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님은 나를 '돼지XX'라고 매일 같이 놀렸다. 많은 야구부원들 앞에서 모욕감을 줘 죽고 싶을 만큼 스트레스를 받았다.
코치님은 야구부원들을 모아 놓고 '너는 왜 사냐. XX 어리버리한 게'라고 했다. 정말 왜 사나 싶을 정도로 숨이 막혔다. 이대로 사라져 버렸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나 하나 죽으면 끝나는데···"
서울 소재 사립중학교에서 야구부 감독과 코치에게 학대를 당했다고 주장한 A(16)군의 피해 진술서다.
지난달 23일 서울중앙지법 형사16단독 강성진 판사는 '아동학대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B감독과 C코치, D코치에게 각각 벌금 200만~700만 원을 선고했다.
법원의 판결은 합당할까. 우선 판결문을 토대로 A군의 피해 상황을 다시 짚어보자. 판결문에 따르면 B감독은 반복적으로 A군을 '돼지XX'라고 비하했다. 경기에서 실수한 날에는 "너는 돼지라서 못 움직이냐. 잘하는 줄 알고 데려왔는데 엄청 못하는 XX였네"라고 비난했다. 이 밖에도 수 차례 욕설을 가했다.
이날 재판정에는 A군의 아버지가 법정 맨 앞에서 긴장된 표정으로 판결을 주시하고 있었다. 아동학대 혐의를 모두 인정하는 판결문을 들으며 무거운 형량이 내려질 것으로 예상했지만, 판사가 형량을 읽는 순간 기류가 바뀌었다.
검사는 징역 6~10개월을 구형했지만 판사는 세 사람에게 벌금형을 내렸다. B감독 벌금 400만 원, C코치 벌금 200만 원, D코치 벌금 700만 원에 아동관련기관 2년 간 취업제한을 선고한 것.
강 판사는 이 사건이 엘리트 체육선수를 육성하는 '운동부'에서 발생한 사건이라는 점을 참작 사유로 내세웠다. 강 판사는 판결문에 "엘리트 선수를 육성하는 학교 운동부에서는 강도 높은 훈련, 부상이나 사고의 방지를 위해 엄격한 규율이 요구되고 신체적, 정신적으로 가혹하다 싶을 정도로 학생들을 몰아치는 것도 필요하다"고 적었다.
또 "어느 정도의 폭언, 체벌 등은 학생과 그 부모도 용인하는 것이 현실"이라며 "이러한 특수성과 현실을 감안할 때 운동부 내에서 지도와 훈련 과정에서 일어난 일들에 관해 지도자들에게 얼마나 무거운 책임을 지울지는 신중하게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판시했다. 즉, 운동부는 아이들을 가혹하게 몰아칠 수 있고 폭언, 체벌도 일정 부분 용인되고 있기 때문에 아동학대 책임을 무겁게 지우지는 않겠다는 의미다.
"엘리트 선수를 육성하는 학교 운동부에서는 강도 높은 훈련, 부상이나 사고의 방지를 위해 엄격한 규율이 요구되고 신체적, 정신적으로 가혹하다 싶을 정도로 학생들을 몰아치는 것도 필요하다"
"어느 정도의 폭언, 체벌 등은 학생과 그 부모도 용인하는 것이 현실"
이게 뭔.....