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6:00 KST - Bloomberg -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 집무실에서 열린 미 운송부 장관 션 더피와 미국자동차 업계 사장들을 불러모은 간담회에서 민주당 정권의 배출가스규제를 풀어버리겠다고 선언한 이후 또다른 폭탄선언을 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전하고 있습니다.
바로 미국내 경차생산을 위한 모든 규제를 폐지하고 경차생산을 허용하겠다는 발언이었습니다.
"오늘 이 회의와는 별개 사안이지만 발표하고 싶군요. 여러분도 동의할 거라 생각합니다. 최근 저는 일본, 한국, 말레이시아를 방문했습니다. 거기에 가면 아주 작은 경차들이 많아요. 마치 폭스바겐 비틀같은 자동차죠. 정말 작고 귀엽습니다. 그런데 이런 차들이 미국에서는 없어요. 모두가 이 경차들이 미국에서 성공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하지만 미국에서는 이런 경차의 생산이 규제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장관에게 즉시 경차를 미국에서 생산하도록 규제를 풀 것을 지시했습니다. 이제 미국인들도 미국생산 경차들을 살수 있게 될 겁니다. 이 경차들은 보면 말이죠. 정말 귀여워요. 정말 아름답습니다. 혼다를 비롯한 일부 일본 기업들은 이런 경차를 아주 잘 만듭니다. 그런데 미국 공장에서는 경차를 만들 수 없어요. 여기 모인 미국 자동차 기업들도 잘 할수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우리는 오늘 경차 규제를 철폐할 것을 승인합니다."
- 도널드 J 트럼프 / 미 합중국 대통령 -
일본을 비롯한 아시아 국가들은 경차 생산에 강한 경쟁력을 보이고 있습니다. 일본의 3대 자동차기업 토요타, 닛산, 혼다들은 모두 경차모델을 생산합니다. 그리고 이들 경차들은 일본의 갈라파고스같은 도로교통법, 자동차규격, 자동차안전법규 및 안전충돌테스트 규격등에 의해 철저하게 보호받고 있습니다. 그러나 미국은 아예 경차의 도입 및 판매가 불가능합니다. 경차에 대한 규격인증 자체가 없음으로 시장에 진입이 원천적으로 불가능하기 때문입니다.
경차에 대한 미국의 불호는 시장의 주요 사업자들까지도 고개를 젓고 있습니다. 미국은 전세계에서 가장 엄격한 자동차충돌안전 규격을 시장에 적용하고 있습니다. 때문에 미국에 출시되는 자동차들은 NCAP 및 IIHS 충돌테스트에서 전세계 최고의 안전등급을 획득해야 하고,소비자들은 이같은 안전등급을 신뢰합니다. 그러나 아시아의 경차들이 과연 이러한 안전등급을 획득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입니다.
그동안 일본의 자동차 기업들은 경차를 미국시장에 소개할려고 노력해 왔으나 번번히 좌절되었습니다. 그들의 기술력이 모자라서가 아닌, 경차라는 특수한 플랫폼에 기인한 것입니다. 토요타의 알파인 A110, 미쓰비시의 i-MiEV등은 경차베이스 이지만 안전성을 끌어올려 겨우 미국 시장에 천신만고끝에 도착했습니다. 그러나 결과는 역시나 안전등급 미비 그리고 사전에 조사한 미 소비자의 철저한 외면이었습니다.
미 환경보호국 - EPA의 배출가스 및 연비 규제를 보겠습니다. EPA는 자동차 구조상 휠베이스와 트랙 너비를 기준으로 연비 및 배출가스를 규정합니다. 이 규정에 의하면 더 큰 차량은 더 많은 배출가스를 배출할 수 있는 반면, 소형차는 배출가스량에서 대형차에 비해 손해를 봅니다. 2025년 고시된 규제총량에서 소형차가 61.1 MPG, 대형차가 45.6 MPG라는 점을 고려하면 소형차를 미국에 판매하는 것은 대형차에 비하면 다소 불리한 규제를 받으며 출발선에서 차별을 받습니다.
규제를 마냥 푼다고 모든 문제가 해결되진 않습니다. 자동차 시장에서 가장 저렴한 경차 가격을 논하자면 잠재적 판매층은 누구로 설정해야 하는지 정해야 합니다. 물론 당연히 도시거주, 중산층에서 사정이 여의치 못한 저소득 소비자들까지 겨냥해야 합니다. 여기서 자동차 가격은 인건비가 생산가격에 가장 큰 요인이 됩니다. 경차를 미국에서 생산한다? 미국 자동차 생산비용이 마냥 저렴하지 않다는 점을 고려해야 합니다. 이렇게 되면 자동차 기업들은 미국 생산이 아닌, 아시아에서 저렴하게 생산된 자동차들을 미국 시장에 도입할 가능성이 큽니다. 거기다 트럼프 관세로 인한 영향도 고려해야 합니다. 전세계 경차 시장에서 압도적 경쟁력을 가진 혼다의 N-BOX 경차의 가격은 11390달러인데 트럼프 관세를 더하면 미국에서는 가격이 경차가 아닌 준승용차 가격이 되어 버립니다. 경차의 경쟁력인 가격에서 이미 틀려버린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미국 소비자들을 생각해야 합니다. 미국의 소비자들이 과연 경차를 원할까요? 최근 경제상황으로 미국 소비자들도 차량 가격에 민감해지긴 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경차는 커다란 덩치를 자랑하는 SUV에 익숙해진 미국 소비자들을 아예 천지개벽으로 설득해야 하는 차량입니다. 길이는 3.4미터에 불과하고 배기량이 1리터 미만이며, 가속능력은 시속60마일속도에 도달하는게 무조건 10초가 넘어가는 차량입니다. 물론 싼게 비지떡이라고 싸니까 이정도 아니냐고 설득할 수 있지만 미국 소비자들에게는 대체재가 많습니다. 경차 가격이면 중고 토요타 캠리를 살수 있습니다. 토요타 캠리는 텍사스의 광활한 고속도로를 시속 80마일로 밝아도 헉헉거리지 않으면서 적정 RPM에서 경제운전을 하면서도 토크출력에 허덕거리지도 않으면서 시원하게 달려줍니다. 뒷자석에는 성인3명이 안락하게 앉아서 갈수 있고 트렁크에는 골프백 3개가 여유있게 들어갑니다. 장거리 통근, 저렴한 고속도로 통행비, 상대적으로 저렴한 연료비가 일상화된 미국에서는 경차가 중형차에 맞서기란 매우 어렵습니다.
트럼프가 미국에서 경차생산을 지시했다지만 구체적으로 어떤 규제가 철폐되는지, 미국내 생산물량에 대해서만 적용되는지는 아직까지 자세한 세부 사항이 나오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대체적으로 미국 시장이 경차와는 맞지 않는 경차친화적인 시장이 아니라는 것에는 확신하고 있습니다. 거기다 상업적 요소 및 경쟁력이 있는지 역시도 회의적으로 보는 시각 역시도 존재합니다.\
포르쉐 박사에게 독일 국민들을 위한
저렴하고 튼튼한 차를 만들어 줄 것을
명령했습니다.
그 차가 트럼프가 예로 든 “폴크스바겐 비틀”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