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대학원 때 동기이자 나이도 같은 친구 한 명이 연락이 왔습니다. 몇 년이라고 하기에도 좀 긴데, 무려 6년 만이었네요.
처음에 번호가 바뀌어서 못 알아봤는데, 자기 OO라고 말하고 목소리도 같아서 바로 알 수 있었습니다.(목소리나 말투로 봐서 사칭은 아니었습니다)
안부를 묻고 이런저런 얘기를 하다가 어머니가 많이 아프다는 얘기로 넘어가고는, 근데 그 수술비가 없어서 수술을 못 하는 상황이라고 하더라구요.
그리고는 부탁인에 돈을 좀 빌려줄 수 있냐고 물어봅니다.
"수술비가 얼만데?"
정확히 얼마냐고 물어봐도 얼만지 얘기도 못하고 그냥 가능한 많이 도와주면 고마울 것 같다고 합니다. 굉장히 쎄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우리나라가 의료 복지가 잘 되어있어서 적어도 돈이 없어서 수술을 못 받고 죽는 상황은 사실상 없다고 알고있거든요. 동사무소에 가면 그런 걸 상담해주기도 하는 걸로 알고있습니다. 그런 걸 알아봤는지 물어봤는데, 뭔 조건이 안 된다느니 뭐 어쩌고 하면서 그것도 안된답니다.;
여러 의료 복지 제도를 이용하면 나중에 갚아야 할 수도, 안 갚아도 될 수도 있겠지만 당장 수술하는 데는 문제가 없을텐데 이런 걸 부탁하는 게 이해가 안 갔습니다.
아무튼 정말로, 진짜 그 친구 어머니가 아프신 거라면 저로서도 마음이 안 좋았고, 도와주고 싶은 마음은 있었습니다. 그 정도 돈은 빌려줄 여력이 있었으니까요. 그래서 제안했습니다.
"그러면 내가 병원에 병문안 겸 찾아뵙고 인사도 하고, 원무과에서 직접 카드 긁어서 수납해 줄게."
그러니까 고맙다고 하고는 그 다음에는 연락이 없더라구요.
진짜로 어머니가 아프고, 수술 비용이 없었던 거라면 다시 연락을 했을텐데, 그게 아니었을 가능성이 높은 거겠죠?
돈 빌려달라는 친구가 있으면 그 돈이 필요한 원인이 거짓일 가능성이 있는데, 현금을 그냥 빌려주지 말고 그걸 대신 어떻게든 내 줄테니 나중에 갚으라는 식으로 말해 보세요. 그러면 그 이유가 진짜인지 여부를 알 수 있을 겁니다.
실제도 도박에 빠진 지인
자기 딸 수술비 한다고 1000만원 빌렸는데
알고보니 딸은 건강했고
도박에 다 썼다고 하더군요
다른데서 횡령한것도 많아서 결국 구속되고 자살시도도 하고
하여간 도박에 빠지면 그 끝은 자살입니다
현명하게 잘 대응하셨네요.
수술비가 그정도비싸지도 않고 그돈없으면 보통 급여라…
그러다가 갑자기 자기가 수십억짜리 공사 계약금이 딱 1억이 모자란다...
친지들에게 1천만원씩 십시일반 도움받고 있고 나한테도 1천만원만 빌려주면 며칠안에 갚는다...고 연락이 왔습니다.
나 돈 없다고 했더니만...
퇴근때마다 한시간씩 전화로 통사정을 합니다.
처음엔 1천만원...
다음날엔 5백만원...
그다음날엔 1백만원...
마지막이라며 50만원까지 가네요.
마지못해 50만원 빌려줬더니...
이후 전번도 바꿔버리네요.
50만원에 그간 의리까지 팔아치워버리는넘도 보았습니다.
의리를 가장한 사기꾼일 뿐이지만요.
너무 똑같은 케이스를 수도없이 봤습니다.
결론은 도박이더라고요
결국은 돈도잃고 사람도 잃더군요
인간관계에서 정답은 없지만 돈문제 만큼은 정답이 있습니다. 내가 이돈 안빌려준다고 끊어질 관계면 끊어져도 되는 관계라는거죠. 상대를 이용,조정하려는 이들은 일차적으로 동정심이나 죄책감을 이용하는게 기본입니다.
본글님이 상대의 입장을 충분히 공감해서 직접가서 찾아뵙고 인사드리며 결제까지 해주겠다는건... 인간적으로는 참 좋은 심성이라 생각할수 있지만, 상대가 다음에 위에서 말한 방식으로 부채를 떠넘기는 방식으로 했을때 이런 선례는 외통수가 되버릴수 있습니다. 예를들어, 2단계 사기로 다른이에게 돈을 빌리고 본인이 지급하기로한 대급을 대신 납부해달라는 상황을 전가할수 있는거죠. 불운한 가정사에 겹친 사업상 복잡한 관계와 어려운 상황을 호소하면서요.. 그때는 해준다 해놓고 왜 지금은 안되냐고 따져묻는게 이런 인간들의 뻔뻔한 속성입니다.
찝찝함이 남아서 이런글을 남기셨겠지만 어차피 수년간 연락안하던 사이 갑자기 금전요구하는 관계라면, 그냥 이미 끊어진지 오래인 관계라고 편하게 넘기시면 될듯합니다.
저도 우리 사무실에 택배 배달하시는 기사님이 50만원만 빌려달라고 한 적 있습니다.
황당하죠.
개인적인 친분이 전혀 없는데도요
돈 잃고 친구 잃고.. 흔한 스토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