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설명 : 황성열씨가 2025년 10월 20일, 한국 서산에 있는 자신의 논에서 곰팡이병에 감염된 자신의 벼를 살펴보고 있다. / 사진촬영 : 안영준 via AP) LINK
20:00 KST - AP통신/대한민국 서산 - 한국 농업생산자들이 기후변화를 이유로 국영 전력회사인 한국전력공사 및 기타 발전 자회사들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하고 있다고 AP통신이 타전하고 있습니다.
한국의 농부 황성열은 그의 콤바인이 황금물결이 굽이치는 들판에서 벼를 수확하는 것을 초조하게 지켜보고 있었다. 논의 한 끝에서 콤바인이 쏟아네는 낱알과 함께 한국의 가을 농촌의 풍경을 메우고 있었다.
황성열은 AP통신에게 30년동안 벼농사를 지어오면서 수확기가 제일 힘들다고 토로한다. 황과 그의 동료들은 기후변화로 인한 농작물 피해와 더욱 더 변덕스러워지는 날씨에 무력감을 느낀다. 평생 해온 농사일이지만 해가 가면 갈수록 농사는 더 힘들기만 하다. 그리고 한국의 농부들은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이 더 커져만 가는 것을 느낀다. 황성열이 벼를 심은 논은 매년 가을 건조한 시기에 수확알 예상하고 있지만 증가하는 강수량때문에 가을이 줄어들고 벼를 수확할 적절한 시기는 줄어들고 있다.
"저의 3만평 논재배지에서 예상 수확량이 매년 줄어들고 있습니다. 3만평에서 벼를 얼마나 수확할지 정해져 있지만 올해는 예상치에서 20~25% 수확량이 줄었습니다."
"농부들이 뭘 잘못했는지 모르겠습니다. 왜 저희가 기후변화의 피해를 보아야 하나요? 기후변화의 책임이 있는 이들에게 이를 묻고자 합니다."
- 황성열 -
황성열을 비롯한 농부 5명은 한국의 국영 전력회사 한국전력(KEPCO)및 산하 화석연료 발전자회사들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그들은 한국전력과 발전 자회사들이 석탄 및 화석연료에 의존하고 이에 기반한 전력발전사업이 기후변화를 가속화해 그들의 농작물들을 망쳐놓았다고 주장한다.
이 소송의 의미는 매우 크다. 한국의 농부들은 그동안 사회적 약자에 속하고 그들의 목소리는 한국 사회에 영향력을 미치지 못했다. 더 큰 의미는 과연 기후변화에 전력회사 및 전력발전기업체들이 영향을 미치고, 기후변화를 가속화하는데 역할을 했는지, 그리고 기후변화로 인해 농작물이 피해를 보았다면 이를 법정에서 입증할 수 있을지, 이들의 피해가 법정에서 금액으로 환산될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이들을 대변하는 공익소송단체의 김예니 변호사는 이같은 소송이 한국에서 사상 처음이라고 AP통신에게 전한다. 또한 이 소송으로 인해 전통적인 산업화국가인 한국이 청정에네지 산업에 한걸음 더 나아갈 수 있기를 바라고 있다고 덧붙인다.
그러나 반론의 목소리도 만만치 않다. 서울대학교 윤순진 교수는 소송의 결과를 예측하기 힘들다고 전한다.
"한국국민들은 한전의 정책으로 비교적 값싼 전기료의 혜택을 대부분 수혜받는 상황입니다. 한전에게만 법률적으로 책임을 묻고, 보상을 받을 수 있을지는 의문입니다. 더구나 기후변화가 세계적 추세인 것을 감안하면 전력회사에게 기후변화로 인한 농작물 피해 손실책임을 고스란이 묻는 것은 어려울 것입니다."
"한국에서의 재생에너지 전환이 느린 것은 한국 경제의 강점인 첨단반도체, AI 산업을 선도하려는 국가적 노력에 방해가 될 수 있습니다. 2023년에 OECD 평균 재생에너지 생산이 33.49%였지만 한국은 2038년에야 32.95%를 달성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세계적 추세에도 떨어지고 있습니다. 기후변화와 탄소 중립은 단순한 환경문제가 아닌, 일자리 창출, 국가의 생존과 관련된 경제 문제입니다."
- 윤순진 / 서울대학교 교수 -
기후변화의 영향은 제주도 감귤농장에서부터 함양의 사과 농장까지, 한국 곳곳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한국의 농민들은 더 높은 비용을 감당해야 하며 동일 수확량은 커녕 줄어든 수확량을 위해 더 많은 노동력을 투입해야 한다.
한국의 농민들은 이제 기후변화에 대한 실질적인 체감을 온몸으로 느끼고 있다.
"2018년 4월에 폭설로 농사를 망친 이후부터 매일 그 생각을 합니다. 그리고 걱정이지요. 내 아이들은 어떻게 될까 하는 생각뿐입니다."
- 마용은 / 함양군 사과농장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