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장의 계절이 돌아 왔습니다
어머니 김치를 누구보다 기다리는 저인데 김장을 하며 올해가 이렇게 가는구나
올한해도 이렇게 마무리 되는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보통 2통 들고 오는데 이번엔 3통을 들고 옵니다
제꺼...부장님꺼...그리고 올해부턴 하나 더 늘어 팀장님꺼 까지요
미리 전화하면 또 뭐 준비하실까봐 도착하기 30분 전에 전화를 합니다
저: 팀장님..집에 계신가요? 어디세요?
노: 집이에요..왜요?
저: 아....저 집에 김장을 해서 들고 올라가는 길인데 김치 조금 드릴려구요
노: 아이고 힘들게 안 그래도 되는데....천천히 조심히 와요
저: 네 좀 이따 집앞에 가서 전화 드리께요
그렇게 도착했는데 팀장님이 내려와 계십니다
저: 추운데 전화하면 내려오시지 뭘 내려와 계세요
노: 김팀장 커피 땡낄 거 같아서 커피 사온다고...얼죽아죠?
저: 네~~얼^굴 죽^여주게 아^름다우신 팀장님 ㅎㅎ
노: 하....빨리 리스트 내나봐요 외워서 나도 좀 써 먹게 ㅎㅎ
저: 에잇...타고 나는 거라니까요 제가 이때까지 드립친 거 잘 기억해 두셨다가 써 먹으세요
노: 나....치매가 오는가 어저께 일도 생각 안 난단 말이에요
저: 김치가 치매에 좋데요 믿거나 말거나 ㅎㅎ 여기 김치 드시고 효과 보세요
노: 아니 조금이라더니 이렇게 많이 주면 어떡해요
저: 자주 못 드려요 드릴 수 있을때 많이 드려야죠
노: 미리 연락을 주지...그럼 나도 뭘 준비했지
저: 뭐 또 준비 하시까봐 일부러 다 와서 전화 드린거에요 ㅎㅎ
노: 사람 참....암튼 잘 먹으께요....피곤할텐데 빨리 가서 쉬어요
저: 넵....저 담배 한대 피우고 갈테니 팀장님 먼저 올라가세요
노: 네 너무 고마워요 가서 푹 쉬어요
그렇게 한대 꿉고 출발하려는데 팀장님한테서 전화가 옵니다
노: 아직 출발 안 했죠? 잠깐만 기다려봐요..금방 내려갈테니
잠시후 코스트코 장바구니를 메시고 팀장님이 내려 오시는데
보니 고기에 과일에 군것질 거리에 집에 있는 거 이거저거 다 쓸어 오셨습니다
저: 팀장님 냉장고를 다 털어 오시면 어떡해요 ㅎㅎ
노: 장이야 또 보면 되지..그니까 미리 전화를 줬으면 좋았지
저: 미리 연락 드렸으면 소라도 한마리 잡으셨겠는데요 ㅋㅋㅋ
노: 소도 잡고 돼지도 잡고 사람도 잡는거지 ㅋㅋㅋ
저: 네 그럼 저도 감사히 잘 먹겠습니다...진짜 갑니다
노: 네 좋은 주말되고 월요일날 봐요
그렇게 갖다 드리고 다음 코스 부장님댁으로 향합니다
김치랑 팀장님이 챙겨주신 장바구니를 들고 부장님 집에 들어가니
부: 그건 뭐냐? 장 봐 왔냐?
저: 아니 오면서 팀장님 집에도 김치 한통 떨가 주고 오는 길인데 고맙다고 이렇게 주시네
부: 이렇게 주면 걔는 뭐 먹고 사냐 ㅎㅎ
저: 내말이...내일 쫄쫄 굶겠는데...밥이랑 김치만 드셔야할듯 ㅋㅋ
부: 걔도 보면 너한테 참 잘한단 말이지
저: 누구랑 같나....보면서 반성 좀 해라
부: 쳇....요새 둘이 아주 죽이 맞는구만
저: 원래 늦바람이 무섭다잖아 ㅋㅋㅋ
그렇게 팀장님이 주신 고기 구워서 김치에 한잔 합니다
부장님은 초등 동기들이랑 당일치기 한라산 등반 간다고 해서 일찍 주무시고
저도 졸다가 좀 전에 일어났는데 4시에 할배 깨워 드려야 할 거 같아서 기다리면서 몇자 적습니다
가실 때는 택시 타고 가실꺼고 나중에 저녁에는 제가 태우러 가야되겠죠
진짜 제가 부장님한테 하는 거 반에 반만 해도 효자 소리 들을텐데.....
그래서 저도 제 새끼가 저한테 아무것도 안 해줘도 서운해 안 할려구요 ㅎㅎ
한해가 이렇게 저물어갑니다..
어쩌면 지금이 제 인생의 화양연화가 아닐까 싶습니다
근데 60이 되면 세상과 이별하고 싶은 마음은 변함이 없습니다
다들 한해 마무리 잘 하시고 미리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오늘은 찜질방에 가서 굳은 몸 좀 풀어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