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설명 : 11월 9일 서울에서 배우 에이미 백이 미국 캐스팅 디렉터에게 보낼 데모 오디션 영상을 촬영하고 있다. / 사진촬영 : 박주원 via AP Photo) LINK
00:00 KST - AP통신/서울발 - 한국 컨텐츠의 국제적 성공이후 더 많은 한국 배우들이 헐리우드 진출 가능성을 탐색하고 캐스팅 기회를 잡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AP통신이 전하고 있습니다.
한국의 배우 에이미 백(Amy Baik)은 지난해 한 TV광고모델로 캐스팅되었을때 그녀는 기회를 잡았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광고촬영이후 광고제작진과 광고주가 그녀가 출연하는 분량을 모두 통편집했다는 사실을 알고는 충격을 받았다. 이유는 연기력이 아니라 단지 그녀의 이미지가 한국 미인의 기준에 미달 - 정확히는 얼굴이 주는 특징이 부족하다는 이유에서였다.
“(통째로 편집된게) 제가 쌍꺼풀이 없기 때문이래요. 그런 피드백을 받은 이후에 한국적인 미적 기준이 뭘까? 한국에서 통하는 외모는 무얼까 하고 다시 생각해 봤습니다. 배우로 한국에서 어떻게 살아남을지도 고민거리가 되었습니다."
- 에이미 백 / 배우, 26세 -
그 경험이후 에이미 씨는 다른 시장을 적극적으로 모색하기 시작했다. 〈기생충〉, 〈미나리〉, 〈오징어 게임〉의 글로벌 성공은 헐리우드로 진출을 희망하는 한국 배우들에게 기회를 열어주었으며, 배우들이 미국 캐스팅 시스템을 헤쳐나가는 데 도움을 주는 컨설턴트들도 소규모이지만 등장했다.
"헐리우드는 꿈의 무대입니다. 연기자에게는 정점의 목표예요."
- 줄리아 김 / 캐스팅 디렉터 / 미나리, 버터플라이, 케이팝 데몬 헌터스 참여 -
오징어 게임의 박해수,케데헌의 이병헌과 같은 유명배우들은 한국과 미국 양국에 각각 소속 에이전시가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한국 신인배우들은 그런 연결고리가 부족하다. LA에 본사를 둔 업스테이지(Upstage) 엔터테인먼트 같은 에이전시들이 바로 이런 틈새에서 배우들을 발굴하고 연결하기 위해 노력중이다. 업스테이지 엔터 공동 CEO 앨리슨 덤벨은 인도와 미국에서 배우 에이전트로 경험을 쌓아왔으며 서양 제작자들이 점차 일반적인 "아시아 느낌" 의 배우들에서 "특정 한국인 캐릭터"를 찾는 수요가 늘고 있음을 관찰했다고 한다. 그녀는 이런 변화의 일부 원인으로 한국 컨텐츠의 전세계적인 인기 상승을 꼽는다.
(사진설명 : 미국 에이전시인 업스테이지 엔터테인먼트 공동대표 앨리슨 덤벨과 데본 오버만이 서울에서 열린 설명회에서 한국 배우들에게 헐리우드 캐스팅 시스템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2025년 11월 9일 / 사진촬영 : 박주원 via AP Photo) LINK
그럼에도 여전히 고정관념은 넘기 힘든 장애물이다.
"제일 짜증나는 일은 괴짜같은 역할, 극과 개연성도 없는 캐릭터, 설명이나 배경없이 막무가내 역할에 한국 배우들을 기술적인(투자,PC, 혹은 단순히 화제성)인 이유로 캐스팅하려는 미국제작자들이예요. 한국 배우들은 훨씬 더 다채로운 연기력, 다양한 매력을 지니고 있는데 여전히 그딴 이유로 캐스팅하려고 하면 저도 아예 제 배우들 추천 안합니다."
- 앨리슨 덤벨 / 업스테이지 엔터테인먼트 CEO -
현실적으로 연예계는 인맥이나 캐스팅에 노하우가 중요한 요소이다. 이같은 것들이 부족한 한국배우들에게는 헐리우드는 여전히 미지의 영역이다. 대형 소속사의 지원을 받지 못하는 배우들은 폐쇄적인 헐리우드 인맥에 막혀 시작조차 어려울 때가 많다.
케데헌 제작에 참여한 줄리아 김 캐스팅 디렉터는 유명 스타배우를 캐스팅할때나 한미 공동투자 영화에는 한국의 에이전시들과 긴밀하게 협력하지만 또다른 한편으로 인스타그램에 공개오디션을 공고하기도 한다. 줄리아 김은 헐리우드 진출을 위해 노력하는 배우들에게 보다 더 큰 힘이 되고 싶어한다.
"미국과 한국의 영화 제작시스템은 1부터 100까지 다 달라요. 미국의 캐스팅 정보는 외부에 철저하게 비밀로 붙여집니다. 때문에 캐스팅도 대부분 제작사쪽이 먼저 접근하지 배우들이 능동적으로 움직이지 않아요."
"한국 배우들에게 정말 질문을 많이 받았어요. 미국 이름을 만들어야 하나, 에이전트 계약에 금전적 부담이 얼마정도인지, 오디션때 카메라 처다봐도 돠는지 같은 질문요. 한국과 미국은 정말 많이 다르거든요."
"때문에 많은 부분에서 문제점을 보게 됩니다. 어느 한 K-POP 출신 배우의 미국식 이름표기가 무려 온라인에서 5가지로 표기되기도 했어요. 이경우 캐스팅하려는 쪽에서 바로 신뢰문제를 제기해요. 이러면 일을 진행하기 어렵죠."
- 줄리아 김 / 캐스팅 디렉터 / 미나리, 버터플라이, 케이팝 데몬 헌터스 참여 -
기술적 표준도 다르다. 한국에서는 오디션 영상에서는 특별한 제한사항이 없다. 그러나 미국에서는 반드시 배경이 흰색에 어떠한 물체도 있어서는 안된다. 프로필 사진도 마찬가지이다. 한국의 프로필 사진은 모델같은, 다양한 포즈와 이미지를 담는 반면, 미국에서는 반드시 프로필 사진이 캐스팅 캐릭터 유형을 반영해야 한다.
한국의 배우 신주환씨는 오징어 게임 시즌3, 모범택시 시즌3를 통해 인지도를 얻었으며 업스테이지 엔터를 통해 헐리우드 진출을 모색중이다. 그와 업스테이지 엔터와의 인연은 프로듀서인 아내가 링크드인을 통해 먼저 연락했다고 한다. 그의 헐리우드 진출 결심에 영향을 준 이들은 전 소속사 동료들인 한예리(미나리), 정호연(오징어 게임) 등이다.
(사진설명 : 배우 신주환씨가 AP기자와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신씨는 그의 헐리우드 진출 및 배우 경험을 솔직하게 AP에게 전해주었다. 2025년 11월 9일 / 사진촬영 : 박주원 via AP Photo) LINK
"오징어 게임에서 비중이 큰 역할도 아니었는데 그 짦은 분량에도 인스타그램에 댓글들이 폭발적으로 늘었어요. 새삼 오징어 게임의 영향력을 실감했죠."
- 신주환 / 배우 -
신주환씨는 헐리우드에서 기회를 잡기 위해 영어에 대해 구체적으로 표현법을 익히기 위해 노력한다. 3만개의 주요 영어 표현구등을 AI의 도움으로 원어민의 표현방식을 이해하기 위해 노력했다고 한다. 또한 미국 소속사인 업스테이지 엔터의 도움도 큰 역할을 하고 있다. 업스테이지 엔터는 소속 한국 배우들에게 엑센트를 억지로 교정하라고 권하지 않는다. 너무 미국식으로 접근하는 것은 오히려 차별화에 방해만 될 것이라 여긴다.
"배우들이 자기만의 엑센트가 있는건 전혀 문제되지 않아요. 오히려 더 바람직하죠. 그 배우의 정체성의 일부거든요."
- 데본 오버만 / 업스테이지 엔터테인먼트 공동 CEO -
신주환씨가 미국 진출을 모색하게 된 계기는 한국에서의 출연기회가 줄어들면서이다. 또한 한국에서 연령으로 인한 차별도 일부 배우들이 해외로 눈을 돌리게 하는 계기이다.
"3년전부터 출연 제의가 줄어들면서 업계에서 활동하기가 어려워지고 있구나를 실감했어요. 시야를 넓혀야겠다는 생각도 들었구요."
"제 나이가 40대인데 미국에서 20대 역할 오디션이 들어올 때도 있었습니다. 나중 알고보니 한국 오디션 영상에서는 보통 나이를 밝히는데 미국에서는 그런게 없다고 하더군요."
- 신주환 / 배우 -
해외작품에 출연기회를 한번이라도 접해본 한국배우들은 변화를 실감한다고 한다. 에이미 백은 넷플릭스 틴에이지 로맨틱 코미디 <XO, Kitty>에서 조연으로 출연한 계기로 자신의 외모가 해외에서 경쟁력이 있음을 실감했다고 말한다. 미국 캐스팅 감독들의 피드백은 하나같이 긍정적이었다. "액션 역할을 훌륭히 소화해 좋았다.", "기존 한국에서의 귀여운 이미지에서 변신이 인상적이다"라는 피드백은 그녀에게 용기를 주었다.
또한 해외 제작진들과 함께 작업해본 경험은 눈이 뜨이는 경험이었으며 미국식 제작환경의 장점도 확인했다. 한국식 제작환경이 야근이 일상이었다면 철저한 노동시간을 준수하는 미국식 제작환경의 효율성도 체감했다.
헐리우드에서 이번엔 제대로된 악역을 한번 연기해 보고 싶다는 포부를 밝히는 에이미 백 씨는 그녀의 헐리우드 도전여정이 자신을 믿는 법을 가르쳐 주었다고 말한다.
"처음엔 모두가 불가능하다고 했어요. '유명 한국 배우들만 할 수 있는 일'이라며 다들 말렸죠. 하지만 제가 해외로 날아가 직접 모든 걸 이뤄내고 나니 스스로가 확신할 수 있어요. 할리우드는 누구에게나 문을 열 준비가 되어 있다고요."
"한때는 R 발음을 굴리고 미국인처럼 연기해야 할 것 같았지만 지금은 그냥 자기 자신으로 연기할 수 있다는 느낌이 들어요. 한국인이라면 한국인 그대로요, 이제 고정관념은 서서히 무너지고 있어요."
- 에이미 백 / 배우, 26세 -
한국에서 매력이 전혀 없는데, 외국에서 통하는 것은... 아닌 것 같습니다.
외모든 뭐든... 일단 매력이 있어도, 시장이 작으면 지나치게 선별하게 되니까요.
즉, 아주 강한 경쟁이 있다 보니 생기는 일인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