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 사는 제 딸은 취학 전에는 부모와 항상 붙어 지냈습니다. TV 방송도 비디오 테이프로 공수받은 뿡뿡이를 봤고요.

영어를 배워야 하니까 미국 어린이 프로도 보긴 했습니다. 하지만 주 언어는 한국어였고, 영어는 잘 못 했죠.
자기가 어디 상점에 가서 영어로 주문할 일도 없고, 같이 노는 아이들도 엄마가 영어가 안 되니 한국 엄마들과 놀아서, 그 한국 자녀였으니 아이들과 놀 때도 모두 한국어였습니다.
그런 아이가, 공립 교육의 첫 발인 유치원(kindergarten)에 입학하면서 영어를 제대로 배우기 시작합니다. 학교에서 배운 영어를 동생에게 설명할 때는 동생은 신문물에 눈이 동그래져서 듣곤 했지요. 동생은 "꿀 버스"라는 식으로 언니의 영어를 따라하기 시작했고요.
그런데, 제 딸이 초등학교 3학년쯤 되던 어느날 학교에서 돌아와서 아빠에게 심각하게 이야기합니다.
딸: "아빠, 카메라가 영어로 뭐야?"
아빠: "카메라가 영어야."
딸: "카메라라고 하니까 아무도 못 알아듣던데?
아빠: ???
딸: "카메라는 케머라래."
네, 제 딸은 미국 학교에 가서 "I have a 카메라."라고 했던 것입니다. 그 뒤로 제 딸은 제 "도마도 케찹"과 "비타민" 영어가 틀린 것을 이야기하며 제 영어 실력을 의심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래서 깨달은 것은, 미국에 가면 미국식 발음을 써야 하고, 한국에서는 한국식 발음을 써야만 언어의 목적인 "소통"이 됩니다. 일본에 가면 일본식 발음을 써야겠지요?
발음보다는 발음 높낮이(Intonation) 때문에 못 알아듣습니다.
카메라라고 해도 그냥 '카'에 힘을 줘서 3-1-1 말하면 거의 알아듣는데
한국사람들은 보통 1-1-1 아니면 1-3-2 로 읽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라서
못 알아듣는 겁니다. 심지어 '캐머러'라고 발음해도 높낮이 틀리면 잘 못 알아들을 겁니다.
어제 집사람과 같이 스타벅스에 가서 코타도(Cortado)를 시키는데, 제가 주문하니까 점원이 콜드 브류(Cold brew)를 POS기에 입력하더군요. 황급히 정정했더니, 두 번 더 이야기한 끝에 점원이 "코ㄹ↗타↘도"라고 이야기해서 맞다고 대답하는 것으로, 올바른 음료를 받을 수 있었습니다.
미국에서 제대로 영어를 배운 사람은 인토네이션을 잘 구사하지만, 다 커서 온 한국 사람은 인토네이션이 아예 없거나 (1-1-1), 영어를 말할때마다 가슴이 벌렁벌렁해서 1-1-3으로 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일본애들이랑 회의할 땐 일본식 발음(포르투칼어, 독일어, 네덜란드어, 영어가 혼재 예: 키세논 람푸)
미국애들이랑 회의할 땐 미쿡식 발음(악센트에 유의 예: 지~논 램ㅍ)
한국인들이랑 회의할 땐 한국식 발음(절대 잘난척하지 않는 평평한 발음 예 : 제논 램프)을 해야만 합니다 .
이게 느무 어렵습니다. ㅡㅡ
일본애들에게 넌 한국인 특유의 영어 쿠세(버릇)가 있다고 지적 받은 적도 있습니다. ㅋ
한국어 문장 중간에 영어가 있으면 미국식 엑센트 충만하게 발음하는 교포말투만 봐오다가 아.. 일본어는 그렇게 안하면 아예 의사소통이 안될 수도 있겠구나..를 처음 깨달은 순간이랄까요..
이후에 누군가가 그건 한국어의 외래어 개념보다도 더 나아간 영어에서 유래된 일본어라고 생각하면 된다고 해서 완전히 납득했습니다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