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에 제일제당, 삼양사, 대한제당이 21년부터 설탕가격을 담합하여 3조원대 담합사건이라는 이름으로 뉴스에 많이 나오고 있는데
식품업계종사자인 저한테 이게 어떻게 보이는지 설명을 좀 드리고 싶습니다.
설탕을 3사 제품을 모두 유통하고 있는데 시중에 CJ는 좀 독보적인 위치에 있어서 타사보다 가격이 몇십원/kg 더 비쌉니다. 삼양사와 대한제당은 같은 설탕을 CJ보다 낮게 팔아야 되는지에 대해 깊이 고민하며 영업사원을 열심히 쪼이지만 사실 뾰족한 수가 없어서 계속 낮게 팔고 있습니다. 특히 대한제당이 가격이 제일 싸게 팔았는데 요즘은 공장에서 원가에 워낙 민감하다보니 대한제당 역프리미엄이 없어지기는 했어요.
얘네들이 설탕담합을 해서 엄청난 돈을 벌여들였느냐? 전혀 그렇지가 않습니다. 얘네들 3사가 그렇게 서로 우호적이지가 않습니다. 영업다니게 되면 전부 서로 알게 되고 그런 일 하던 사람이 이제 나이가 들다보니 상무도 되고 해서 서로 연락은 하지요. 그런데 실상은 담합이라고 하기에는 너무 경쟁이 치열합니다. 뉴스에 난 가격도 과장되어 있는게 담합전 가격은 공장 출고가격이고 담합 가격은 마트에서 소비자가 소량 사는 가격기준입니다. 실상은 수익률이 높지 못하기 때문에 영업 사원들 인력만 계속 줄여나가고 있는 실정입니다.
설탕 물엿 밀가루 영업해보신분들은 아시겠지만 서로 가격경쟁이 치열합니다. 회사도 영업이익이 좋지 못합니다. 이런쪽이 영업이익률이 환율 내리고 원재료 가격 내리고 할 때가 5%대입니다. 최근에 불닭볶음면 때문에 밀가루 전체사 영업이익률이 좋은데 그래서 6-7% 정도에요. 어떻게 보면 좋은거일수도 있겠지만 이 정도면 신규사업 확장이 거의 불가능하도고 봐야 될정도에요. 새로운 산업으로 투자가 불가능합니다. 그런 어려운 와중에도 그렇게 번 돈으로 신소재사업팀 만들어서 신규식품원료 개발해서 우리나라 식품시장이 완전 중국원료로 도배되지 않도록 한 측면도 있습니다. 기업이 수익을 위해 그런 신규산업에 도전하는 것이야 당연한 일이겠지만 한국의 기업들이 직면하고 있는 시장은 정말 열악하기만 합니다.
앞의 내용은 사실 서설이고 정말 하고 싶은 이야기는 유통사의 독점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현재 우리나라 인터넷 판매 유통중 일부는 사실상 독점적 지위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초기에는 경쟁의 관계속에서 편의성, 가격, 속도, 부가서비스 등 치열한 경쟁과 투자를 통해 특정 회사들의 매출이 빠르게 성장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이런 회사들의 매출이 상상이상으로 커지면서 독점적 위치를 가지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그 이후에 이런 회사들은 특징적인 몇가지 정책을 내세우고 있습니다.
- 판매수수료(유통사판매이익) 35% 내외,
- 타사이트에 자사보다 더 낮은 가격으로 판매를 못하도록 강하게 압박,
- 매출채권 회수기간을 일방적으로 지정(90일 정도),
- 유통사에 유리한 판매방식을 유통사에서 사실상 강제
제조사도 자신들의 물건을 판매를 자유롭게 할 권리가 보장되어 있고, 유통사도 자신들이 어떤 회사정책을 가지고 제품을 판매하거나 유통시킬지를 결정할 자유로운 권리가 있습니다. 그러나 현실은 언제나 이러한 이상적인 자유의사결정 시장에 의해 결정되는 것만은 아닙니다. 이러한 현실을 반영한 것이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입니다. 그리고 국가는 시장에서 독점이나 과점에 의해 그 구성원들이 피해를 볼 때 국가가 가지는 권한으로 그 과정을 조정할 책임이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아직까지는 국가주도형 산업개발의 형태를 띄고 있고 관과 민은 서로 도와야 한다는 인식이 너무 강하기 때문에 이러한 불공정행위에 대해 어떻게 조절해야 할지에 대해 학습이 되어 있지 못합니다. 즉 본질을 보고 그 뿌리를 애초에 제거할 수 있는 능력을 키우지 못했을 뿐만 아니라 이러한 진짜 이 사회에서 일어나고 있는 독점과 과점이 무엇인지데 대해, 그것이 우리사회에 어떤 피해를 주고 있는지에 대한 파악 능력을 가지지 못했습니다.
현재 우리나라에서 일어나고 있는 유통사 독점에 의한 피해는 유통사의 부당한 이익에 국한되지 않습니다. 실제 개별 경제주체에게 돌아가야할 이익이 그 주체에 귀속되지 않아 소비가 승수적으로 감소할 뿐 아니라, 제품의 개발 등 사회의 건전한 방향을 위한 기업의 노력을 원천봉쇄하게 됩니다. 기술개발을 했던 오리진 제품을 검색에서 내려버리고 임의적으로 광고수익을 얻을 수 있는 카피제품을 판매사이트 상단에 올림으로써 기술개발으로 인한 초과수익을 유통사가 얻게 되는 구조입니다. 이러한 과정이 누적되면 국가는 장기적 경쟁력을 뿌리부터 잠식당하게 됩니다. 한국의 경쟁력이라고 하는 것은 반도체나 자동차나 조선에 있는 것만은 아닙니다. 식량과 에너지 같은 물적 자원이 없는 한국은 인적 자원에 의한 경제적 성장만을 기대할 수 밖에 없는데, 그 인적 자원이라고 하는 것도 이제 가격적 경쟁력을 잃어 질적 경쟁력만을 키워야 하는 상황에 직면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어려운 상황에서 작은 경제주체들의 기초적이고 원초적인 도전들이 처음부터 폐쇠된다면 그것은 장기에 있어서 국가경쟁력은 그 기반을 잃어버리게 될 것입니다.
설탕 담합에 열을 올리고 있는 국가조직의 담당자들에게 진심으로 요청하고 싶습니다. 언론의 3조원 규모의 담합이라는 이런 허울좋은 문구로 사회의 구성원들이 불안해하고 한편으로 안심하게 되는 그런 쇼윈도우의 업무가 아니라 근본적인 병을 치료할 수 있도록 정책을 펴주세요. 설탕회사들에 대해 어떤 회사도 자신들이 억울한 일을 겪고 있다고 생각하는 회사들은 없습니다. 그러나 거대유통사의 폭력앞에 신음하고 있는 작은 경제주체가, 자기가 왜 그렇게 괴로워해야하는지도 모르는 이 현실에 대해 국가의 공권력이 어떻게 작동하는지를 알게 해주세요.
'인터넷 판매 유통중 일부'라고 쓰여져 있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