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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의공원

장모님의 나라 마지막 이야기입니다.. 4

6
2025-11-16 16:37:09 수정일 : 2025-11-16 20:38:23 123.♡.12.157
엽기베어

자꾸 제목으로 낚시하는 거 같아 우즈벡 이야기는 여기에서 마무리하려 합니다

이번에도 우즈벡 이야기는 없습니다 ㅎㅎ

팀장님이랑 호텔에서 딩굴고 있는데 딸 애한테서 전화가 옵니다

저: 어..딸~~

딸: 아빠..나 이번 방학 때 친구들이랑 한국 놀러가서 경주 갈려고 하는데 아빠가 운전 좀 해 줘야 되겠다

      시간 되지?

저: 안 돼...아빠 바뻐

딸: 바쁜 척 하기는...아빠 안 바쁜 거 다 알거든

저: 야....너는 뭘 부탁하는 사람 태도가 그게 뭐냐..좀 공손히 다시 해봐..그럼 들어줄지도

딸: 아버지..소녀 오랜만에 친구들이랑 고국에 가려 하는데 교통편이 불편하오니 편의를 좀 제공해 주시면 

     이 은혜 잊지 않겠사옵니다

저: 그래...너를 어여삐 여겨 이번엔 들어주마.....다른 건 필요한 거 없고?

딸: 충분한 돈과 아빠의 체력?

저: 충분한 돈은 될 거 같은데 아빠 체력이 안 될 거 같은데

딸: 지금 가서 보약이라도 한 재 지어 먹어

저: 하아...너는 어떻게 아빠한테 한 마디도 안 지냐?

딸: 다 아빠 닮아서 그렇지 ㅋㅋㅋ

저: 아이고.니네 아빠 누군지 모르겠지만 참 행복하시겠다...알았으니 일정 정해지면 연락줘

     사랑한다

딸: 어~~나도

옆에서  통화하는 거 흐뭇하게 바라 보시던 팀장님이 말을 꺼냅니다


노: 딸?

저: 예

노: 김팀장 딸만 하나라고 그랬나요?

저: 네

노: 남들 낳을 때 부지런히 하나 더 낳지 그랬어요?

저: 제가 남들처럼 부지런하지 못 해서요 ㅋㅋㅋ

노: 할튼 잘 받아친다 말이지 ㅎㅎ 딸이 아빠 닮았으면 이쁘겠네

저: 저를 닮긴 닮았는데 이쁜지는 모르겠고..성격이 저를 안 닮아서 너무 좋습니다

노: 애 성격이 어떤데요?

저: 시크하다고 해야되나..대범하고 낙천적이고 남들 앞에 나서는 거 안 꺼려하고

    새로운 거 도전하는 거에 꺼리김 없고...저나 애 엄마 둘다 안 그런데 애살도 있고요 ㅎㅎ

노: 애를 잘 키우셨나 보네

저: 지가 알아서 잘 큰 거겠죠....제가 얼마나 사랑하는지 아니까 아빠를 무슨 동네 지나가는 개만도 못하게 대하지만

      제가 정색하고 얘기하면 자기 위해서 하는 말인 거 아니까 토 안 달고 알아 먹고...

      엄마한테 얘기하면 몇 마디 하다 싸우는데 저는 지 얘기 백마디 천마디 다 들어 주니까

      저한테 모든 걸 다 얘기해 주니까 그건 고마운 건 같아요..


듣던 팀장님이 말을 이어가실 타임인데 가만 있으시길래 저도 좀 기다립니다

좀 있다 말을 이어 가시는데 아무래도 자식에 관한 이야기겠죠..

무슨 내용인지는 스킵하겠습니다

말을 하시는데 그 이쁜 눈에서 눈물이 떨어집니다

이때까지 자기 힘들었던 얘기 하시면 항상 담담하게 얘기 하셨는데

자식 이야기에는 장사가 없나 봅니다

어떤 말로도 위로가 안 될 걸 알기에 제가 안아 드리고는 등을 쓰담쓰담 해 드립니다

그랬더니 이제 엉엉 통곡을 하며 흐느끼시더군요

흰머리 히끗하끗한 50대의 남자가...자존심 쎄고 누구한테 약한 모습 절대 보이기 싫어하는 사람이

제 앞에서 한없이 무너집니다 ㅠㅠ

순간 이 사람 곁에 끝까지 내가 남아 주어야겠단 다짐을 합니다

저: 우리 팀장님 마음 고생 많으셨네..그래도 잘 견디셨으니까 저도 만나고 좋은 날 오잖아요

      저랑 꽃길만 걸어요


한참 그러다 둘 다 지쳐서 잠 들었다가 일어나니 팀장님은 아직 주무시길래

발코니에 나가서 앉습니다..잠시후 팀장님이 두 손에 커피를 들고는 발코니에 나오십니다

노: 나 바보 같죠

저: 네..바보 같아요 

      바^라 볼수록 보^고 싶은 사람

팀장님이 빵 터지십니다

노: 그런 건 어디서 따로 배우나? 집에 가서 공부하시나? ㅋㅋ

저: 타고 나는 거죠 ㅋㅋㅋ 근데 이번엔 위험했어요 바보 맞다고 했는데 뒤에 수습할 말이 생각 안 나서

한 0..01초 당황했는데 그래도 바로 생각이 나서 정말 다행이에요....안 그럼 팀장님 진짜 바보되는 건데 ㅎㅎ

노: 보면 머리가 아주 좋아

저: 잔머리만 느는 거죠...그리고 드립치면 팀장님이 환하게 웃어 주시니까 저도 나날이 느는 것도 있는 거 같고 ㅎㅎ

노: 뭐든 늘면 좋은거죠...오늘 마지막 날인데 좋은 데 가야죠

저: 턱시도 입으면 돼요? ㅎㅎ

노: 그래요 턱시도 사 줄 테니까 입고 좋은 데 가요

저: 턱시도는 다음에 크루즈 같은 데 갈 때 입는 걸로 하고 날씨 좋으니 밖에서 먹을 수 있는 데 가요


그렇게 준비해서 호텔 근처 밖에 자리 있는 곳에 자리 잡고 음식 시키고 한참 먹고 있는데

이번엔 집사람한테 전화가 옵니다

집: ㅅㅇ 전화 왔었지? 자기 시간 돼?

저: 시간 안 되도 만들어야지..왜?

집: 자기 시간 안 되면 내가 같이 들어 가서 애들 케어할려구 그러지

저: 아니 아니 오지마...안 와도 돼...내가 잘 할 수 있어

집: 왈가닥 여고생 4명 감당할 수 있겠어?

저: 나 푼수떼기 아줌마 40명도 감당할 수 있는 사람이야

집: 그래 자기는 잘 할꺼아..그럼 난 신경끊는다...뭐해?

저: 저녁 먹어

집: 또 술?

저: 엉 또 술

집: 적당히 먹고 들어가..

저: 엉


듣고 있던 팀장님이

노: 온다는 사람을 왜 오지 말라고 그래요..와서 얼굴 보면 좋지

저: 오면 좋은데 안 오면 더 좋아요 ㅋㅋㅋㅋ

노: ㅎㅎ 무슨 말인지 알겠네..제수씨는 어떤 사람이에요?

저: 음...제 바운더리 안에 있는 사람이랄까..제 예상 안에서 노는 사람이에요

노: 그럼 별로 싸울 일도 없겠네

저: 저흰 안 싸워요...서로 삐껴서 그렇지 ㅋㅋㅋㅋ

     그래도 저 많이 이해해줘서 고맙죠...아니다 그냥 포기한건가

     전엔 일단 매일 야근이었고  야근 안 하고 일찍 마치는 날은 또 맨날 술이었죠

     그래도 제가 제가 술 때문에 회사 안 나간 적 없고 술 먹고 허튼짓 안 하니까 그거 때문에 말은 안 하더라구요

노: 영국엔 어떻게 보낸 거에요?

저: 일단 처형네가 거기 있으니까 그게 제일 컸구요 

       제가 유학 생활에 대한 환상이 좀 있습니다..옛날 <이브의 모든것> 이란 드라마가 있었는데

       거기 초반에 장동건이 영국에서 유학하는 장면이 나오는데 정말 부럽더군요

       근데 집사람이 그러더군요.저 보고 자기는 영국 와서 살면 우울증 걸렸을 거라고

       왜 외국 사람들이 빨가 벗고 공원에 누워 있는지 아냐고...일년에 그런 날이 몇일 안 되서 그런거래요 ㅎㅎ

노: 아....우리 회사 주재원이나 같이 나가까? 유학은 못 가도 주재원은 갈 수 있잖아

저: 인도만 아니면 돼요 ㅋㅋㅋ

노: 인도 갈 일 없다니까 ㅋㅋㅋ


식당 나와서 팀장님이랑 걷는데 기분이 몽글몽글합니다

저: 아...가기 싫다

노: 어디? 호텔요? 한국요?

저: 둘 다요...

노: 여기서 나랑 같이 사까?

저: 고맙지만 다음 생애에서요...아....다음 생엔 안 태어날 거니까 지금 팀장님 많이 봐둬야지

노: 그래요...다음 생에 안 태어난 거 후회하지 않게 지금 내가 다 해 주께요


그렇게 저희의 우즈벡 여행은 잘 마무리 되었습니다^^







엽기베어 님의 게시글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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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 [4]
enen
IP 223.♡.53.137
11-16 2025-11-16 16:58:16
·
재밌게 잘 봤습니다. 감사^^
엽기베어
IP 123.♡.12.157
11-16 2025-11-16 17:35:38
·
@enen님 고맙습니다....어디 가서 자랑할데는 없고 여기가 제 대나무숲 같네요
바트매니아
IP 211.♡.201.52
11-19 2025-11-19 10:38:21
·
장모님 나라 시리즈 재밌게 잘 읽었습니다.
글을 잘 쓰셔서 막힘 없이 술술 읽히네요.
속을 터놓고 지낼 수 있는 인생의 동료를 만나는게
나이가 들어 갈수록 참 어려운 일인 것 같다는 생각이 자주 드는 요즘입니다.
그런 인연을 또 만나신 걸 축하드립니다. ^^
엽기베어
IP 123.♡.12.157
11-19 2025-11-19 19:20:07
·
@바트매니아님 저도 더 이상의 인연은 없을 줄 알았는데 사람 인연이라는 게 신기합니다..글 좋게 봐 주셔서 고맙습니다..바트님도 인생에 좋은 인연 많이 만드시길 바래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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