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 신간 출간 기념 인터뷰가 떴는데 림월드에 늑대와향신료, 대항해시대2까지 얘기하네요
Q. 최근에 가장 흥미롭게 즐기신 창작물이 있으시다면 하나만 소개해 주세요.
A. 사실대로 말하자면 최근에 하고 있는 건 「림월드」입니다. 몇 주 전부터 여기저기서 「림월드」 숏폼이 보이기에 뭔 일인가 했더니 DLC가 또 나왔던 모양이더군요. 그래서 지난 십여 년 동안 어쩌다 「림월드」 유행이 오면 받게 되는 고통, 그러니까 게임 스트리머들 방송 보면서 ‘왜 림월드를 스타크래프트 하듯이 하려고 드는 거냐고, 이 한국인들아! 왜 림월드 폰을 가지고 마린 허리 돌리기를 하려고 하는 건데!’ 하며 모니터를 보며 괜히 성질부리게 되는 고통을 받다가 못 참고 다시 하고 있지요.
얼리 액세스 시절에 구입해서 지금껏 하고 있으니 이젠 폰들 결혼식 시작하려는데 우주 해적들이 박격포로 축포 쏴 주겠다고 찾아와도 타이난 실베스터 씨 욕도 못 하겠습니다.
Q. 습작이나 심심풀이로라도 본격 로맨스는 두드려 본 적 없으신지 궁금합니다.
A. 이 ‘본격’이라는 말이 갑자기 꽤 어렵게 느껴지는군요. 본격 로맨스가 뭘까요? 로맨스만 있는 글? 제가 그 장르에 해박하다고는 말할 수 없지만 정말 로맨스밖에 없는 글이 있을지 의심스럽군요. 어떤 로맨스든 그 안엔 추리도 들어갈 수도 있고 역사도 들어갈 수도 있고 정치도 들어갈 수 있을 텐데요. 특히 계급 이야기가 들어가면 정치는 거의 반드시 들어갈 것 같군요. 그렇죠. 북부 대공이 아무런 정치적인 공격을 당하지 않는다면 로맨스 애호가들도 황당해하지 않을까요?
최근에 애니메이션이 리메이크된 걸로 아는 『늑대와 향신료』 같은 경우엔 결국엔 ‘boy meets girl’이고 이건 완벽히 로맨스이긴 하지만 그 안엔 정말 온갖 것이 다 들어 있죠. 일단 인간 아닌 존재가 나오는 것부터 시작해서 신화, 로드, 버디, 경제, 정치 등등 열거하는 것이 버거울 정도로 많죠.
우리는 ‘원작이 뭘 알아!’라는 말을 쓰는 시대에 살고 있습니다. 이 재미있는 표현엔 애호가들의 애정 표현 욕구 외에도 쓸모 있는 개념이 들어 있다고 생각합니다. 어떤 창작물이든 각자의 방식으로 즐기면 되는 것이고 더 나은 방식이나 더 나쁜 방식은 따질 필요가 그리 없다는 거죠. 어떤 것이든 로맨스로 보고 싶다면 로맨스로 볼 수 있을 테죠. 그러니 제 글을 로맨스로 이해하는 분이 계신다 해도 다른 독자에게 강요하지는 말아 달라고 요청 정도는 할지언정 제가 나서서 그건 로맨스가 아니라고 말하진 않을 겁니다.
Q . 타자님의 인생에서 가장 큰 열기를 주었던 것은 무엇이었나요?
A. 이건 어려운 질문이군요.
「대항해시대 2」를 하면서 ‘왜 여신상이 메뉴에 안 나와. 조선소 주인 양반! 뒤에 숨겨놓은 그거 꺼내 오라고!’라면서 으르렁거리던 저와 글을 두드리던 중 ‘이 표현이 아닌데. 정말 딱 들어맞는 표현 없어? 있을 텐데. 빨리 안 떠올릴 거야?’라고 스스로에게 윽박지르던 저, 둘 다 저였고 어느 쪽이 더 열기 높은 저였는지는 모르겠습니다. 둘 다 한심한 협박질이라는 공통점은 있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