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한 달 동안 시중 통화량이 56조 원 가까이 늘어나며 역대 두 번째로 큰 폭의 증가를 기록했다. 국내 증시 랠리에 투자 대기성 자금이 몰리고 지방정부의 소비쿠폰 지급 등 재정자금이 시중에 풀리면서 유동성 확대 속도가 가팔라졌다. 전문가들은 과잉 유동성이 부동산 시장을 자극할 수 있다며 경계감을 나타내고 있다.
한국은행이 15일 발표한 ‘통화 및 유동성’ 통계에 따르면 올해 8월 광의통화(M2·평잔)는 전월보다 55조 8000억 원(1.3%) 늘어난 4400조 2000억 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3월(58조 4000억 원) 이후 가장 큰 증가 폭으로 역대 두 번째 규모다. 전년 동월 대비로는 8.1% 늘어나 2022년 7월(8.3%) 이후 3년여 만에 최대 폭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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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이러한 통화량 증가가 자산시장의 과열을 자극할 수 있다는 점이다. 한국개발연구원(KDI)에 따르면 통화량이 1% 증가하면 1년간 주택 가격은 약 0.9% 상승한다. 실제로 2021년 M2 증가율(11.7%)이 10년 새 최고치를 기록한 후 2022년 실질 주택 가격 상승률은 14%대로 치솟았다.
강삼모 동국대 경제학과 교수는 “최근 아파트 가격과 물가가 동시에 오르는 현상에는 여러 요인이 작용하지만 그중 하나는 시중 통화량 증가 영향일 수 있다”고 말했다. 유동성이 물가 상승을 유발하면서도 자산시장에 묶이면 경제의 실물 부문은 활력을 잃을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이처럼 부동산 가격 상승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통화량까지 급증하면서 한은 금융통화위원회가 이달 23일 열리는 통화정책방향회의에서 기준금리를 내리기 어려워졌다는 관측도 나온다. 8월 통방에서 금통위원들은 주식 자금이 부동산 투자로 재투자되는 현금 흐름에 유의하고 있음을 보여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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