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서해 피살 공무원 ‘자진 월북→아니다’ 번복 때…“청장 지시”
2020년 북한 영해에서 피격당한 공무원이 자진 월북한 것으로 결론지은 해양경찰청 중간 수사 결과가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인 2022년 번복되는 과정에서 ‘윗선’이 작용했다는 관계자 진술이 나왔다.
사건 당시 해경 수사정보국장으로 수사를 전담했던 윤성현 전 남해해경청장은 28일 한겨레와의 통화에서 “2022년 6월16일 ‘월북 혐의점을 발견하지 못했다’는 수사 결과가 발표되기 전날 박상춘 당시 인천해경서장(현 제주해경청장)과의 통화에서 이런 말을 들었다”고 전했다.
윤 전 청장은 “수사 결과 발표 전날 내가 박 당시 서장에게 전화를 걸어 통화했다”며 “(박 서장이) ‘본청(해양경찰청)에서 우리(인천해경서)에게 발표를 하라고 한다’고 했다. 그래서 새로운 증거가 나온 것이냐고 묻자 ‘그런 것은 없다’고 했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박 서장이) ‘30여년 동안 수사를 단 한번도 해본 적 없고 수사의 ‘수’ 자도 모르는데 발표를 저에게 하라고 해서 엄청나게 화가 나고 짜증이 난다’고 말했다”며 “새로운 내용이 없으면 번복 발표를 해서는 안 된다고 말하자 (당시 박 서장이) ‘청장의 지시를 거역할 수 없는 것 아시지 않느냐’, ‘중간 수사 결과 발표는 본청에서 했는데 이런 민감한 발표를 왜 우리에게 시키는지 모르겠다’고 불만을 털어놨다”고 전했다.
이런 전화통화 내용에 대해 지난 22일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의 해경청 국정감사에서 박 청장은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의 질문을 받고 “사실이 아니다”, “그런 기억이 없다”는 취지로 부인했다. 박 청장은 한겨레에 “현재 이 사건은 재판이 진행 중”이라며 답변을 피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