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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저소득층을 돕기 위해 정부가 운영 중인 소득지원제도는 적지 않습니다. 그중 대표적인 건 근로·자녀장려금입니다. 우선 근로장려금부터 살펴볼까요? 근로장려금은 소득이 적어 생활이 어려운 노동자나 사업자(전문직 제외) 가구에 지급하는 돈입니다. 금액은 소득에 따라 산정하죠. 근로를 장려하고, 실질소득을 지원하겠다는 게 제도의 목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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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아쉬운 점은 여전합니다. 근로·자녀장려금을 받기 위해선 한가지 기준을 더 충족해야 합니다. 바로 재산 요건입니다. 근로·자녀장려금을 신청할 수 있는 재산 기준은 2억4000만원 미만입니다. 소득 기준을 충족하고 보유한 재산이 1700만원 미만이면 장려금의 100%, 1억7000만원에서 2억4000만원까진 장려금의 50%만 받습니다. 소득 기준과 재산 기준을 모두 충족해야 한다는 얘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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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소득 기준을 제외하면 사실상 부동산 가치에 따라 근로·자녀장려금의 수령 여부가 결정된다고 봐도 무방합니다. 우리나라 가계 자산의 70%가량이 부동산이기 때문입니다. 통계청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 가계의 평균 자산 5억4022만원 중 75.2%인 4억644만원이 부동산 자산(전·월세 보증금 포함)이었습니다.
문제는 ‘부동산’ 때문에 사각지대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재산은 있지만 소득이 적은 저소득층이 장려금 혜택을 누릴 수 없는 경우도 적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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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계는 또 있습니다. 근로·자녀장려금의 재산 기준이 부동산 가격 상승세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실제로 부동산 가격은 수도권을 중심으로 가파르게 오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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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결과, 공시가격도 상승세를 타고 있습니다. 국토교통부가 지난 4월에 발표한 ‘2025년 공동주택 공시가격 결정·공시’에 따르면 다세대·아파트·연립주택 등의 전국 평균 공시가격은 지난해 대비 3.65% 올랐습니다. 특히 서울은 7.86%나 상승했습니다. 이는 근로·자녀장려금의 재산 기준에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습니다. 공시가격 상승으로 재산가치가 늘면 근로·자녀장려금 지급 대상에서 빠지는 가구가 생기기 때문입니다.
지난해 507만 가구에 5조5356억원을 지급했던 근로·자녀장려금이 올해 490만 가구, 5조4197억원으로 줄어든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아 보입니다. 정부 관계자는 “주택가격 상승으로 공시가격이 오른 게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전문가들은 지금까지 근로·자녀장려금의 규모를 키우는 데 집중했다면 이젠 사각지대를 줄여야 할 때라고 조언합니다. 조상미 이화여자대학교(복지학) 교수는 “단순히 재산이나 소득 기준으로 지급 대상을 구분하면 사각지대가 생길 수밖에 없다”며 말을 이었습니다. “복지 정책은 정말 필요한 곳에 제대로 지원하는 게 맞다. 그래야 정책 효과도 높아진다. 그렇지 않으면 누구는 주고, 누구는 안 주냐는 논란이 발생한다. 필요한 곳에 장려금을 지급할 수 있도록 좀 더 세밀한 기준을 세워야 한다.”
올해 근로·자녀 장려금은 490만 가구에 지급됐습니다. 지난해 우리나라 전체 2218만 가구의 22.1%에 달하는 수치입니다. 우리나라 가구 5가구 중 1가구는 장려·자녀장려금의 혜택을 누리고 있다는 겁니다.
하지만 이제 살펴야 할 것은 전체 가구의 22%가 아닙니다. 불합리한 이유로 혜택을 누리지 못 하는 저소득층에게 시선을 돌려야 합니다. 정책 자금을 무조건 확대하는 건 문제가 있지만 사각지대를 방치해선 안 된다는 겁니다. 국민주권정부를 표방한 이재명 정부는 과연 시선을 어디에 둘까요?
자산 총액에 금리를 곱한 만큼은 추가 소득이 있다고 봐야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