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스트리트저널(WSJ)의 "중국의 그 수많은 저가 상품들은 이제 유럽의 문제다 (All That Cheap Chinese Stuff Is Now Europe’s Problem)" 기사 전문 번역입니다.
중국의 그 수많은 저가 상품들은 이제 유럽의 문제다
트럼프의 관세 폭탄이 미국으로 향하던 저가 소포의 흐름을 유럽 대륙의 '뒷마당 창고'로 돌려놓다; '새로운 실크로드'의 등장
2025년 12월 17일
런던 — 트럼프 대통령의 미국 내 중국산 수입품 탄압이 저가 상품의 쓰나미를 유럽으로 재지정했습니다. 그중 일부는 '슈 에르(Xue Er)'의 뒷마당에 쌓이고 있습니다.
2021년 상하이에서 영국으로 이주한 40대 전업주부 슈 씨는 최근 중국 상인들의 옷, 가방, 소가구를 보관하기 위해 약 9평(320평방피트) 규모의 창고를 지었습니다. 미국 시장 너머로 확장을 원하는 중국 상인들이 타겟입니다. 주문이 들어오면 그녀가 직접 포장해 배송하며 배송 시간을 단축합니다. 벌이가 좋은 달에는 3,000~5,000파운드(약 500~850만 원)를 법니다.
그녀의 가족 창고는 올해 처음으로 중국의 무역 흑자를 1조 달러 이상으로 끌어올린 '그림자 물류 네트워크'의 핵심 부분입니다. 신생 화물 항공사들은 중국의 공장 허브와 유럽의 인구 중심지를 연결하며 이른바 '현대판 실크로드'를 구축하고 있으며, 이곳에서 중국계 이민자들은 남는 방에 물건을 보관해주고 돈을 받습니다.
트럼프의 무역 전쟁이 바꾼 세계 통상
중국 수출 기계의 방향 전환은 트럼프 대통령의 무역 전쟁이 세계 상업을 어떻게 재편했는지를 보여주는 가장 극적인 사례 중 하나입니다. 중국은 베이징을 고립시키려는 트럼프의 노력을 능숙하게 피해가고 있습니다. 유럽과 동남아시아로의 출하량이 미국향 수출의 약 20% 감소분을 상쇄하고도 남기 때문입니다.
중국 세관 데이터에 따르면, 올해 처음으로 유럽연합(EU)이 미국을 제치고 중국의 1,000억 달러 규모 '저가 소포 공세'의 최대 시장이 되었습니다.
중국 푸젠성에서 털슬리퍼를 제조하는 밥 리우(28)는 "유럽 시장이 계속해서, 계속해서 커지고 있다"고 말합니다. 과거 그의 사업에서 미국 비중은 80%였으나 올해 50%로 떨어졌고, 유럽 비중은 작년 2% 미만에서 올해 40%로 급증했습니다.
면세 한도의 차이가 가른 희비
미국은 지난 5월부터 800달러 미만 소포에 대한 면세 혜택(de minimis rule)을 폐지하며 중국산 소포에 관세를 부과하기 시작했습니다. 그 결과 미국향 저가 소포 수출은 40% 이상 급감했습니다.
반면, 150유로 미만은 관세가 면제되는 EU와 135파운드가 기준인 영국에서는 중국 이커머스가 호황을 누리고 있습니다. 헝가리와 덴마크로의 출하량은 4배로 늘었고, 독일, 프랑스, 영국도 50% 이상 증가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급증은 논란을 동반했습니다. 중국계 패스트 패션 기업 '쉬인(Shein)'이 파리의 유명 백화점에 첫 영구 매장을 열었으나, 웹사이트에서 아동용 성인용품과 너클 등이 발견되면서 프랑스 당국이 플랫폼 정지 조치를 검토하는 등 혼란에 빠졌습니다.
유럽의 반격과 소비자들의 갈등
이러한 논란은 EU를 자극했습니다. EU는 내년 7월부터 수입 소포에 3유로의 수수료를 부과하고, 2028년에는 면세 규정을 완전히 폐지하기로 합의했습니다. 약 3,000만 명을 고용하고 있는 유럽 소매업계와 소비자 안전을 보호해야 한다는 논리입니다.
그러나 이 흐름을 막기는 쉽지 않아 보입니다. 수년간 경제 성장이 정체된 유럽인들은 저렴한 가격에 열광하고 있습니다. 틱톡숍(TikTok Shop)이나 조이바이(Joybuy) 같은 새로운 중국 플랫폼들이 유럽 전역에 출시되고 있으며, 배송 속도를 높이기 위한 거대 물류망도 확충되고 있습니다.
영국 켄트에 사는 조이 자일스(34)는 매달 쉬인과 테무(Temu)에서 25~30개의 아이템을 주문합니다. "품질이 나쁠 때도 있지만, 싸고 편리해요. 다른 곳에서는 구할 수 없는 것들이 많거든요."
새로운 실크로드의 주역들
트럼프의 관세(평균 47.5% 추정)는 미국 시장에서 중국 플랫폼들의 최대 강점인 '저렴한 가격'을 무너뜨렸습니다. 테무는 미국 매출이 7개월 연속 두 자릿수 감소세를 보인 반면, 유럽과 영국에서는 각각 56%, 46% 급증했습니다.
이 물량을 실어 나르는 것은 중앙아시아의 화물 항공사들입니다. 우즈베키스탄의 압둘라지즈 압두라흐마노프가 세운 '마이 프레이터(My Freighter)'는 중국과 유럽 사이를 매달 200회 운항하며 테무의 물량을 쏟아붓고 있습니다. 영국 이스트 미들랜즈 공항 같은 지방 공항들은 중국발 화물을 수용하기 위해 주차 공간을 늘리고 물류 허브로 변모하고 있습니다.
그림자 물류: 가족 창고
물류 창고를 빌리는 대기업도 있지만, 영세 상인들은 유럽 내 중국 이민자들이 운영하는 **'가족 창고(family warehouses)'**를 이용합니다. 일반 상업 창고보다 저렴하고(개당 약 70센트), 가짜 상품 보관 등에도 유연하기 때문입니다.
파리 근교에서 이를 운영하는 에바 린 씨는 하루 4~5시간을 포장과 배송에 씁니다. 독일 부퍼탈에서 대형 창고를 운영하는 차오 잉(38) 씨는 하루 1,000개의 소포를 처리하지만, 한편으로는 걱정도 내비칩니다. "중국엔 좋은 물건이 정말 많은데 왜 맨날 이런 조잡한 쓰레기들만 들어오는지 모르겠어요."
위협받는 유럽의 소매업
유럽 소매업계는 위기감을 느끼고 있습니다. 프랑스 속옷 브랜드 '르 슬립(Le Slip)'의 설립자 기욤 지보는 "우리는 속옷 한 장을 15유로에 파는데, 쉬인은 그 가격에 5장을 판다"며 "소비자들의 머릿속에서 가격의 의미가 완전히 사라지고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저렴한 가격 뒤에 숨은 안전 문제도 심각합니다. 유럽 소비자 단체 조사 결과 쉬인과 테무에서 판매되는 제품의 70%가 EU 규정을 위반했으며, 유독 물질이 검출되거나 화재 위험이 있는 충전기 등이 발견되었습니다.
결국 트럼프가 닫아버린 미국의 문이 유럽으로 향하는 거대한 홍수를 만들어냈고, 이제 유럽은 경제적 압박과 환경 문제, 그리고 소비자 안전이라는 복합적인 숙제를 떠안게 되었습니다.
결국은 고비용 결말이 되니 슬프네요.
고비용이 되면 경기가 둔화되는 것도 있고 미국이 또 그 형국이니 다들 적당히 타협을 하긴해야하는데... 세상에 필요하지 않은 나라가 없는것 같습니다
보호무역이 없으면 생기는 문제가 어떤 시장에 대해서 다른 나라와 무역에 의존하고 있다가 그 나라와 국제정세가 나빠진다던가 아니면 그 나라의 변심으로 물건 가격이 오르게 된다면 나라의 경제가 마비되는 끔찍한 사태를 맞이하기 때문에... 보호무역 같은 안전장치는 반드시 필요한거죠. 어쩔 수 없는 부분인 것 같습니다.
진짜 시대가 막 바뀌네요. 아마 이런 흐름은 사람도 물류도 흐름을 많이 늦출 것 같습니다.
거참... 새계화는 당연한거라 밀어부치고 온갖 관세를 철폐하게 들이밀던게 미국이고 그것 땜에도 우리나라도 대혼란을 겪었던걸 기억하는데... 시키는대로 열어주고 이제 거기 적응해서 해나갔더니 갑자기 아닌듯!? 하며 틀어막기 시작하는 서구... 정신없네요.
짜투리 공간활용...
짜투리 차 노는 시간을 사용하는 우버 개념 등등의 물류판 같습니다.
일본 보니까 사람 없으니 택배 물량 일부는 동네 한가한 아주머니들 소일거리로 자전거 배달도 하시더군요.
IT로 생산성 향상인 셈이긴한데...
중국이 그 쪽에서 워낙 규모의 경제를 이루다 보니 문제인거네요.
물가고에 시달리는 서민들 있는 곳에서야 다들 거절하지 못할거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