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글을 복지국가 전공자가 써도 될까 싶다. 한국 사회는 타이틀이 권위의 근간이 되는 사회다. 어느 대학을 나왔는지, 전공이 무엇인지에 따라 같은 말의 무게가 달라진다. 그래서인지 진보든 보수든, 심지어 진보 언론과 학자들까지도 외국 석학에게 한국이 직면한 위기의 해법을 묻는 일이 흔하다. 그 외국인이 노벨상 수상자라면 그 말은 곧 진리가 된다. 이런 사회에서 복지국가 전공자가 성장을 논하는 건 주제넘어 보인다. 그러나 질문을 던지는 일은 지식인의 본업이고 시민에 대한 지식인의 책무라고 믿는다.
내 질문은 단순하다. 한국이 수출로 성장하는 나라가 맞냐는 것이다. 대부분은 한국이 수출로 먹고사는 나라라는 데 추호의 의심도 없다. 그러나 이러한 믿음은 한국은행이 발표한 자료와는 상당한 거리가 있다. ‘지출 항목별 성장기여도’를 보면 순수출(수출에서 수입을 뺀 수치)의 실질 성장률에 대한 기여도는 민간 소비와 투자보다 대체로 낮았다. 순수출의 성장기여도가 가장 높았던 해는 지난 70년 중 11번에 불과했다. 1990년대 후반에 들어서면서 수출의 중요도가 커지기는 했지만, 민간 소비와 투자에 미치지 못했다.
(중략)
이승만 정부부터 윤석열 정부까지, 집권 기간별 평균 순수출의 성장기여도가 민간 소비보다 높았던 적은 없었다. 한국 경제는 민간 소비와 투자, 즉 내수가 이끈다는 것이다. 모든 지출 항목에서 수입이 차지하는 비중을 차감하는 ‘수입 조정 성장기여도’ 방식으로 계산해도 결과는 같았다. 한국인이 신뢰하는(?) 외국 학자의 연구도 유사했다. 통념과 달리 한국은 수출주도형 경제가 아니었다.
내 생각엔 여기서 문제가 시작된 것 같다. 내수가 성장을 이끄는데도, 정부의 정책이 수출에 맞춰져 있다면 어떻게 될까? 비교정치경제학에서 제조업 중심의 수출주도 경제는 수출 경쟁력을 확보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정부의 과제이다. 수출품이 고품질 제조업 제품이어도, 수출은 가격에 민감해 생산 비용을 절감하는 것이 필수다.
숙련 노동자의 임금을 조정해야 하고, 숙련 노동자가 조정된 임금으로도 안정된 생활을 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러려면 식당, 청소, 미용 등 일반생활 서비스와 보건의료, 돌봄, 주거, 복지 등 사회서비스에 지출하는 비용이 낮아야 한다. 서비스 일자리가 저임금 일자리여야 가능한 일이다. 이들에 대한 복지도 비용을 절감하기 위해 자산·소득 조사로 대상자를 선별하는 공공부조가 중심이 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재정정책은 균형재정을 우선시해, (가격경쟁력을 위협하는) 인플레이션을 압박해 임금 인상과 복지 지출을 억제한다. 중앙은행은 물가안정을 도모하고 실질환율을 관리해 수출 경쟁력을 강화한다. 산업정책도 내수가 중심인 중소기업보다는 수출을 주도하는 대기업을 지원하는 데 집중된다.
수출은 중요하다. 식량과 에너지는 물론이고 부품, 소재, 설비를 수입해야 생존할 수 있는 나라에서 외화를 벌 수 있는 수출은 필수적이다. 내수도 수출 없이는 제대로 돌아갈 수 없다. 그러나 수출이 필수적이라는 것과 수출 자체가 목적인 경제의 정책 방향은 완전히 다르다.
지난 30년간 한국 사회가 직면한 위기의 근원은, 내수가 중심인 경제 구조와 수출 중심의 정책이 엇갈려 온 데 있었는지도 모른다. 내수가 중심인 경제에서 성장을 위해서는 임금을 높이고 복지 지출을 확대해 평범한 사람들의 소득을 높여야 하는데, 수출 중심의 정책이 이를 억제했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괜찮은 일자리가 계속 줄어든 것도, 보편적 복지의 실현이 요원한 것도, 성장률이 잠재성장률보다 낮아진 것도, 모두 경제는 내수 중심인데 정책은 수출 주도에 맞춰져 있기 때문일 수 있다.
트럼프의 시대다. 이재명 대통령의 말처럼, “민생을 위해 간과 쓸개도 내줄 수 있다면”, 한국이 정말 수출로 성장하는 나라인지 근본적인 질문을 던질 때다. 수출 경쟁력을 위해 저임금 일자리를 늘리는 산업·노동정책, 복지를 억제하는 재정정책, 수출 기업 중심의 통상정책을 근본적으로 재검토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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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정관념을 깨고 한국경제가 나아갈 길을 제시하는 명칼럼입니다.
이제는 국내공장 말고 해외공장들도 많은 시대라 그런 회사들의 직원들, 1차 협력업체, 2차협력업체의 돈 씀씀이는 내수로 가겠죠..
그리고 순수출로 따지면 수입액이 커지면 그만큼 수출액-수입액을 계산한 순수출로 따졌을때 마이너스가 나오거나 제로에 가까울텐데
그냥 수출이 GDP 성장에 얼마나 반영했는지도 보면 좋을거 같구요
경제성장에 따라 환율여력이 되서 수입을 더 할수도 있구요
시장에 대한 이해가 전혀 없는 분이 쓰신 글 같네요
컬럼 작성자분이 착각하는 것이 수출 기여도가 낮은 이유는 생산에 필요한 대부분의 자원을 수입하기 때문입니다.
거기다가 최근에 해외 생산이 늘어나면서 실물 경제에 미치는 비중이 계속 줄어드는 건 팩트구요.
그런데 그렇다고 정부가 내수 부양을 위해서 근로자 소득을 높여야 한다?
이미 문재인 정부때 소득주도성장으로 인위적인 내수 부양을 했다가 인플레이션만 유발되고 실질 구매력은 나빠지는 결과를 보고도 저런 이야기를 하는 건 학습 효과가 없는거죠. 내수 성장은 곧 인건비 상승을 의미하는 건데 인건비가 상승하면 수출 경쟁력이 그만큼 낮아지는데 원료 재료 다 수입해 오는 나라가 어디서 경쟁력을 찾죠?
고부가가치 제조업도 한계가 있는데요
그리고 이재명 정부가 왜 주식 시장 부양을 중요하게 생각하는데요.
부동산 문제도 있지만, 수출을 주도하는 대기업들한테 세금 더 걷는 것만으로는 내수 부문에 재분배가 현실적으로 어렵기 때문입니다. 주식 시장을 통해서라도 분배 효과를 가져가야 하기 때문입니다.
지금은 내수와 수출 비중의 조절이 필요한 것이 아니라 수출로 벌어드린 수익이 내수 부문으로 최대한 유입 되도록 순환 구조를 만드는게 필요한 겁니다. 안그러면 계속 대기업 좋은 일만 시키는 거구요
이제는 확연한 인구 감소시대에 들어섰으니, 싫든 좋든 수출 주도로 갈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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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출은 중요하다. 식량과 에너지는 물론이고 부품, 소재, 설비를 수입해야 생존할 수 있는 나라에서 외화를 벌 수 있는 수출은 필수적이다. 내수도 수출 없이는 제대로 돌아갈 수 없다. 그러나 수출이 필수적이라는 것과 수출 자체가 목적인 경제의 정책 방향은 완전히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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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출을 안해도 된다는 의미의 글이 아닙니다. 수출은 필수적이라고 인정하고 있어요. 다만 수출자체를 목적으로 경제정책이 치우쳐저 있어 문제라는 겁니다.
수출만 생각하고, 내수가 성장하지 않으니 임금 복지가 좋아지질 않고 결국 아이들을 낳지 않아 출산율을 세계최저입니다.
내수가 성장해야 소비도 늘고 경제도 더 커지고 국내 투자가치도 더 늘어납니다. 수출기업만 가지고 열심히 돈 벌어봤자 소비시장이 늘지 않는 국내시장에는투자를 꺼려하겠죠. 악순환이 시작됀지는 오래됐습니다. 아이들 안낳고, 빈부격차는 커지고 뭐 우리나라만 격는건 아니지만 이보다 심한 나라가 몇개 안되죠.
뭐든 결론을 내놓고 끼어 맞추는 기사가 많아요.
극단적으로 좌우분열된 상황이다 보니 진영논리로 결론 내놓고 끼워 맞추는 기사만 양산된게
제목이나 기사 한두줄만 읽어봐도 저게 어느 언론사가 만든 기사이고 논조인지 대충 맞출수
있을 정도로 편향된게 사실이죠.
정치유투브도 여당 야당 어느쪽 정해서 일방적으로 편들어야지 돈벌지 중간에서 중립 지키면
돈안된다고 하는거와 비슷한거죠
사업구조 측면에서도 거의 불가능하다고 봅니다.
이거 노력해야한다는 문제가 아니라, 그냥 불가능합니다. 안되는겁니다. 뭘 해서 가능성이 있다 없다의 문제가 아니라 안됩니다.
규모의 경제를 이루기 위해 생산을 키워야만 경쟁력이 있지만, 그 생산을 받쳐줄 소비가 불가능한 인구 규모이고, 인구 구조 또한 불가능합니다.
유일한 방법이라면 통일한국 환경에서 북쪽지역의 개발과 개발도상국 수준의 인구 증가를 노려봐야하지만 요원합니다.
가능성이 있다면 모르겠지만 그냥 안되는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