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기빈 소장이 이야기하는 미국 제조업 부활 실패론의 일부를 인용합니다.
저는 나름 노가다 계열의 일을 하고는 있지만
본격적으로 공장에서 기계의 리듬에 맞춰 일을 하는 건 해 본 적이 없습니다.
나이를 먹어가며 여기저기서 얻어듣는 이야기들에서 생각이 드는 건,
정말 힘든 일을 하는 사람들이 있어서 지금의 세상, 나의 삶이 유지될 수 있는 거구나 하는 거네요.
내가 쉽게 쓰고 버리는 100원짜리 물건 하나도 누군가가 공장에서 갈려나간 결과겠죠.
그런데 그런 사람들에게 제대로 된 보상을 해서는 유지될 수 없게 짜여진 게 이 세상인 거고,
각종 불합리한, 비정상적이라 할만한 방식을 동원하는,
즉 착취라는 방식으로 유지되고 있는 건가 싶습니다.
저도 우리도 암묵적으로 동의하며 살고 있는 거고.
(애초에 제조업이라는 게 정상적인 방식으로 존재할 수 있기는 한 것인가 하는 생각도 들고.)
산업 혁명 이후로 영국의 노동자들, 그 다음은 유럽과 미국의 노동자들,
그게 일본으로, 한국으로, 중국으로,
이제는 또 누군가를 그 착취 구조의 하부를 받쳐줄 자리에 넣을 수 있을지,
새로운 식민지를 계속 찾아온 게
지금까지의 '세계화'라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듭니다.
그런데 마지막에서 얘기하듯 미국 중국 같은 곳에서
(지금 AI가 사무직을 대체하듯)
제조업 노동자를 AI로봇으로 대체하면
고대 로마나 그리스처럼
제국 내에서는 귀족들이 (기계) 노예들의 노동 위에서 놀고 먹고
그 밖에서는 야만인들이 서식하는 구도가 될지도 모르겠다는 생각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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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조업의 부활이라고 하는 게 사실 사람이 몸을 갈아 넣어야 가능하거든요.
그런데 사람이 몸을 갈아 넣으려면,
그 공장에 들어가서 하는 일이 아주 간단합니다.
공장 노동이라고 하는 것이,
똑같은 동작과 작업을 하루에 10시간 정도 반복해야 합니다.
어쩌다 하루 이틀이 아니고 30년, 40년을 그렇게 해야
숙련도가 쌓이고 공장이 순탄하게 돌아갈 수 있는데 말이죠.
사람이 이걸 참아내고 이런 인생을 살 수 있으려면 온 마을이 필요해요.
왜 아프리카 속담에 그런 거 있잖아요.
아이 하나를 키우려면 온 마을이 필요하다고.
그런데 이게 제조업 노동자도 사실 그렇기 때문에,
제조업 노동을 하시는 분들을 영어로 '트라이브(Tribe)'라고 부르기도 하죠.
일종의 부족 같은, 그런 특수한 부족 같은 분들이고요.
이 사람들의 생활 스타일이나 삶이 유지될 수 있도록 하려면,
도시나 마을 전체가 공장이 돌아가는 것에 맞춰 순탄하게 굴러갈 수 있도록
배경 역할을 해줘야 하거든요.
그런데 제조업이라는 게 단순히 우리가 컴퓨터 게임에서 보듯
단추 하나 누르면 공장이 퍽 생기는 게 아니잖아요.
돈 얼마 투자한다고 바로 생겨나는 게 아니란 말이죠.
이런 특수한 종류의 사람들이 있어야 하고,
이렇게 일생을 사는 사람들의 삶을 지켜주는 마을과 도시가 있어야 하는
하나의 컴플렉스(Complex) 같은 건데,
이게 미국에서는 지난 30년 동안 초토화되어 있거든요.
제조업이 우리의 이상향이고 이를 통해 인생을 바꿀 수 있다는
인간의 욕망 구조를 채워줄 수 있다면 미국에서도 자리 잡을 수 있을지 모르겠으나,
중국 같은 경우는 100만 원 주고도 8시간, 10시간 일할 사람들이 널려 있잖아요.
그러니까 200만 원 주는 자리면
"어서 가야지, 내가 고향에 계신 부모님을 봉양하고 우리 식구들을 먹여 살릴 수 있으니" 하는
그런 인간의 감성이나 책임감, 각종 관계성에서 생기는 감정들을 중국에서는 채울 수 있습니다.
하지만 내가 여기서 일한다고 할 때,
월스트리트에서 돈 수십만 달러 받는 애들과 비교해 보거나
AI로 연봉 1억 달러를 받는 사람이 있는 상황에서 과연 이게 논리가 통할까요?
뭐냐 하면, 자기 삶에 대한 프라이드예요.
그 제조업 노동에 가서 기계랑 하나가 되어야 해요.
제조업 노동은 공장에 들어서는 순간에
내 개인이라는 사람임을 내려놓고 기계와 하나가 되어 혼연일체로 굴러가야 합니다.
그래야 사고도 안 나고 생산성도 올라간단 말입니다.
그런데 공장에서 나올 때는
"내가 하루 종일 뭐 한 거지? 내 인생은 뭐지?"라는 생각이 들게 되는데,
"나는 자랑스러운 노동자다."
"내가 이렇게 해서 내 가족을 먹여 살리고 사회에도 도움이 된다"라는 프라이드가 있어야
그 생활이 가능해져요.
그래서 말씀하신 대로 마을에서 예를 들어 펍 같은 곳에 가면 "어 그래, 수고했어."
"여기서 한 잔 먹고 가."
"아유 고생했어."
뭐 이런 받쳐주는 것들이 있어야 되거든요.
그래서 퇴근한 노동자들이 맥주집에 몰려가고 술 마시며 고기 구워 먹고 하면
온 마을이 같이 들썩들썩해 주는 것,
이게 고전적인 미국 노동자들이 생각하는 마을이거든요.
그런데 지금 제조업 노동이라는 걸 보면,
중국이나 베트남에 있는 분들은 이런 제조업 노동을 하는 것에 대해서
아직도 긍지를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많아요.
그리고 우리나라의 경우에도 이주 노동자분들 있지 않습니까?
우리나라에 온 이주 노동자들도 여기 와서 일하고 있는 것에 대해
상당히 긍지를 가지고 있는 분들이 굉장히 많습니다.
그러니까 그 힘든 일들을 참아내시는 거거든요.
그런데 지금 미국 사회의 문화에서 제조업 공장에 다녀서 프라이드를 느낄 수 있어야 하는데,
(우리나라에서도 해결해야 할 문제지만)
그러려면 연봉이 세야 돼요.
그런데 연봉이 세면 제조업이 경쟁력이 있겠느냐는 거죠.
그러니까 일부 특수한 종류의 제조업은 굉장히 줄 수 있는 데가 있을지 모르겠으나,
노조가 아주 세다든가 그렇지 않은 제조업의 경우에
미국이나 한국에서 성인 남녀가 자기가 프라이드를 느낄 정도로 연봉이 되려면
어느 정도 숫자가 돼야 하느냐는 거죠.

조지아주 사태 보고서에서 제가 놀랐던 것 중 하나가 뭐냐 하면,
"아니, 미국의 지도층들은 제조업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이렇게 단순하고 나이브하게 생각했단 말인가?"
"너희들 투자해라. 그래서 조지아에 있는 미국인들 고용해라" 하면 끝이라고 생각한 건가요?
이렇게 될 수 있다고 생각했다는 건 정말 미친 거죠.
택도 없는 얘기예요.
저희가 반도체 장비 만드는 업체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반도체 만드는 게 어떻게 하다가 된다고 하잖아요.
12장을 쌓거나 얇게 갈아서 비스킷이나 김처럼 붙여가지고
안 깨지게 하는 공정을 어떻게 했느냐고 물었더니,
"하다 보니까 되던데요"라고 해요.
할머니들이 찌개 엄청 잘 끓이시잖아요.
"할머니 이거 어떻게 끓인 거예요? 방법 좀 알려주세요" 하면
"아 그거 재료 넣고 물 붓고 부글부글 끓이면 돼"라고 하시죠.
설명을 못 하는 그 20, 30년 된 장인들의 손맛 같은 게 있거든요.
그게 있거든요.
이게 첨단 산업인데도 있단 말이에요.
이게 진짜 골 때리는 부분인데, 수치로 제어해서 되는 게 아니고 하다 보니 되는 거예요.
그럼 이거는 제조업에서의 '암묵지'라고 하거든요.
'임플리시트 놀리지(Implicit Knowledge)'라고 해서,
이건 대체가 안 되고 자동화가 안 되는 부분이라고 했는데,
지금 인공지능이 나오면서 이 장인들이 가진 손맛이라는 부분도
인공지능이 카피할 수 있을 것이라는 얘기들이 나오고 있거든요.
근사치까지는 가겠죠.
제조업의 패러다임에 큰 변화가 나타날 건 틀림없겠죠.
오히려 중국은 사람갈아서 하다가.. 로봇으로 엄청나게 바뀌고 있죠
제조업도 점점 고용이 주는 산업이 되고 있습니다.
차라리 그 일이라도 하게 해주세요 라고 애원하는 날이 올 지도...
AI세라든가 로봇세 같은 걸로 세상이 돌아갈 수 있다면 한 숨 돌릴 수 있을지도 모르겠어요.
중국에서는 한 5년전 부터 산업로봇 어마어마 하게 도입해서
사람이 필요없는 공정들이 늘고 있고 그래서 다크 팩토리 Dark Factory 라는 용어가 탄생했죠
(사람이 없으니 불을 켤 필요도 에어컨 같은 공조기를 돌리지 않고 식당이나 복지도 필요없죠)
중국의 늘어나는 실업률의 한단면에는 사회적 합의따위 없고 오로지 성장만 추구 하는 단계에서
급격하게 늘어나는 자동화로 인한 비고용 측면도 큽니다.
그럼 이런 결론에 도달하게 되죠 일하지 못하고 돈을 받지 못하고 소비를 못하면
차는 누가 사주지?
그게 지금 중국의 디플레입니다.
뭐 중국도 주요 당 간부들이 우리나라의 부를 모두 합친만큼 비자금을 보유하고 조금씩 풀어가며 소비를 지속해 갈수 있을수도 있겠습니다. 그쪽은 조단위로 해먹으니 총 캐파는 클것 같기도 합니다.
문제는 아랫놈들이 말을 안들어먹겠죠 정부 부채도 무시 못하고요 출혈 경쟁 측면도 있어서 마냥 압박만 하지 못하는 속으로는 답답할겁니다.
아니면 로봇세로 다같이 배부르고 등따슷한 유토피아가 올지 두렵습니다
확실한건 그 시절이 왔을때 우리나라가 로봇생태계에 노동력말고 자본 혹은 기술중 하나를 의미있게 기여하지 못한다면 최소한 우리나라에는 디스토피아가 펼쳐 지겠지요
살짝은 다행인게 아무리 뛰어난 로봇도 기억은 해야하니 저장장치는 필수라는 사실입니다.
한때는 시스템 반도체에 왜 투자를 등한시 하나 생각한적이 있었는데 이런 큰 그림이 기다릴줄은 상상도 못했습니다.
중국 미국은 나머지 지역으로부터 더 많은 자본과 자원과 인재를 빨아들일테고,
개인 단위 뿐 아니라 국가 단위로도 양극화는 더 심해지며 이득을 얻는 극소수와 나머지로 갈릴 것 같습니다.
우리나라 같은 경우가 그나마라도 아직 여지가 있다는 쪽에 속할지...
뭐, 대부분이 저소득층으로 전락할 가능성에 대해서는 예측이 어렵겠지만....
오랜시간 함께한 노동자 지분을 통체로 인정하지 않는것 같습니다.
그저 모든게 자본을 가진 소수의 것으로 생각하죠
그런데 마지막 문장이 지금의 현실이죠...
테슬라는 단차로 욕을 먹지만 그래도 대부분의 자동화를 통한 제조를 미국에서 해내고 있습니다.
팔란티어는 제조업 데이터 통합을 명분으로 말씀하신 암묵지들을 수집하고 있습니다.
제가 HD현대중공업에서 팔란티어를 사용하는 것은 매우 위험한 일이라고 했을 때 팔란티어 기술을 잘아시는 분이 data는 기술적으로 엄격하게 보호된다고 하시더군요...기술적으로 그렇겠죠...(다만 정치는 그 기술적 보장을 순식간에 무력화 시킬 수 있습니다.)
미국이...트럼프가 하는 짓과 피터틸 그리고 알렉스 카프가 하는 연설들을 듣고도 그럴것이라고 생각하시는지 의문이더라구요....
말씀하시는 대로 고단한 제조업을 인건비 싼나라로 이전시키면서 성장한 현대의 자본제국주의자들이 다시 리쇼어링을 선택했을 때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는 것이지 않을까? 라고도 생각합니다.
중국은 수감자들도 일시켜먹는 동네인데 못이기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