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만에 쪽지함을 확인해보니 저를 응원해주시는 회원분이
추석 때 우즈벡 갔다온 얘기 부탁하신다길래 올려 봅니다
참고로 우즈벡 이야기이지만 우즈벡 이야기는 거의 없으니
우즈벡 이야기 기대하신분은 스킵 바랍니다
팀장님이 한국 들어오시면서 회사를 믿고 맡겨논 직원분이 있는데
그 사이 이분이 늦장가를 갔는데 애가 안 생깁니다
검사를 해 보니 여자쪽은 문제가 없고 남자분은 나이가 좀 있다보니
무정자증은 아닌데 활동성이 좀 떨어지나 봅니다
인공수정도 해보고 했는데 잘 안 되서
남자 직원분이 자기 남동생이 나이가 어리니 남동생꺼로 하면 안 되나하는데
여자쪽은 그건 아닌 거 같다 그렬려면 차라리 입양이 낫다 하는 상황이었던 거 같습니다
팀장님이랑 저랑 그 직원분 집에 저녁 초대를 받아서 갔었는데
갔다 온 후에 여자분이 팀장님 거라면 한번 생각해 보겠다고 했나봐요
팀장님이 워낙 인물도 출중하시고 키도 크고 젠틀하시다보니 그런 거 같습니다
그 소릴 들으시고 팀장님이
노: 하.....어떡해 김팀장 생각은 어때요?
저: 아...근데 딱 들었을 때 <굳이> 란 단어가 단어가 떠오르는데요..
이게 그냥 헌혈하는 거 하곤 또 다른 문제잖아요..
노: 그러니까 사정은 딱한데 또 내꺼 주는거는 어렵지 않은 일이니까 고민되네
저: 근데 해주시든 안 해주시든 그건 팀장님 마음이겠지만 해주시든 안 해주시든
사모님께는 절대 말하지 마세요..아시면 절대 기분 좋은 일은 아닌 거 같아요
노: 무슨 말인지 알겠어요...아 미치겠네
제가 팀장님 늦둥이 보게 생겼네..인물값 안 해서 좋아했는데 이제 싫어할꺼야..
기증한대도 그게 안 되신다면서 어떻게 주사기로 빼서 줄꺼야 하며 한참을 놀리고 있는데
한국 날짜로 그날이 추석이다보니 한국에서 사모님께서 영상 통화가 들어옵니다
전화 받으시길래 제가 앞에서 입을 가리면서 절대 이야기하지 말란 제스처를 보내고 있는데
노: 잠깐만 김팀장 바꿔주께 둘이 인사해..동갑들이니 친한 게 지내
하시며 전화를 바꿔 주십니다
저: 아...안녕하세요
사: 네..안녕하세요 저희 팀장님 잘 부탁드려요
저: 아닙니다..제가 잘 부탁드려야죠..명절 잘 보내시고 한국 들어가면 식사나 한번 같이 하세요
사: 네...자리 만들어 보께요..즐겁게 여행 하시고 조심히 돌아오세요
저: 네 감사합니다 들어가세요
전화를 끊고 팀장님이
노: 우리 집사람 어때요?
하고 물으시는데 워낙 팀장님이 훤칠하시다 보니 사모님도 살짝 기대를 했었는데
솔직히 기대에 좀 못 미쳤습니다
제가 동갑내기 여사친들이 좀 있는데 그 정도가 아닐까 상상만 했었는데
좋은말로 표현하면 수수하다고 할 수 있고 그냥 평범한 동네 아줌마 느낌이었습니다
제가 대답을 못 하고 그냥 웃고만 있으니 팀장님이
노: 왜.....별로야? 맘에 안 들어?
하시는데 개구진 표정을 짓고 계신걸로 봐서 팀장님도 제가 그럴꺼 같다고
예상했단 했단 느낌이 들어서 받아칩니다
저: 진짜 많이 사랑하셨나봐요....ㅎㅎㅎ
그 소릴 들으시더니 빵하고 터지십니다....원하시던 반응인 거 같습니다
노: 사랑했죠..근데 저 사람이 아무것도 가진 거 없는 나한테 사랑을 많이 줬어요
저: 두분이 어떻게 만나신거에요?
노: 나 대학 늦게 들어간 거 알고 있죠? 입시준비할 때 고시원에 있었는데 고시원집 딸이었어요
고시원에 밥이랑 김치랑 계란은 공짜였는데 내가 맨날 그거만 먹고 있으니
이반찬 저반찬 해 주면서 먹어 보라고 하더라고...그러면서 정이 든거지
밥정이 무서운거잖아요...그리고 장인어른도 나를 참 좋아하셨어요
내가 좋은 대학가자 누구보다 기뻐하셨고 서둘러 결혼도 시켜주시고 집도 사주시고
등록금도 대 주시고....친부모한테 못 받은 사랑을 장인어른께 받았어요
저: 근데 팀장님은 저를 얼마나 믿고 좋아하시는 거에요? 만약 제가 팀장님 같은 일이 있었으면
저는 절대 팀장님이든 누구한테든 말 못 할 꺼 같아요
노: 나도 김팀장이나 되니까 하는 이야기에요..김팀장 남한테 들은 얘기 안 옮기는 사람이잖아
좋은 이야기든 나쁜 이야기든 김팀장이 남 얘기하는 거 들어본 적이 없는 거 같은데
부장님이 그러시더라구..저놈은 믿고 의지해도 되는 놈이다
아무 생각없이 다니는 거 같지만 생각도 깊고 무엇보다 남에 대한 배려가 몸에 베인 놈이라고
너나 내가 힘들고 바닥을 치더라도 끝까지 옆에 남아줄 놈이라고 하시더라고
부장님이 그렇게 얘기 안 하시더라도 저도 사람 겪어보면 알죠 김팀장이 좋은 사람이란 거
저: 힝......눈물나려하네.....팀장님 어디 갔다 이제 온거야
노: 내 사주를 보니까 50대에 귀인을 만난다고 하던데 왜 안 나타나나....
대체 어딨는 거야 했더니만 점쟁이가 꽁똔은 안 먹은 거 같네..그 점쟁이 용하네 ㅎㅎ
글이 길어지네요..읽어보니 부적절한 내용도 있는데 보고 안 되면 지워야할 거 같아요
그나저나 늦둥이 사건은 어떻게 됐느냐.....
팀장님도 아무리 생각해도 이건 아닌 거 같으니까 정중히 거절하시고
병원비 하라고 금일봉 주시는걸로 마무리 됐었습니다
저희 회사가 크리스마스부터 신정연휴까지 거의 강제 연차 휴무를 실시하는데요
돌아오는 비행기 안에 팀장님이 그때 뭐할거나고 물으십니다
저: 글쎄요? 왜요?
노: 그 때 시간 괜찮으면 산티아고 순례길 아나? 거기나 갈래요?
저: 제가 유럽쪽은 뻔질나게 다녀서 안 가본 곳이 없는데 산티아고 순례길은 진짜 소울메이트랑 가고 싶어서
아껴 놨는데 그 주인공이 팀장님이 되셨네요 ㅎㅎ
노: 거봐..김팀장이랑 나랑은 맞다니까 둘이 결이 비슷하다니까
검색해보니 겨울엔 알베르게인가요 숙소도 많이 문 닫고 별로인거 같아서
제가 따뜻한 나라 가고 싶다고 동남아는 싫고 30대에 호주 퍼스에 갔었는데
다시 가고 싶다니 팀장님도 좋다고 하셔서 아마 퍼스를 갔다오지 않을까 싶습니다
이상......우즈벡 이야기 하나 안 나오는 우즈벡 이야기였습니다
저는 이만 총총^^
다만 관계자들은 너무 알만한 내용이라 위험할 수도 있을 거 같은 생각도 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