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정부가 ‘코스피 5000’ 정책을 국정과제로 추진하는 가운데 민주당 일부 의원들이 행동주의·사모펀드 규제에 앞장서는 것은 앞뒤가 안 맞는다. 이해할 수 없는 일이다.”
국내 대표적인 금융경제학자인 원승연 명지대 교수(경영학)와 김우찬 고려대 교수(경영학) 교수는 지난 5일 서울 마포구 한겨레신문사에서 한겨레경제사회연구원과 가진 좌담회에서 “행동주의펀드와 사모펀드는 일부 부작용이 있지만 지배구조 개선과 자본 효율화라는 순기능이 더 크다”며 이렇게 지적했다. 기업지배구조 개선을 위한 상법 개정 과정에서 재계가 행동주의펀드 위협론을 제기한데 이어 토종 사모펀드(PEF)인 엠비케이(MBK)의 홈플러스 투자 실패 이후 일부 여당 의원들이 사모펀드 규제법안들을 잇달아 발의하는 것에 대해 큰 우려를 나타낸 것이다.
원 교수는 “사모펀드 제도 자체를 흔드는 것은 자본시장 발전과 경제성장에 역행한다”면서 “기관전용 사모펀드 자체보다 자산운용사(GP)에 대한 규제를 강화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김 교수는 “우리 국민연금도 일본 공적연금(GPIF)처럼 기업 지배구조 개선을 위해 행동주의펀드를 적극 활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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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펀드들이 단기수익을 과도하게 추구한다는 비판에 대해서는?
“(김)사모펀드가 돈 버는 방법은 배당도 있지만, 기업가치 상승으로 인한 자본이득도 있다. 인수 대상 기업을 거덜 낼 정도로 무리하게 배당을 하면 기업을 제값에 팔 수가 없다. 펀드들이 무조건 단기주의로 대응한다는 주장에 동의하기 어렵다. 올해 노벨경제학상을 받은 필립 아기옹과 피터 호윗은 ‘창조적 파괴’를 주장했다. 창조적 파괴 중 하나가 사업재편이다. 행동주의펀드는 사업재편을 촉발하고, 바이아웃펀드는 사업재편을 뒷받침한다.”
―사모펀드 규제를 목적으로 자본시장법 개정안이 다수 발의됐다.
“(원)사모펀드의 부작용을 억제하기 위한 제도 및 장치는 필요하다. 하지만 최근 일부 사례를 들어서 사모펀드의 가장 중요한 투자 전략인 기업의 경영권 통제 및 지배력을 약화하는 방안은 바람직하지 않다. 경영진이 무능한데도 교체되지 않는 기업의 지배구조는 개선돼야 한다. 사모펀드는 대기업 오너의 독단을 견제할 수 있는 수단이다. 이를 없애는 것은 경제 발전에 도움이 안된다. 사모펀드 제도 개편은 자산운용사(GP·업무집행사원)가 투자자(LP)의 단기이익을 추구하면서 발생하는 사회적 비용과 부작용을 억제하는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
―이재명 정부가 ‘코스피 5000시대’를 국정과제로 내걸고 기업지배구조 개선과 자본시장 선진화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일부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사모펀드 규제에 앞장서고 있는데?
“(원)정부여당이 앞뒤가 안맞는 행동을 하고 있다.”
“(김)이해할 수 없는 일이다. 코스피 5000시대와 기업지배구조 개선을 외치다가, 홈플러스 사태를 이유로 MBK를 죽일 것처럼 몰아붙이더니, 이제는 사모펀드 규제에 앞장선다.”
―사모펀드 규제법안을 좀 더 살펴보자. 민병덕, 장혜경, 한창민 의원안은 모두 공시의무 강화를 담고 있다.
“(원)사모펀드에 공모펀드와 같은 규제를 적용하는 것은 펀드 제도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탓이다. 미국에서 공모펀드는 투자자 보호를 위해 제도화됐다. 반면 제한된 투자자에게만 돈을 모을 수 있는 사모펀드는 규제 및 보호대상에서 제외됐다. 사모펀드의 자산운용을 폭넓게 허용하면서, 규제만 강화한다고 통제할 수 있는 게 아니다. MBK가 문제가 있으면 제재하면 된다. 그렇다고 사모펀드 제도 자체를 흔들면 자본시장 발전이나 경제 성장에 도움이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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