.” 이게 제 나름의 모토였습니다.
사실 몇 년 전엔 이런 고민도 했습니다. ‘여기서 조금만 타협하고, 좀 더 정치적으로 행동하면 훨씬 편하게 살 수 있겠구나.’ 그런데 곰곰이 생각해보니, 그 방식이 저랑은 잘 맞지 않더라고요. 그래서 결국 부딪히더라도 제 생각을 말하고, 표현하는 쪽을 선택했습니다.
지금 일하는 환경에서도 마찬가지였어요. 영어도 부족하고 문화도 다르지만, 불공평하다고 느끼는 부분이나 납득하기 어려운 워크플로우에는 제 의견을 분명히 이야기했습니다.신기하게도 그 과정에서 오히려 신뢰를 얻고, 더 많은 책임과 기회를 맡게 되더군요. 그리고 지금도 비슷한 마음가짐으로 살고 있습니다. 어찌 보면 우리는 이미 기본적인 생존 조건은 충족한 상태잖아요. 먹고, 자고, 살아가는 것 말입니다. 그래서 더더욱 사람을 평가하는 기준이 ‘얼마를 벌었는지, 어디에 있는지’로만 수렴되는 건 조심스럽게 느껴집니다.
말씀해주신 것처럼, 질문의 내용보다도 그 질문에 담긴 태도가 더 크게 다가오는 것 같아요. 진심 어린 관심인지, 아니면 비교를 위한 호기심인지는 대화를 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느껴지더라고요. 깊은 생각과 따뜻한 격려, 정말 감사드립니다.
남겨주신 말씀 오래 마음에 두고 가겠습니다.
재미나게 사시길 빕니다~~
그 말이 거슬렸는지도 모르는거겠죠
동창회에 가면 훨씬 노골적으로 서로가 서로를 비교해 댑니다.
자기가 무리 안에서 권력을 가졌었던 과거로 돌아가고 싶은 사람들이 주로 나오죠.
심지어 동창회에 가서 말도 안섞어본 돈 많은 동창을 보면 친한척을 하죠.
당황스럽게 느끼셨다면 그건 분명히 실례돼는 행동을 친구분이 하신겁니다.
반대의 질문을 하면 그친구분은 또 싫어하죠.
우위에 서고 싶어서 그런말들을 던지는 겁니다.
불쾌하게 느끼는 이유는
오로지 성공,실패의 결과로만 타인에 인생에 가치를 지네들 맘대로
부여하기 때문입니다.
상대에 거리를 인정하지 않는 친구라면 손절하는게 맞습니다.
그거 나이들면 성향이 더 강해집니다.
학창시절에 나와 시간이 흘러 다른경험을 한 나는 이미 완전히 다른 사람입니다.
성공,실패를 떠나서 그시간과 노력을 인생자체를 인정하지 않는 사람과는 친구가 될수 없죠.
심지어 초창기 사귈때 여자친구와 오랜 시간이 흘러 결혼했다면
그여자또한 처음 만날때와 전혀 다른 사람입니다.
모든관계가 그렇지만 속박보다는 떠나는게 자유를 얻을수 있죠.
결국 환경,조건,생각이 차이가 나면 절대 섞일수 없습니다.
다만 제가 회사에서 하는 작업들은 대부분 공개할 수 없는 프로젝트라, 여기서 자세히 소개드리긴 어려운 점 양해 부탁드립니다. 대신 요즘은 개인적으로 제가 좋아하는 것들을 조용히 기록하고 만드는 작업을 따로 해보고 있습니다.
응원해주셔서 정말 감사드립니다
그래도 이렇게 공감해주셔서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궁핍하면 사줄려고 물어보았을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누군가는 그 영역에서 괜찮아서 비교해서 우월감을 느끼고 싶었을 수도 있고, 누군가는 좋지 않아서 동병상련을 느끼고 싶었을 지도…
개인작으로 좋아하진 않습니다만...
그정도로 자세히 물어보는 사람이 제 주변에 없어서 어색했는데 대화를 깊게 나누다보니
안정된 미래가 지속가능하길 바라는 마음이 매우 강하고 건강이 나빠지면서 불안감이 생겨 생계와 재산에 관심을 갖게 된다고 하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